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담보로 1500억대 `룸살롱 대출`
영업 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이 일명 `텐프로' 등 고급 유흥주점에 1500억원 상당의 불법 대출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9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73개 유흥업소를 상대로 1546억원을 불법 대출해 은행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유모(52) 전무 등 임직원 8명과 대출 알선 브로커 김모(56)씨, 허위 문서 모집책 윤모(57)씨, 유흥업소 업주 93명 등 10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출받은 유흥업소들은 텐프로 업소 10곳, 풀살롱 등으로 불리는 고급 유흥주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들은 종업원들이 선불로 돈을 빌려 쓴 뒤 만드는 채권 서류인 일명 `마이낑'의 금액을 부풀려 받을 돈이 많은 것처럼 꾸몄고, 이 서류를 담보로 대출받았다. 서류에 적힌 금액 일부를 받은 종업원도 있지만, 빚만 더 진 경우도 있다. 유흥업소 종업원 김모(33)씨는 11억원 상당의 선불금을 받은 것처럼 서류가 작성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 유흥업소는 종업원 명의의 서류가 모자라자, `모집책' 윤씨를 고용했다. 윤씨는 급전이 필요한 가정주부, 학생 등을 모아 허위 선불금 서류를 작성했다.
제일저축은행 임직원들은 업소의 운영 상황과 금융기관 채무 등을 확인하지 않고, 업주가 말하는 대로 대출신청 신용조사서를 작성했다. 상당수 업주는 신용불량자로 `바지사장'을 내세워 업소를 운영했고, 대출 받은 돈을 개인 빚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바지사장 명의 업소가 49개, 신용불량 업주가 운영하는 업소가 36개였다.
제일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에는 조직폭력배들도 개입됐다. 양은이파, OB파, 중앙동파, 오거리파 등의 조직원들이 운영 중인 유흥업소 8곳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224억원을 불법 대출 받았다.
`이렇게 불법 대출한 돈은 제대로 상환되지 않아 은행의 손실로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대출금 1546억원 중 변제된 금액은 원금 325억원뿐이다. 제일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유흥업소 30개는 이미 폐업했고, 25개는 연체 중이다.
한편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 김씨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제일저축은행에서 15억원을 대출받는 것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대출금의 3%인 4500만원을 받는 등 30개 업소에서 7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ㆍ이하 합수단)과 협의해, 제일저축은행 이용준 행장과 은행 대주주들이 유흥업소에 불법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묵인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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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9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73개 유흥업소를 상대로 1546억원을 불법 대출해 은행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유모(52) 전무 등 임직원 8명과 대출 알선 브로커 김모(56)씨, 허위 문서 모집책 윤모(57)씨, 유흥업소 업주 93명 등 10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출받은 유흥업소들은 텐프로 업소 10곳, 풀살롱 등으로 불리는 고급 유흥주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업주들은 종업원들이 선불로 돈을 빌려 쓴 뒤 만드는 채권 서류인 일명 `마이낑'의 금액을 부풀려 받을 돈이 많은 것처럼 꾸몄고, 이 서류를 담보로 대출받았다. 서류에 적힌 금액 일부를 받은 종업원도 있지만, 빚만 더 진 경우도 있다. 유흥업소 종업원 김모(33)씨는 11억원 상당의 선불금을 받은 것처럼 서류가 작성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 유흥업소는 종업원 명의의 서류가 모자라자, `모집책' 윤씨를 고용했다. 윤씨는 급전이 필요한 가정주부, 학생 등을 모아 허위 선불금 서류를 작성했다.
제일저축은행 임직원들은 업소의 운영 상황과 금융기관 채무 등을 확인하지 않고, 업주가 말하는 대로 대출신청 신용조사서를 작성했다. 상당수 업주는 신용불량자로 `바지사장'을 내세워 업소를 운영했고, 대출 받은 돈을 개인 빚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바지사장 명의 업소가 49개, 신용불량 업주가 운영하는 업소가 36개였다.
제일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에는 조직폭력배들도 개입됐다. 양은이파, OB파, 중앙동파, 오거리파 등의 조직원들이 운영 중인 유흥업소 8곳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224억원을 불법 대출 받았다.
`이렇게 불법 대출한 돈은 제대로 상환되지 않아 은행의 손실로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대출금 1546억원 중 변제된 금액은 원금 325억원뿐이다. 제일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유흥업소 30개는 이미 폐업했고, 25개는 연체 중이다.
한편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 김씨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제일저축은행에서 15억원을 대출받는 것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대출금의 3%인 4500만원을 받는 등 30개 업소에서 7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ㆍ이하 합수단)과 협의해, 제일저축은행 이용준 행장과 은행 대주주들이 유흥업소에 불법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묵인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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