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등 대처 투자 명문화… 시장 3000억대 규모 확대 예상
금융사의 IT보안 예산이 전체 IT예산의 5%에서 7%로 대폭 상향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 IT보안 시장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이 새로 열리게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잇따른 해킹사건과 고객 정보유출에 따른 것이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감독규정안에 각 금융사의 IT보안 예산을 전체 IT예산의 7%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가하고, 정례 금융위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사에게 전체 IT예산의 5% 이상을 보안부문에 편성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사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권고 지침이어서 금융사에게 강제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 들어 농협, 현대캐피탈 등 대규모 해킹 사건과 삼성카드, 하나SK카드 등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융사들의 IT보안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결국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IT보안 투자를 명문화하고 강제성을 띤 감독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당초 권고사항인 5% 예산 편성을 넘는 곳이 많기 때문에 7%의 예산을 편성하라는 규정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 가이드라인은 금융보안 시스템 마련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 투자"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 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의 IT보안 투자는 농협, 현대캐피탈 등 대형 해킹 사태를 겪었음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내은행 가운데 올 상반기 IT보안예산을 전체 IT예산의 5% 이상 편성하지 않은 은행은 4곳에 달했다. 지난해 IT 보안예산이 5%에 미달하는 은행도 9곳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IT보안예산은 1091억5200만원으로, IT예산 1조9193억6600만원의 5%를 넘는다. 하지만, 집행률은 50%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예산은 잡아 놓고 실제 투자는 하지 않은 것이다. 또 업권별로는 증권사의 IT보안예산이 457억원, 카드사가 283억원, 할부금융이 116억원, 저축은행이 71억원으로 전체 IT예산의 3%가 채 안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금융권 IT예산 4조4302억원 중 IT보안 예산은 1804억1500만원으로 전체 IT예산의 4% 정도만 보안에 사용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5%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에 따라 이번 금융위 안이 확정될 경우 지난해 IT예산을 기준으로 금융권의 IT보안으로 3100억원 이상을 집행해야 해 이전 보다 1000억원 이상의 보안 시장이 새로 열리게 된다.
그러나 금융사의 경우 그동안 외주 인력과 시스템에 의존했던 중소형 금융사나 예산 및 인력 비중이 취약한 곳은 7%의 IT보안 예산 의무화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은행 보안담당 고위 관계자는 "IT보안 예산을 상향조정하기 전에 정확한 보안 예산의 정의와 항목별 세분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사옥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보안 예산이 되는 건지, 각 은행에서 추진중인 차세대 시스템도 보안 예산으로 잡을 수 있는지 모호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보안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정보보호에 대한 금융기관의 관심이 반영된 결정인 만큼 보안업계에 갑으로 통했던 금융사들이 보안 투자에 대해 재평가를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액되는 정보보호 예산을 통해 그동안 금융업계에서 대처하지 못한 새로운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들이 출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DB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농협 사건 이후 DB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고, 금융권의 문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실질적인 수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그리 높지 않다"며 "특히 개인정보보호법 이슈와 더불어 최근 DB보안을 이미 구축한 금융사들도 업그레이드 및 법에 맞춘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예산이 증액될 경우 당장 이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업계 관계자도 "이미 상반기 금융권 해킹사고 이후 문의는 많았지만 다들 금감원의 권고 사항 등에 따라 하반기에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금융당국이 예산 증액을 발표함에 따라 내부 통제 솔루션들에 대한 문의 및 수주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밝혔다.
길재식ㆍ김지선 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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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감독규정안에 각 금융사의 IT보안 예산을 전체 IT예산의 7%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가하고, 정례 금융위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은 각 금융사에게 전체 IT예산의 5% 이상을 보안부문에 편성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사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권고 지침이어서 금융사에게 강제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 들어 농협, 현대캐피탈 등 대규모 해킹 사건과 삼성카드, 하나SK카드 등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융사들의 IT보안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결국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IT보안 투자를 명문화하고 강제성을 띤 감독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당초 권고사항인 5% 예산 편성을 넘는 곳이 많기 때문에 7%의 예산을 편성하라는 규정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 가이드라인은 금융보안 시스템 마련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 투자"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 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의 IT보안 투자는 농협, 현대캐피탈 등 대형 해킹 사태를 겪었음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내은행 가운데 올 상반기 IT보안예산을 전체 IT예산의 5% 이상 편성하지 않은 은행은 4곳에 달했다. 지난해 IT 보안예산이 5%에 미달하는 은행도 9곳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IT보안예산은 1091억5200만원으로, IT예산 1조9193억6600만원의 5%를 넘는다. 하지만, 집행률은 50%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예산은 잡아 놓고 실제 투자는 하지 않은 것이다. 또 업권별로는 증권사의 IT보안예산이 457억원, 카드사가 283억원, 할부금융이 116억원, 저축은행이 71억원으로 전체 IT예산의 3%가 채 안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금융권 IT예산 4조4302억원 중 IT보안 예산은 1804억1500만원으로 전체 IT예산의 4% 정도만 보안에 사용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5%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에 따라 이번 금융위 안이 확정될 경우 지난해 IT예산을 기준으로 금융권의 IT보안으로 3100억원 이상을 집행해야 해 이전 보다 1000억원 이상의 보안 시장이 새로 열리게 된다.
그러나 금융사의 경우 그동안 외주 인력과 시스템에 의존했던 중소형 금융사나 예산 및 인력 비중이 취약한 곳은 7%의 IT보안 예산 의무화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은행 보안담당 고위 관계자는 "IT보안 예산을 상향조정하기 전에 정확한 보안 예산의 정의와 항목별 세분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사옥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보안 예산이 되는 건지, 각 은행에서 추진중인 차세대 시스템도 보안 예산으로 잡을 수 있는지 모호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보안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정보보호에 대한 금융기관의 관심이 반영된 결정인 만큼 보안업계에 갑으로 통했던 금융사들이 보안 투자에 대해 재평가를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액되는 정보보호 예산을 통해 그동안 금융업계에서 대처하지 못한 새로운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들이 출현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DB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농협 사건 이후 DB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고, 금융권의 문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실질적인 수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그리 높지 않다"며 "특히 개인정보보호법 이슈와 더불어 최근 DB보안을 이미 구축한 금융사들도 업그레이드 및 법에 맞춘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예산이 증액될 경우 당장 이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업계 관계자도 "이미 상반기 금융권 해킹사고 이후 문의는 많았지만 다들 금감원의 권고 사항 등에 따라 하반기에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금융당국이 예산 증액을 발표함에 따라 내부 통제 솔루션들에 대한 문의 및 수주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밝혔다.
길재식ㆍ김지선 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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