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전략 활용 해외진출 노하우 공유… 개발비용 줄여 경쟁력 확보
최근 약가 인하와 한미ㆍ한EU FTA 발효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글로벌화와 자연도태의 갈림길에 처한 제약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신약 개발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8∼29일 이틀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주최로 열린 `2012 상생협력 정보공유 포럼'에 참석한 제약산업 관계자들은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이 연구ㆍ개발ㆍ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타 기업, 연구소 등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정부, 학계, 연구기관, 벤처기업, 중견기업 등 제약산업 관계자들은 신약 개발 단계별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기술이전 등 상호 연계를 바탕으로 R&D 성과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제약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각개전투 아닌 공조전략 필요=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영세한 규모와 기술수준 부족, 글로벌 진출 경험 부족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문학적인 R&D와 임상시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제약관련 전체 생태계가 각개전투가 아닌 공조전략을 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연구개발 비용 지출을 막고, 신약 개발 기간을 줄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도 공유했다. 대웅제약은 펩트론과 공동개발을 통해 전립선암 치료제 `루피어'를 개발해 작년 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메디프론의 과제를 도입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제약은 서울대 천연물신약연구소와 공동개발을 통해 위염치료제 `스티렌'을 개발해 8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JW중외제약은 2006년 일본 미츠비시 타나베사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1상 단계부터 개발을 진행, 작년 발기부전 치료제 `제피드'를 출시해 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는 자생한방병원의 관절염 치료제 한약인 `추나약물'을 현대화해 `신바로캡슐'을 개발,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대웅제약 최수진 본부장은 "글로벌 신약 개발은 R&D 협력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구축해 부족한 자원들을 채우느냐가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정부도 공생발전 생태계 조성 추진=정부도 중소벤처, 중견기업, 글로벌제약사간의 역할분담을 유도하는 공생발전 산업생태계 조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한국바이오협회를 통해 의약산업 공생발전 산업생태계 조성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6월부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과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범정부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바이오헬스과 정창수 사무관은 "기업들을 만나본 결과 기술이전 경험이 많지 않아 두려워하고 자신의 카드를 잘 안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창의자본주식회사 등을 활용해 기술이전이 최대한 부드럽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본방향"이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과제는=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려면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차의과대학 김애리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이 차별화를 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신약 개발에 특화된 강소기업을 손에 꼽을 정도로 기업 고유의 강점과 약점을 생각해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 없다"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다 보니 중견ㆍ중소기업의 사업 모델이 대동소이하고, 심지어 벤처기업까지 비슷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들과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유한양행 남수연 상무는 "학계나 출연연들이 연구개발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불필요한 실험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기업이 협력하면 전략적인 부분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단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주체가 돼 정부 지원 과제 또는 따로 연구 중인 과제를 소개하고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벤처업체 레고켐의 기용주 대표는 "제약 관련 연구주체와 기관, 기업들이 서로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정부 차원에서 구체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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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29일 이틀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주최로 열린 `2012 상생협력 정보공유 포럼'에 참석한 제약산업 관계자들은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이 연구ㆍ개발ㆍ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타 기업, 연구소 등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정부, 학계, 연구기관, 벤처기업, 중견기업 등 제약산업 관계자들은 신약 개발 단계별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기술이전 등 상호 연계를 바탕으로 R&D 성과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제약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각개전투 아닌 공조전략 필요=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영세한 규모와 기술수준 부족, 글로벌 진출 경험 부족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문학적인 R&D와 임상시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제약관련 전체 생태계가 각개전투가 아닌 공조전략을 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연구개발 비용 지출을 막고, 신약 개발 기간을 줄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도 공유했다. 대웅제약은 펩트론과 공동개발을 통해 전립선암 치료제 `루피어'를 개발해 작년 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메디프론의 과제를 도입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제약은 서울대 천연물신약연구소와 공동개발을 통해 위염치료제 `스티렌'을 개발해 8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JW중외제약은 2006년 일본 미츠비시 타나베사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1상 단계부터 개발을 진행, 작년 발기부전 치료제 `제피드'를 출시해 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는 자생한방병원의 관절염 치료제 한약인 `추나약물'을 현대화해 `신바로캡슐'을 개발,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대웅제약 최수진 본부장은 "글로벌 신약 개발은 R&D 협력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구축해 부족한 자원들을 채우느냐가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정부도 공생발전 생태계 조성 추진=정부도 중소벤처, 중견기업, 글로벌제약사간의 역할분담을 유도하는 공생발전 산업생태계 조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한국바이오협회를 통해 의약산업 공생발전 산업생태계 조성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6월부터 시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과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범정부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바이오헬스과 정창수 사무관은 "기업들을 만나본 결과 기술이전 경험이 많지 않아 두려워하고 자신의 카드를 잘 안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창의자본주식회사 등을 활용해 기술이전이 최대한 부드럽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본방향"이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과제는=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려면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차의과대학 김애리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이 차별화를 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신약 개발에 특화된 강소기업을 손에 꼽을 정도로 기업 고유의 강점과 약점을 생각해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 없다"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다 보니 중견ㆍ중소기업의 사업 모델이 대동소이하고, 심지어 벤처기업까지 비슷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들과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유한양행 남수연 상무는 "학계나 출연연들이 연구개발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불필요한 실험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기업이 협력하면 전략적인 부분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단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주체가 돼 정부 지원 과제 또는 따로 연구 중인 과제를 소개하고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벤처업체 레고켐의 기용주 대표는 "제약 관련 연구주체와 기관, 기업들이 서로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정부 차원에서 구체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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