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기술, 앞으론 실시간 처리가 최대 이슈 될 것
직권조정ㆍ중재제도 도입으로 관련 분쟁 해소 나서야
직권조정ㆍ중재제도 도입으로 관련 분쟁 해소 나서야
■ 스마트 클라우드 시대-저작권 해법 찾아라
◇ 결산 좌담회
저작권 패러다임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콘텐츠의 저장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동하고, 실시간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빅데이터로 쌓이는 등 새로운 스마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개념과 접근이 달라지고, 저작권 침해기술 또한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4회에 걸쳐 `스마트 클라우드 시대 저작권 해법을 찾아라'는 주제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 환경에서의 저작권 발전 및 보호방안, 문제점 등을 살펴본데 이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저작권 보호기술, 제도의 방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회=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작권과 충돌하는 측면이 많다. 현재의 저작권 생태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좌담회를 시작해보자.
△이규호 교수=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후 새로운 디바이스에 담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환경에서 저작권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예방법학이 취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적됐던 저작권 문제가 폭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종원 교수=디지털 환경에서 기술이라는 것은 명확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저작권법도 마찬가지지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기술적으로 저작권 생태계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P2P가 저작권 침해로 많이 얘기가 되는데, 패킷을 검사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 보호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런데 패킷을 검사하려면 개인정보보호, 통신감청 등 법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들이 명확해져야 한다.
△이길행 부장=N스크린으로 디바이스가 다양해진 현재의 환경은 불법이 나오기 좋은 상황이 분명하다. 더욱이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클라우드의 경우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가 존재한다. 저작권에 문제가 생기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도 문제다.
△사회=근본적으로 저작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 같다. 먼저 법, 제도 등 인프라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논의해 달라
△김 교수=보호하는 기술이 나오고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나오는데 법이 추적해서 들어가야 한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봐야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IT기술 자체가 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혁신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의 변화 패러다임을 쫓아 법을 만들어야 한다.
△유병한 위원장=서비스 변화의 패러다임에 맞춰 법이 나와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또한 법을 바꾸는데 신속한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사회와 국가, 산업이 필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흐름에서 봤을 때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뒤쳐진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스마트 이슈만 하더라도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용과 보호 측면에서 새로운 저작권 법제도에 대한 이슈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고민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서 신속,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조현래 과장=솔직히 조심스럽다. 법이 앞서나가면 새로운 저작권 침해를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새로운 저작권 패러다임은 저작권 보호와 이용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이에 맞춰 법도 보호 중심에서 이용과 조화로 변해야 할 것이다.
△사회=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보자.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 등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보호기술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이 부장=먼저 서비스의 변화를 보고 기술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음원의 경우 가온차트 등을 보면 스트리밍이 88%를 차지하고, 다운로드는 12%에 불과하다. 시장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결국 저작권 기술도 스트리밍할 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이제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불법저작물을 올리기 전에 먼저 잡아야 한다. 이게 스트리밍 보호다.
△김 교수=그렇다. 앞으로 저작권 기술은 실시간 처리가 가장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다운로드 방식을 주로 썼기 때문에 다운로드 된 다음에 찾고 추적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 환경은 하나로 묶여 있다. 클라우드에서 누적된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쌓여 있는 것이고, 스마트 기기들은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저작물을 보호하려면 빠른 속도로 대응해야 한다.
△사회=가장 효과적인 저작권 보호는 공정이용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제대로 된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고, 지금보다 권리자들과 수익배분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해법이 있으면 제시해달라.
△이 교수=과거 저작권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마음의 여유도 없는 시절이 있었다. 정보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 시절의 권리를 처리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새롭게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쉬울 수 있다. 제작자들이 계약서 작성 때부터 권리처리를 명확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권리처리 등에 대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 출범 전에 콘텐츠 계약 매뉴얼을 만든 적이 있는데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분야별로 계약 매뉴얼을 만들어 홍보함으로써, 사전에 권리처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지난 5월 20일로 웹하드 등록제 발효 이후 OSP(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의 불만이 많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등록했더니, 오히려 등록을 안한 불법 사업자가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이나 법이 집행되는데 있어 반대로 나타나는 `풍선효과'를 잘 차단해야 한다. 유통 활성화는 적법한 환경에서 한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합법의 카테고리에 들어온 사업자는 잘 보호하고, 불법은 강력 대처해야 제대로 된 저작권 생태계가 꾸려질 것이다.
