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세 꺾이지 않자 유례없는 초강수
서민들 생계형 대출 막을땐 피해 불가피
서민들 생계형 대출 막을땐 피해 불가피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이고 직장인 대출 등 일반 신용대출까지 줄줄이 취급을 중단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주요 가계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 대출을 전면 중단하자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곧 대출 중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이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난 6월말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내용의 지침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은 일반 서민형 대출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가계대출 증가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일부 신용대출만 중단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농협은 지난 17일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주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중단키로 했다. 다만 새희망홀씨나 전세자금 대출 등 서민형 대출 상품은 정상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또한 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승인요청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일반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신나는 직장인 대출`, `V-키퍼론' 등 농협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이 줄줄이 중단, 사실상 가계대출과 관련된 대출상품들이 올스톱했다.
농협 관계자는 "일반 서민 금융상품은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까지 금리안전모기지론(기본형)과 비거치식 분할상환방식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신용대출 등 주요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주택담보대출 중 만기 일시상환, 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은 중단되며, 장기나 즉시 분할 상환 상품만 취급할 방침이다.
주요 신용대출 상품도 전면 중단한다. 신한은행의 대표 상품인 엘리트론, 직장인 신용대출, 샐러리론 등이 전면 중단되지만, 전세대출, 희망대출, 마이카 대출 상품은 정상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신규 대출과 관련한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모든 대출 상품 심사 기준에 자금 용도가 확실할 것과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꼼꼼히 살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도 DTI(총부채상환비율) 기준 외에 대출자의 월소득까지 세분화해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지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가 꼭 필요한 자금만 대출해주고 나머지는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 중단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중단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유례없는 초강수에 일반 서민을 비롯해 금융권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택을 구입하거나 생계형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은 몇 달전만해도 금리우대를 보장한다며, 대출 중계에 사활을 걸었던 은행들이 순식간에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금융당국의 기준 없는 가계부채 대책을 은행들이 떠안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출 중단은 은행 고유의 업권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이같은 대책이 가계 부채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은행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제2금융이나 사금융으로 몰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사진설명 : 지난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가계대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고강도 압박에 나서 대부분 시중은행이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한 18일 서울 중구 충정로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은행관계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주요 가계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 대출을 전면 중단하자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곧 대출 중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이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난 6월말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내용의 지침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은 일반 서민형 대출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가계대출 증가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일부 신용대출만 중단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농협은 지난 17일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주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전면 중단키로 했다. 다만 새희망홀씨나 전세자금 대출 등 서민형 대출 상품은 정상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또한 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승인요청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일반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신나는 직장인 대출`, `V-키퍼론' 등 농협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이 줄줄이 중단, 사실상 가계대출과 관련된 대출상품들이 올스톱했다.
농협 관계자는 "일반 서민 금융상품은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까지 금리안전모기지론(기본형)과 비거치식 분할상환방식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신용대출 등 주요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주택담보대출 중 만기 일시상환, 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은 중단되며, 장기나 즉시 분할 상환 상품만 취급할 방침이다.
주요 신용대출 상품도 전면 중단한다. 신한은행의 대표 상품인 엘리트론, 직장인 신용대출, 샐러리론 등이 전면 중단되지만, 전세대출, 희망대출, 마이카 대출 상품은 정상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신규 대출과 관련한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모든 대출 상품 심사 기준에 자금 용도가 확실할 것과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꼼꼼히 살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도 DTI(총부채상환비율) 기준 외에 대출자의 월소득까지 세분화해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지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가 꼭 필요한 자금만 대출해주고 나머지는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 중단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대출 중단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유례없는 초강수에 일반 서민을 비롯해 금융권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택을 구입하거나 생계형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은 몇 달전만해도 금리우대를 보장한다며, 대출 중계에 사활을 걸었던 은행들이 순식간에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금융당국의 기준 없는 가계부채 대책을 은행들이 떠안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출 중단은 은행 고유의 업권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이같은 대책이 가계 부채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은행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제2금융이나 사금융으로 몰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사진설명 : 지난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가계대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고강도 압박에 나서 대부분 시중은행이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한 18일 서울 중구 충정로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은행관계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