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0년 내에 달에 착륙하고, 그밖에 다른 일들도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목표는 우리가 보유한 최상의 에너지와 기술 수준을 체계화하고, 그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뒤로 미루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존 F 케네디 미 35대 대통령이 1962년 미 텍사스 라이스대에서 한 명연설이다. 플로리다주 메리트섬에 자리잡은 케네디우주센터는 방문자들에게 이 연설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준다. 이를 계기로 역사적인 미 달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구소련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 성공과,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배출 소식을 들은 케네디 대통령은 이 연설에 앞서 1961년 5월 유명한 상원 연설을 통해 20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우주계획에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미국은 아폴로 계획에 23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인 끝에 1969년 7월20일 오후 아폴로 11호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 2세를 태운 달 착륙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가능할 법하지 않은 도전적인 과학 프로젝트가 정부와 국민의 지원을 등에 업으면 얼마나 드라마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소련과의 냉전 상황에서 미 패권주의에 힘을 얻어 현실화가 가능했지만, 과학이 정치의 힘을 업으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지 확인시켜 준 결과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미 에너지부가 텍사스주 댈러스시 교외에 건설하려던 `초전도 초대형 입자가속기(SSC)'는 예상 비용이 눈덩어리처럼 불어나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 미 의회에 의해 프로젝트가 백지화됐다. 물론 재정상의 이유가 컸지만 정치의 외면을 받은 과학의 운명을 보여주는 사례다.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도 정치가 밀어주는 과학 프로젝트다. 총 5조2000억원을 기초과학 진흥에 쏟아붓는 결정은 정치계의 `통큰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현 정권의 공약사업으로 시작됐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범과기계의 지지를 받는 데는 실패한 게 사실이다. 과기계 일부 인사와 특정 정치 인사들이 손잡고 그림을 그린 정치성 짙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과학계도 술렁이고 있다. 몇몇 그룹이 다음 정권을 겨냥한 과기분야 비전과 그림 그리기에 나섰고, 최근 전국 과기계 인사 500여명이 국회를 찾아 정치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과기계의 정치적 목소리를 하나로 담기 위한 `과학기술대연합'도 한국과총을 중심으로 다음달 중순 출범할 예정이다.
MB 정권에서 전담 독립부처가 사라지는 사태를 겪은 과기계가 미리부터 단속에 나서는 것은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 때문이다. 정치와 무작정 거리를 둬서만은 안 되겠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정권 초기 단추를 잘못 꿴 죄로 뒤늦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정부출연연 문제는 아직 매듭을 못 짓고 있다.
그렇다고 각개전투로 정치권에 줄서기식 접근을 하다간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과기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과 미래 성장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최적의 지원시스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과학기술에 국가 미래가 달려있다는 외침을 과학자들끼리만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과기계가 키를 잡고 분명한 비전을 세우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기술대연합 출범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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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미 35대 대통령이 1962년 미 텍사스 라이스대에서 한 명연설이다. 플로리다주 메리트섬에 자리잡은 케네디우주센터는 방문자들에게 이 연설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준다. 이를 계기로 역사적인 미 달 탐사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구소련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 성공과,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배출 소식을 들은 케네디 대통령은 이 연설에 앞서 1961년 5월 유명한 상원 연설을 통해 20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우주계획에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미국은 아폴로 계획에 23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인 끝에 1969년 7월20일 오후 아폴로 11호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과 에드윈 올드린 2세를 태운 달 착륙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가능할 법하지 않은 도전적인 과학 프로젝트가 정부와 국민의 지원을 등에 업으면 얼마나 드라마틱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소련과의 냉전 상황에서 미 패권주의에 힘을 얻어 현실화가 가능했지만, 과학이 정치의 힘을 업으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지 확인시켜 준 결과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미 에너지부가 텍사스주 댈러스시 교외에 건설하려던 `초전도 초대형 입자가속기(SSC)'는 예상 비용이 눈덩어리처럼 불어나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 미 의회에 의해 프로젝트가 백지화됐다. 물론 재정상의 이유가 컸지만 정치의 외면을 받은 과학의 운명을 보여주는 사례다.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도 정치가 밀어주는 과학 프로젝트다. 총 5조2000억원을 기초과학 진흥에 쏟아붓는 결정은 정치계의 `통큰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현 정권의 공약사업으로 시작됐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범과기계의 지지를 받는 데는 실패한 게 사실이다. 과기계 일부 인사와 특정 정치 인사들이 손잡고 그림을 그린 정치성 짙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뿐만 아니라 과학계도 술렁이고 있다. 몇몇 그룹이 다음 정권을 겨냥한 과기분야 비전과 그림 그리기에 나섰고, 최근 전국 과기계 인사 500여명이 국회를 찾아 정치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과기계의 정치적 목소리를 하나로 담기 위한 `과학기술대연합'도 한국과총을 중심으로 다음달 중순 출범할 예정이다.
MB 정권에서 전담 독립부처가 사라지는 사태를 겪은 과기계가 미리부터 단속에 나서는 것은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 때문이다. 정치와 무작정 거리를 둬서만은 안 되겠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정권 초기 단추를 잘못 꿴 죄로 뒤늦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정부출연연 문제는 아직 매듭을 못 짓고 있다.
그렇다고 각개전투로 정치권에 줄서기식 접근을 하다간 또 다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과기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과 미래 성장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최적의 지원시스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과학기술에 국가 미래가 달려있다는 외침을 과학자들끼리만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 과기계가 키를 잡고 분명한 비전을 세우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기술대연합 출범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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