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R&D 사업의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은 국감 시즌에는 정부R&D 정책을 질타하는 국회의원들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국가가 R&D에 투입한 돈이 실제 산업이나 경제적 효과로 나타나는지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 투자금액이 고스란히 시장에서 몇배의 돈이 돼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과학기술 토양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기초연구 투자는 `생산성'이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R&D 과제가 생산성이라는 `특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연구 결과가 신산업 발굴과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씨앗' 역할을 해야 우리 산업이 혁신과 도약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산업 사회로 갈수록 국가R&D 생산성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기술들이 드물다는 것은 난처한 대목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조차 `국가R&D 투자규모는 충분한데 문제는 효율성이다. R&D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으로 잇는 `연결고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R&D 효율성을 높이는 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매년 뽑는 `국가R&D 우수성과'의 사업화를 집중 지원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전체 부처의 R&D 성과 중 가장 우수한 것들만 선별해 50∼100개의 우수성과를 선정한다. 기술적 우수성과 산업적 가치 등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거쳐 뽑힌 기술들이다. 그러나 선정 후에는 이렇다 할 만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 기술에 대해 사업화 수요를 파악한 후 정부 기술보증 제도와 연계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국과위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선정된 우수성과에 대해 사업화 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응답한 73건 중 44%에 이르는 32건이 사업화 자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경쟁력 있는 기술에 대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도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공인 받은 국가R&D 우수성과에 대해서는 새로운 지원시스템을 만들어서라도 돕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사업화에 걸리는 기간이 길고 실패 리스크가 큰 점을 감안하면 기보에만 책임을 맡기기는 힘들다. 정부가 `국가R&D 사업화 펀드'를 일정액 조성하면 기보가 그 몇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보는 매년 늘어나는 국가R&D 예산 증가분이나, 대학이나 출연연 R&D 간접비의 일정액을 재원으로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지만 현실성이 낮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지경부, 교과부, 출연연 등이 매년 R&D 성과를 이전받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술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경부만 해도 매년 약 1000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정부예산에 포함시키지 않고 기재부 협의를 거쳐 자체 계획에 따라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료가 `눈먼 돈'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기술료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기술사업화 재원을 조성한다면 정부 기술료 제도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국과위가 최근 기술료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니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막막한 경제상황과 일자리 문제에 알토란같은 R&D 성과물들이 돌파구가 돼 주길 바란다.
정경과학부 안경애 차장 naturean@
국가가 R&D에 투입한 돈이 실제 산업이나 경제적 효과로 나타나는지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 투자금액이 고스란히 시장에서 몇배의 돈이 돼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과학기술 토양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기초연구 투자는 `생산성'이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R&D 과제가 생산성이라는 `특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연구 결과가 신산업 발굴과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씨앗' 역할을 해야 우리 산업이 혁신과 도약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산업 사회로 갈수록 국가R&D 생산성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기술들이 드물다는 것은 난처한 대목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조차 `국가R&D 투자규모는 충분한데 문제는 효율성이다. R&D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으로 잇는 `연결고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R&D 효율성을 높이는 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매년 뽑는 `국가R&D 우수성과'의 사업화를 집중 지원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전체 부처의 R&D 성과 중 가장 우수한 것들만 선별해 50∼100개의 우수성과를 선정한다. 기술적 우수성과 산업적 가치 등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거쳐 뽑힌 기술들이다. 그러나 선정 후에는 이렇다 할 만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 기술에 대해 사업화 수요를 파악한 후 정부 기술보증 제도와 연계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국과위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선정된 우수성과에 대해 사업화 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응답한 73건 중 44%에 이르는 32건이 사업화 자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경쟁력 있는 기술에 대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도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공인 받은 국가R&D 우수성과에 대해서는 새로운 지원시스템을 만들어서라도 돕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사업화에 걸리는 기간이 길고 실패 리스크가 큰 점을 감안하면 기보에만 책임을 맡기기는 힘들다. 정부가 `국가R&D 사업화 펀드'를 일정액 조성하면 기보가 그 몇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보는 매년 늘어나는 국가R&D 예산 증가분이나, 대학이나 출연연 R&D 간접비의 일정액을 재원으로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지만 현실성이 낮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지경부, 교과부, 출연연 등이 매년 R&D 성과를 이전받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술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경부만 해도 매년 약 1000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정부예산에 포함시키지 않고 기재부 협의를 거쳐 자체 계획에 따라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료가 `눈먼 돈'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기술료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기술사업화 재원을 조성한다면 정부 기술료 제도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국과위가 최근 기술료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니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막막한 경제상황과 일자리 문제에 알토란같은 R&D 성과물들이 돌파구가 돼 주길 바란다.
정경과학부 안경애 차장 naturean@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