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위주' 관행 주원인… 대리점 등 관리사각 영업도 문제
보험설계사의 보험료 횡령 문제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보험사의 지나친 실적주의 관행과 대리점, 보험 브로커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유통구조 문제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보험료를 횡령해 금융위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는 22건, 33명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5억7000만원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알리안츠생명이 4건, 총 8명의 설계사가 제재조치를 당해 가장 많은 문책조치를 받았고, 메트라이프생명, 동양생명, 삼성생명이 2건 이상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아직 제재수준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거나, 공시하지 않고 구두 경고에 그친 사례까지 감안하면 피해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문책을 받은 건수 중에는 5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경우도 있으나, 1명의 보험설계사가 29명 고객으로부터 1억여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사례도 있다. 주로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부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허위로 보험가입을 하고 초기 납부금을 가로챘다가 적발된 경우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하는 보험료 횡령은 주로 설계사와 고객이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어, 자동이체를 거치지 않고 보험료를 설계사에게 직접 줬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이체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보험료횡령 문제는 많이 줄어들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이체를 통한 보험료 납부가 일반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험설계사를 통한 보험료 횡령이 뿌리뽑히지 않는데는, 지나친 실적 위주의 관행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초 고객 33명으로부터 1억45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가로챘다가 적발된 한 설계사는 `보험왕'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대납했다가 고객의 보험료까지 유용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설계사는 보험료 대납을 위해 사채까지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보험료 횡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친 실적위주의 영업환경 때문"이라며 "실적압박을 받는 설계사가 대납한 보험료를 돌려막기 하다보니, 고객의 보험료까지 손을 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과 보험브로커처럼, 상대적으로 보험사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영업활동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한 대형생명보험의 대리점 직원이 고객에게 보험을 허위로 가입해주고 허위 보험증권까지 발행해 보험료를 가로챈 경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사례처럼 특히 보험 대리점에 의한 보험료 횡령은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보험 설계사에 의한 횡령보다 피해고객과 금액이 커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보험사와 보험을 연결해주는 보험 대리점이 중간에서 보험가입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대리점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각지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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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보험설계사가 고객의 보험료를 횡령해 금융위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은 건수는 22건, 33명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5억7000만원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알리안츠생명이 4건, 총 8명의 설계사가 제재조치를 당해 가장 많은 문책조치를 받았고, 메트라이프생명, 동양생명, 삼성생명이 2건 이상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아직 제재수준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거나, 공시하지 않고 구두 경고에 그친 사례까지 감안하면 피해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문책을 받은 건수 중에는 5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경우도 있으나, 1명의 보험설계사가 29명 고객으로부터 1억여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사례도 있다. 주로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보험회사에 납부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허위로 보험가입을 하고 초기 납부금을 가로챘다가 적발된 경우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에 발생하는 보험료 횡령은 주로 설계사와 고객이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어, 자동이체를 거치지 않고 보험료를 설계사에게 직접 줬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이체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보험료횡령 문제는 많이 줄어들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이체를 통한 보험료 납부가 일반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험설계사를 통한 보험료 횡령이 뿌리뽑히지 않는데는, 지나친 실적 위주의 관행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초 고객 33명으로부터 1억45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가로챘다가 적발된 한 설계사는 `보험왕'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대납했다가 고객의 보험료까지 유용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설계사는 보험료 대납을 위해 사채까지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보험료 횡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친 실적위주의 영업환경 때문"이라며 "실적압박을 받는 설계사가 대납한 보험료를 돌려막기 하다보니, 고객의 보험료까지 손을 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과 보험브로커처럼, 상대적으로 보험사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영업활동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한 대형생명보험의 대리점 직원이 고객에게 보험을 허위로 가입해주고 허위 보험증권까지 발행해 보험료를 가로챈 경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사례처럼 특히 보험 대리점에 의한 보험료 횡령은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보험 설계사에 의한 횡령보다 피해고객과 금액이 커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보험사와 보험을 연결해주는 보험 대리점이 중간에서 보험가입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대리점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각지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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