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ㆍ습지에 사는 겨울철새
꼬리ㆍ다리 무척 긴 천연기념물
꼬리ㆍ다리 무척 긴 천연기념물
겨울철 시화호, 천수만 등 간척호수에 가면 갈대밭이나 초습지 위에 낮게 날고 있는 맹금류를 볼 수 있다. 유달리 꼬리와 다리가 길어 보이고, 얼굴이 다소 뭉툭한 느낌이다. 날개를 V자 형태로 하고 황조롱이처럼 정지비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똥가리처럼 범상비행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유유히 갈대밭 위를 비행하는 맹금류이다. 그 모습이 여타 다른 맹금류 보다 더 우아하다 못해 수수한 느낌이다. 바로 개구리매다.
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지정돼 있으며, 그 중 잿빛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6호, 알락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5호, 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3호로 돼 있다. 개구리매 종류는 갈대밭, 초원습지에서 봄, 가을 이동기 때와 겨울철에 관찰된다. 잿빛개구리매의 수컷은 머리와 등이 회색이며 몸 아랫면은 흰색이지만 암컷은 갈색이고 암수 모두 허리는 흰색이다. 알락개구리매의 수컷은 날개 끝, 등, 어깨, 날개덮깃의 일부가 검은색이며, 암컷은 전체가 갈색이지만 잿빛개구리매처럼 허리가 흰색이다. 개구리매의 수컷은 날개덮깃과 날개깃 끝부분에 검은갈색의 반점이 있으며, 암컷은 어두운 갈색으로 첫째 날개깃 줄무늬가 선명하지 않다.
이처럼 우아한 느낌을 주는 맹금류에게 어울리지 않는 `개구리매'라는 이름은 개구리를 잡아먹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작은 포유류와 조류도 먹기 때문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잿빛개구리매와 알락개구리매는 몸 색깔에 따라 이름이 붙은 것으로 유추가 가능하지만 정작 왜 개구리매라 했는지 궁금증이 남는다.
개구리매류는 중형크기 맹금류로서 겨울철에 우리나라에 찾아오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지 않다. 서식지역이 대부분 초원습지 지역이다 보니 이곳에 도래하는 다양한 맹금류와 충돌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까치, 까마귀 등 텃새들의 텃세에 고단한 겨울나기를 한다. 새들이 공존을 위해 서로 다른 서식지와 먹이를 이용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서식환경 때문에 새들마저 공존을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인심이 점점 사라지고 각박해져 보인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에도 있듯이 생존에 있어 충분한 먹이와 서식환경이 제공된다면 개구리매류를 비롯한 야생동물이 좀더 편안하고 안락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간척사업, 습지매립, 하천정비 등 개발논리를 앞세우며, 야생동물들의 곳간에 있는 자원을 탐욕스럽게 뺏어가고 있다. 개구리를 비롯해 이러한 서식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 개체수도 당연히도 감소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공존이라는 명제를 잊어버리고 서로 싸우는 것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곳간이 어느 정도 채워졌다면 자연 보호를 위해 인심을 쓰는 것이 어떠한가.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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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지정돼 있으며, 그 중 잿빛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6호, 알락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5호, 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323-3호로 돼 있다. 개구리매 종류는 갈대밭, 초원습지에서 봄, 가을 이동기 때와 겨울철에 관찰된다. 잿빛개구리매의 수컷은 머리와 등이 회색이며 몸 아랫면은 흰색이지만 암컷은 갈색이고 암수 모두 허리는 흰색이다. 알락개구리매의 수컷은 날개 끝, 등, 어깨, 날개덮깃의 일부가 검은색이며, 암컷은 전체가 갈색이지만 잿빛개구리매처럼 허리가 흰색이다. 개구리매의 수컷은 날개덮깃과 날개깃 끝부분에 검은갈색의 반점이 있으며, 암컷은 어두운 갈색으로 첫째 날개깃 줄무늬가 선명하지 않다.
이처럼 우아한 느낌을 주는 맹금류에게 어울리지 않는 `개구리매'라는 이름은 개구리를 잡아먹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작은 포유류와 조류도 먹기 때문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잿빛개구리매와 알락개구리매는 몸 색깔에 따라 이름이 붙은 것으로 유추가 가능하지만 정작 왜 개구리매라 했는지 궁금증이 남는다.
개구리매류는 중형크기 맹금류로서 겨울철에 우리나라에 찾아오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지 않다. 서식지역이 대부분 초원습지 지역이다 보니 이곳에 도래하는 다양한 맹금류와 충돌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까치, 까마귀 등 텃새들의 텃세에 고단한 겨울나기를 한다. 새들이 공존을 위해 서로 다른 서식지와 먹이를 이용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서식환경 때문에 새들마저 공존을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인심이 점점 사라지고 각박해져 보인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에도 있듯이 생존에 있어 충분한 먹이와 서식환경이 제공된다면 개구리매류를 비롯한 야생동물이 좀더 편안하고 안락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간척사업, 습지매립, 하천정비 등 개발논리를 앞세우며, 야생동물들의 곳간에 있는 자원을 탐욕스럽게 뺏어가고 있다. 개구리를 비롯해 이러한 서식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 개체수도 당연히도 감소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공존이라는 명제를 잊어버리고 서로 싸우는 것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곳간이 어느 정도 채워졌다면 자연 보호를 위해 인심을 쓰는 것이 어떠한가.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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