번호이동ㆍ블랙리스트 도입 필요
지난 7월 1일 아이즈비전이 국내 처음으로 MVNO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KCT(한국케이블텔레콤)도 7월 5일 MVNO 서비스를 개시, 우리나라에서도 저가 이동통신 서비스의 문이 열렸다.
MVNO의 출범은 통신 3사로 고착된 국내 이동전화 시장에서 경쟁을 촉발, 요금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정책이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 MVNO는 서비스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즈비전과 KCT의 MVNO 가입자는 모두 합쳐 100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MNO)의 망을 빌려서 사용해야 하고 종전보다 저렴한 통신 요금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때문에 정부 및 이동통신사의 정책과 활성화 의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VNO가 출범하기까지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기본적으로 MVNO가 정착되기에는 국내의 토양이 척박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MVNO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와 이통사의 절대적인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기 MVNO 가입자 유치가 더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현재의 MVNO는 선불에 한정돼 있다. 선불 이동전화는 미리 돈을 충전하고, 통화한 만큼 충전 금액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외국에서는 선불 이동전화가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서는 주로 외국인이나 신용불량자가 사용하면서 인식이 나빠져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들도 선불보다 기본료를 받을 수 있는 후불 이동전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MVNO 사업자들은 단말기 수급도 쉽지 않다. MVNO 전용 단말기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휴대폰 제조사에 물량을 담보해야 하는데 MVNO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따라서 MVNO 사업자들은 중고 단말기 및 기존 이동통신사 재고폰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신 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에서 아무리 요금이 저렴하다지만 중고폰, 재고폰을 사용할 고객은 많지 않다. 특히, 현재 SK텔레콤 재고 단말기의 경우 MVNO의 USIM을 꽂아 바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VNO 활성화는 후불 MVNO 개시 이후에나 비로소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T는 오는 10월에 후불 MVNO를 시작할 계획이다. 후불 MVNO가 된다고 해서 바로 MVNO 가입자를 유치하긴 어렵다.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와 MVNO 사업자간 번호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아이즈비전과 KCT는 내년 4월경 번호이동이 가능한 MVNO를 시작할 계획이다. KCT 장윤식 사장은 "후불 MVNO 및 번호이동 서비스가 시작되면 MVNO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VNO용 휴대폰 수급은 풀기 어려운 숙제다. MVNO 사업자들은 블랙리스트 제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사에 IMEI(국제단말기식별번호)가 등록된 휴대폰만 개통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반해 블랙리스트 제도는 분실, 도난 등 문제 있는 단말기의 IMEI만 이통사가 관리한다. 방통위는 연내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즈비전의 이통형 회장은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가입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구입해 MVNO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MVN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MVNO의 출범은 통신 3사로 고착된 국내 이동전화 시장에서 경쟁을 촉발, 요금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정책이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 MVNO는 서비스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즈비전과 KCT의 MVNO 가입자는 모두 합쳐 100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MNO)의 망을 빌려서 사용해야 하고 종전보다 저렴한 통신 요금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때문에 정부 및 이동통신사의 정책과 활성화 의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VNO가 출범하기까지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기본적으로 MVNO가 정착되기에는 국내의 토양이 척박하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MVNO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와 이통사의 절대적인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기 MVNO 가입자 유치가 더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현재의 MVNO는 선불에 한정돼 있다. 선불 이동전화는 미리 돈을 충전하고, 통화한 만큼 충전 금액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외국에서는 선불 이동전화가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서는 주로 외국인이나 신용불량자가 사용하면서 인식이 나빠져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들도 선불보다 기본료를 받을 수 있는 후불 이동전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MVNO 사업자들은 단말기 수급도 쉽지 않다. MVNO 전용 단말기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휴대폰 제조사에 물량을 담보해야 하는데 MVNO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따라서 MVNO 사업자들은 중고 단말기 및 기존 이동통신사 재고폰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신 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에서 아무리 요금이 저렴하다지만 중고폰, 재고폰을 사용할 고객은 많지 않다. 특히, 현재 SK텔레콤 재고 단말기의 경우 MVNO의 USIM을 꽂아 바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VNO 활성화는 후불 MVNO 개시 이후에나 비로소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T는 오는 10월에 후불 MVNO를 시작할 계획이다. 후불 MVNO가 된다고 해서 바로 MVNO 가입자를 유치하긴 어렵다. 기존 이동전화 사업자와 MVNO 사업자간 번호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아이즈비전과 KCT는 내년 4월경 번호이동이 가능한 MVNO를 시작할 계획이다. KCT 장윤식 사장은 "후불 MVNO 및 번호이동 서비스가 시작되면 MVNO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VNO용 휴대폰 수급은 풀기 어려운 숙제다. MVNO 사업자들은 블랙리스트 제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사에 IMEI(국제단말기식별번호)가 등록된 휴대폰만 개통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반해 블랙리스트 제도는 분실, 도난 등 문제 있는 단말기의 IMEI만 이통사가 관리한다. 방통위는 연내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즈비전의 이통형 회장은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가입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구입해 MVNO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MVN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