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2012년을 `국민독서의 해'로 정하고 국민들이 책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독서진흥 행사와 정책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해가 벌써 절반 가까이 지나갔지만 올해가 특별히 독서의 해라고 체감할 만한 일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정부에서 주도해 온 다른 형식적인 정책들처럼 단발적인 행사성 선언으로 끝나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형식적인 독서행사 못지 않게 반성해 봐야 할 것은 한국인의 연간 독서율을 통해서 선진국보다 한참 뒤진 독서현실을 개탄하는 글들이다. 연간 독서율 조사는 독서 권수만을 가지고 독서실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1년간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를 평가하는 양적인 독서지표를 가지고 독서 수준을 가늠하는 것은 학교 성적만 가지고 아이의 능력을 재단하는 것만큼이나 위험스럽다. 무조건 책만 많이 읽히면 저절로 아이가 잘 큰다는 생각은 산업화 시대의 양적 성장주의와도 다르지 않다.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독서목표를 설정하고 독서지도 과정을 설계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시행착오로 소비하게 된다. 더욱이 독서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에게 무조건 읽도록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이의 욕구와 흥미를 파악하고 적절한 수준의 책들을 준비하여 독서 전ㆍ중ㆍ후의 활동으로 연계시키지 않으면 교육활동으로서의 독서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독서의 양을 능가하는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다양한 체계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이 단지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가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자신의 삶과 사회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바람직한 인격을 형성해 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체계적인 독서지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대화와 토론 능력을 키우고, 이를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써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지도 전 과정을 설계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 줄 수 있는 독서지도 전문가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는 1989년 순수 민간 차원에서 독서문화운동을 전개해 1기에서 104기에 이르는 4만5000여 명의 독서지도사를 양성해 왔다. 이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독서지도 전문가로서 독서토론클럽을 형성하여 지금까지 전국에서 8만 명이 넘는 회원들과 함께 하며 독서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우리와 같은 자발적인 독서운동 민간단체가 활성화 된 사례는 유례가 흔하지 않다. 단 한번도 국가의 지원이나 보조 없이 순수 민간의 힘으로 이룩해 낸 성과이다.
미국이 정부 주도로 지난 수십 년 간 천문학적인 액수를 독서교육 정책에 투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정부 주도의 맹목적 독서진흥 정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의 자생적인 독서문화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사례였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독서지도의 질은 독서지도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독서지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독서교육 저변을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데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교과 중심의 지식교육을 넘어서지 못하는 공교육의 현실에서 다양한 책들을 지도할 수 있는 독서지도 전문가의 양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교육의 힘은 곧 독서의 힘이며, 독서 수준은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이다. 학습능력 또한 독서능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안다면, 우리의 아이들이 더 큰 목표와 비전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지도를 통해 인도해 주어야 한다. 독서의 해를 맞이하여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묵묵히 독서지도사 양성의 한 길을 걸어온 한우리와 같은 민간 독서운동 단체들이 더욱더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박범석 한우리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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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독서행사 못지 않게 반성해 봐야 할 것은 한국인의 연간 독서율을 통해서 선진국보다 한참 뒤진 독서현실을 개탄하는 글들이다. 연간 독서율 조사는 독서 권수만을 가지고 독서실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1년간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를 평가하는 양적인 독서지표를 가지고 독서 수준을 가늠하는 것은 학교 성적만 가지고 아이의 능력을 재단하는 것만큼이나 위험스럽다. 무조건 책만 많이 읽히면 저절로 아이가 잘 큰다는 생각은 산업화 시대의 양적 성장주의와도 다르지 않다.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독서목표를 설정하고 독서지도 과정을 설계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시행착오로 소비하게 된다. 더욱이 독서 경험이 많지 않은 아이에게 무조건 읽도록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이의 욕구와 흥미를 파악하고 적절한 수준의 책들을 준비하여 독서 전ㆍ중ㆍ후의 활동으로 연계시키지 않으면 교육활동으로서의 독서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독서의 양을 능가하는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다양한 체계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이 단지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이가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자신의 삶과 사회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바람직한 인격을 형성해 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체계적인 독서지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대화와 토론 능력을 키우고, 이를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써 소통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지도 전 과정을 설계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 줄 수 있는 독서지도 전문가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는 1989년 순수 민간 차원에서 독서문화운동을 전개해 1기에서 104기에 이르는 4만5000여 명의 독서지도사를 양성해 왔다. 이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독서지도 전문가로서 독서토론클럽을 형성하여 지금까지 전국에서 8만 명이 넘는 회원들과 함께 하며 독서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우리와 같은 자발적인 독서운동 민간단체가 활성화 된 사례는 유례가 흔하지 않다. 단 한번도 국가의 지원이나 보조 없이 순수 민간의 힘으로 이룩해 낸 성과이다.
미국이 정부 주도로 지난 수십 년 간 천문학적인 액수를 독서교육 정책에 투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정부 주도의 맹목적 독서진흥 정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의 자생적인 독서문화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사례였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독서지도의 질은 독서지도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독서지도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독서교육 저변을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데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교과 중심의 지식교육을 넘어서지 못하는 공교육의 현실에서 다양한 책들을 지도할 수 있는 독서지도 전문가의 양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교육의 힘은 곧 독서의 힘이며, 독서 수준은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이다. 학습능력 또한 독서능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안다면, 우리의 아이들이 더 큰 목표와 비전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지도를 통해 인도해 주어야 한다. 독서의 해를 맞이하여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묵묵히 독서지도사 양성의 한 길을 걸어온 한우리와 같은 민간 독서운동 단체들이 더욱더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박범석 한우리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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