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선임기자
일자리 창출이 새해에도 글로벌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사정이 좀 나아지고 있는 미국은 물론이고 재정위기로 정신 팔 겨를 없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도 올해 10조원을 일자리 만드는 데 투입하기로 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7만개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전에 없던 청년층 취업활동수당까지 신설했다.
세계 각 국이 일자리창출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갈수록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도 그동안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일자리는 산업의 근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뭉텅이로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틈새 분야를 정확히 겨냥해 일자리를 만드는 미시적 방법을 써야 한다. 일자리에 대한 구직자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평생 등 따뜻한 일자리는 없다. 있다 해도 극소수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과 고시 및 전문직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 전체 55만 명 가운데 40% 가량인 22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 통계를 보면 청년실업률은 27만9000명이지만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사실상의 실업자는 취업준비생과 취업무관심자, 구직포기자를 합해 110만 명에 이른다. 이들 대다수가 사회에서 제공되는 일자리와 자기 기대 수준 간 괴리를 갖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문제는 극히 예외적 직업 군을 제외하면 구직과 구인 간 어긋남의 문제다. 기업인들에게 새해 과제를 물어보면 너나없이 인력 문제를 꼽는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단순 기능이나 사무 인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엔지니어, 마케팅 전문가 등 고소득 직군도 적지 않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의 42.3%가 근로여건 불만족 때문에 첫 일자리를 그만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이 없어서 그만둔 경우가 9.9%인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이 보수와 근로환경 등 당장의 안락함을 기준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소제조업체들이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구직과 구인 간 미스매치를 교정하는 일에 맞춰야 한다. 지난해부터 금융계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고졸취업 확대는 그 해법 중 하나다. `선취업 후진학' 유도는 대졸 취업준비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완화한다. 직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수준을 바로잡으며 직업 훈련과 연수가 병행되므로 이직률도 낮출 수 있다.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이 고졸 사무기술직을 뽑아 직업과 소양교육을 시키는 `중공업사관학교'의 1기 입학식을 가진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를 교정하는 청년층 일자리창출의 모범적 성공사례다.
고용노동부가 2009년부터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한 인원이 3만4000명에 이른다. 정규직 취업연계율도 80%로 높다. 취업 안착으로 볼 수 있는 1년6개월 근무 비율은 60%다. 올해 목표는 4만 명이다. 담당 정해영 서기관은 "청년들의 구직 활동에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국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구인을 해결하는 중소기업이 1만5000여 개나 된다.
대우조선해양과 취업인턴제 외에 얼마든지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 구직자가 기대하는 임금 수준을 당장 맞출 수 없다면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이나 복지 수준 등을 개선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업 훈련과 연수 과정을 취업인턴제처럼 직접 기업이 운영하게 함으로써 연수와 취업이 한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스템 도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취업활동에 드는 비용도 낮춰야 한다. 입사 후 활용할 기회도 거의 없는 과도한 스펙, 이를테면 토익점수나 각종 자격증 요구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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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국이 일자리창출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갈수록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도 그동안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일자리는 산업의 근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뭉텅이로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틈새 분야를 정확히 겨냥해 일자리를 만드는 미시적 방법을 써야 한다. 일자리에 대한 구직자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평생 등 따뜻한 일자리는 없다. 있다 해도 극소수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과 고시 및 전문직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 전체 55만 명 가운데 40% 가량인 22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 통계를 보면 청년실업률은 27만9000명이지만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사실상의 실업자는 취업준비생과 취업무관심자, 구직포기자를 합해 110만 명에 이른다. 이들 대다수가 사회에서 제공되는 일자리와 자기 기대 수준 간 괴리를 갖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문제는 극히 예외적 직업 군을 제외하면 구직과 구인 간 어긋남의 문제다. 기업인들에게 새해 과제를 물어보면 너나없이 인력 문제를 꼽는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단순 기능이나 사무 인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엔지니어, 마케팅 전문가 등 고소득 직군도 적지 않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의 42.3%가 근로여건 불만족 때문에 첫 일자리를 그만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이 없어서 그만둔 경우가 9.9%인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이 보수와 근로환경 등 당장의 안락함을 기준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소제조업체들이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구직과 구인 간 미스매치를 교정하는 일에 맞춰야 한다. 지난해부터 금융계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고졸취업 확대는 그 해법 중 하나다. `선취업 후진학' 유도는 대졸 취업준비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완화한다. 직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수준을 바로잡으며 직업 훈련과 연수가 병행되므로 이직률도 낮출 수 있다.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이 고졸 사무기술직을 뽑아 직업과 소양교육을 시키는 `중공업사관학교'의 1기 입학식을 가진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를 교정하는 청년층 일자리창출의 모범적 성공사례다.
고용노동부가 2009년부터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한 인원이 3만4000명에 이른다. 정규직 취업연계율도 80%로 높다. 취업 안착으로 볼 수 있는 1년6개월 근무 비율은 60%다. 올해 목표는 4만 명이다. 담당 정해영 서기관은 "청년들의 구직 활동에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국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구인을 해결하는 중소기업이 1만5000여 개나 된다.
대우조선해양과 취업인턴제 외에 얼마든지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 구직자가 기대하는 임금 수준을 당장 맞출 수 없다면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이나 복지 수준 등을 개선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업 훈련과 연수 과정을 취업인턴제처럼 직접 기업이 운영하게 함으로써 연수와 취업이 한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스템 도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취업활동에 드는 비용도 낮춰야 한다. 입사 후 활용할 기회도 거의 없는 과도한 스펙, 이를테면 토익점수나 각종 자격증 요구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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