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석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과장
결혼 후 하게 된 결심 중 하나는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되도록 못 보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30개월 된 아이가 혼자 스마트폰의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서 한 시간 이상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 몇 년 전 의미 있게 봤던 내용들이 떠올랐다.
TV를 보는 중이었다. "아이들은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자주 보면 안 되고, 한번 볼 때 30분 이내여야 한다"는 소위 `TV는 바보상자다'식의 내용이 흘러나왔다. 마침 읽고 있던 신문 사설에는 반대로 당시 유행하던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의 일화가 소개됐다. 그가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에 빠진 덕에 이런 대작을 만들 수 있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유레카! 결국 한 가지 일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는 대체로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하지만 역기능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볼 순 없다. 다른 곳에서는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역기능만 없애는 것은 사고방식과 행동에서 높은 수준의 유연성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기에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이든 역기능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관리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요즘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조금씩 보여주는 중이다. 텔레비전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못 보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찾은 답이 유익한 프로그램을 보되 아빠나 엄마와 같이 보고 이후에는 대화시간을 갖도록 했다. 동시에 스마트폰에 있는 유아용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지워버렸다.
이런 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유연성과 인내심이 필요했는지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 나름대로 역기능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접촉할 기회를 줄이거나 순기능으로 바꿀 수 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변화를 가져오기가 간단치는 않다. 많은 변수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예측해 역기능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더 어려워지는 것이 기존방식의 변화다. 그 대상이 전체사회나 국가라면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불확실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시대를 살고 있고 어쩌면 또 다른 순기능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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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는 중이었다. "아이들은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자주 보면 안 되고, 한번 볼 때 30분 이내여야 한다"는 소위 `TV는 바보상자다'식의 내용이 흘러나왔다. 마침 읽고 있던 신문 사설에는 반대로 당시 유행하던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의 일화가 소개됐다. 그가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에 빠진 덕에 이런 대작을 만들 수 있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유레카! 결국 한 가지 일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는 대체로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하지만 역기능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볼 순 없다. 다른 곳에서는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역기능만 없애는 것은 사고방식과 행동에서 높은 수준의 유연성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기에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이든 역기능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관리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요즘 아이에게 텔레비전을 조금씩 보여주는 중이다. 텔레비전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못 보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찾은 답이 유익한 프로그램을 보되 아빠나 엄마와 같이 보고 이후에는 대화시간을 갖도록 했다. 동시에 스마트폰에 있는 유아용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지워버렸다.
이런 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유연성과 인내심이 필요했는지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 나름대로 역기능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접촉할 기회를 줄이거나 순기능으로 바꿀 수 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변화를 가져오기가 간단치는 않다. 많은 변수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예측해 역기능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더 어려워지는 것이 기존방식의 변화다. 그 대상이 전체사회나 국가라면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불확실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시대를 살고 있고 어쩌면 또 다른 순기능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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