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은행에 최고 배상 판결… 엠텍비젼 등 피해기업 4곳 승소
파생금융상품인 키코(KIKO)와 관련, 처음으로 피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비록 1심 판결이지만, 키코 관련 소송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상 판결이 나와 사실상 피해기업들이 승소했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최승록)은 23일 엠텍비젼, 테크윙, 온지구, 에이디엠이십일 등 4개 기업이 키코 관련 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에 제기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피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기업이 과거 키코 거래 경험이 있어도 그 경험만으로 손해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은행은 키코 가입으로 인한 손해 가능성을 더 자세히 설명했어야 했다"며 기존 재판부 판결과 달리 거래 경험 자체가 은행 설명의무에 대한 경감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코(Knock-in, Knock-out)는 환율이 약정한 범위에서 움직일 경우 가입 기업이 환손실을 피하고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금융상품이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이 상품에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큰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동안 법원은 여러 차례 은행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 날 법원은 키코판매 은행의 적합성과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 은행이 키코로 얻은 수익을 보유했다고 보고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 날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사법 정의가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당연한 결과"라며 "현재 재판중인 고등법원과 대법원 또한 1000여개 우량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속임수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거대 금융 권력의 진상을 규명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코계약으로 입은 피해 중 드러난 것만 3조2000억원"이라며 "키코 피해기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면서도 "이번 재판부가 워낙 분명하게 얘기한 만큼 향후 재심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키코 피해 기업들은 현재 210여 개사에 달하며,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법원에 1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195개사가 판결 선고를 받았으며 그중 37개사가 앞서 10~50% 배상 판결을 받았었다. 이날 4개사는 추가로 법원으로부터 60~70% 배상 판결 선고를 받은 것이다. 이 밖에도 2010년에는 135개의 키코 피해기업들이 2심 소송을 진행, 20여개사가 판결 선고를 받았으며, 현재 GCS, 대동시스템, 성진섬유산업 등 5개사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기업도 15개사에 달한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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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최승록)은 23일 엠텍비젼, 테크윙, 온지구, 에이디엠이십일 등 4개 기업이 키코 관련 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에 제기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피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기업이 과거 키코 거래 경험이 있어도 그 경험만으로 손해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은행은 키코 가입으로 인한 손해 가능성을 더 자세히 설명했어야 했다"며 기존 재판부 판결과 달리 거래 경험 자체가 은행 설명의무에 대한 경감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코(Knock-in, Knock-out)는 환율이 약정한 범위에서 움직일 경우 가입 기업이 환손실을 피하고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금융상품이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이 상품에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큰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동안 법원은 여러 차례 은행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 날 법원은 키코판매 은행의 적합성과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 은행이 키코로 얻은 수익을 보유했다고 보고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 날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사법 정의가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당연한 결과"라며 "현재 재판중인 고등법원과 대법원 또한 1000여개 우량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속임수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거대 금융 권력의 진상을 규명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코계약으로 입은 피해 중 드러난 것만 3조2000억원"이라며 "키코 피해기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면서도 "이번 재판부가 워낙 분명하게 얘기한 만큼 향후 재심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키코 피해 기업들은 현재 210여 개사에 달하며,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법원에 1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195개사가 판결 선고를 받았으며 그중 37개사가 앞서 10~50% 배상 판결을 받았었다. 이날 4개사는 추가로 법원으로부터 60~70% 배상 판결 선고를 받은 것이다. 이 밖에도 2010년에는 135개의 키코 피해기업들이 2심 소송을 진행, 20여개사가 판결 선고를 받았으며, 현재 GCS, 대동시스템, 성진섬유산업 등 5개사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기업도 15개사에 달한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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