△조 과장=이용자가 싸고 쉽게 콘텐츠를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얼마를 지불하면 차라리 불법을 안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 서비스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실시하는 저작권 서비스 연구개발(R&D) 사업이 여러 가지 서비스 모델과 적정 가격 및 방법을 찾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유 위원장= 저작권위원회로서 이용 활성화의 핵심은 늘어나고 있는 저작권 관련 분쟁과 갈등 조정 시스템을 보다 실효성 있게 확보하고 서비스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입법예고 중에 있으나 현재의 강제력 없는 조정을 직권조정으로 바꾸고, 장기적으로는 중재제도까지 도입해 조정 갈등을 신속하게 서비스해 주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또 권리정보 처리 등 유통시스템 지원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디지털저작권거래소 시스템을 시장 친화적으로 재구축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저작권하면 불편한 게 아니라 알아두고 지켜야 할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업자들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저작권의 사회적 공헌을 높이는 쪽으로, 저작권에 대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정부ㆍ민간을 아우르는 저작물 이용 포털사이트로 `공유마당'(가칭)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아저작물, 저작권 만료저작물, 기증저작물 등이 사회적으로 재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 부장=콘텐츠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아야 되고, 저작자의 몫이 바로 들어와야 된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또한 실제 저작권자의 콘텐츠가 얼마나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되는지 투명하게 계산해 분배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
△사회=한류 열풍과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자. 해외에서 바람직한 저작권 보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 위원장=전략적인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 한류로 당장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미래를 위한 준비로 현지 시장과 동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작년에 태국 저작권사무소에서 태국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했는데, 태국 내 한류 제품 구매와 한류 콘텐츠 상관관계가 84%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만 464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류가 갖고 있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크다. 우리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기보다는, 현지 저작권 인프라와 동조해 교류하면서 합법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실제 현지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국자나 저작권 관련 기관들의 우리 저작권 시스템과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중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의 관심이 뜨겁다. 아울러 동남아 지역 외에도 해외 저작권사무소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조 과장=우리가 우리의 저작권을 보호하려면 다른 나라의 저작권도 보호해 줘야한다. 또 저작권 보호를 원하는 나라의 저작권 수준도 같이 끌어올려야 한다. 자기네 나라의 저작권 보호도 안 하는데 우리 것을 보호해달라는 것은 안 된다. 그래서 그 나라 관료 등이 우리와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포럼ㆍ세미나 개최를 비롯해 저작권위원회를 통해 문화 동반자들을 불러 교육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이 교수=우리의 입장이 다소 샌드위치다. 안에서는 저작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고, 해외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한다. 특히 해외 저작권은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 보호는 강력히 하되, 풀 부분이 있으면 확실히 풀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 해외사무소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끝으로 콘텐츠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콘텐츠와 저작권은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조 과장=현재 ICT 논의는 과거 디바이스 중심으로 기존에 만들어진 콘텐츠를 유통하던 시절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사실상 문화ㆍ예술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지는 콘텐츠 창작 환경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콘텐츠 정부조직 개편도 이 점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유 위원장=루퍼트 머독도 결국은 `콘텐츠가 왕이다'고 말했다. 콘텐츠, 저작권은 모두 창작과 관련된 분야이다. 산업 경쟁력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다음 정부에서는 보다 중요하게 검토해야 될 부분이 전통적인 산업재산권과 저작권과의 균형문제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발달해온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다른 괘도로 발전했으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균형있게 정책을 맞춰야 한다.
△이 부장=연구개발자 입장에서 콘텐츠는 미래 먹거리가 분명하다. 정부조직 개편을 떠나 집중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리=김나리기자 narinal@
◇ 참석자 ◇
김종원 상명대 교수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이규호 중앙대 교수
이길행 ETRI 융복합콘텐츠연구부장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과장 (이상 가나다순)
한민옥 디지털타임스 정보미디어부 차장(사회)
◇ 결산 좌담회
저작권 패러다임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콘텐츠의 저장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동하고, 실시간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빅데이터로 쌓이는 등 새로운 스마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개념과 접근이 달라지고, 저작권 침해기술 또한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4회에 걸쳐 `스마트 클라우드 시대 저작권 해법을 찾아라'는 주제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 환경에서의 저작권 발전 및 보호방안, 문제점 등을 살펴본데 이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저작권 보호기술, 제도의 방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회=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저작권과 충돌하는 측면이 많다. 현재의 저작권 생태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좌담회를 시작해보자.
△이규호 교수=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후 새로운 디바이스에 담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환경에서 저작권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예방법학이 취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적됐던 저작권 문제가 폭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종원 교수=디지털 환경에서 기술이라는 것은 명확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저작권법도 마찬가지지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기술적으로 저작권 생태계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P2P가 저작권 침해로 많이 얘기가 되는데, 패킷을 검사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 보호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런데 패킷을 검사하려면 개인정보보호, 통신감청 등 법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들이 명확해져야 한다.
△이길행 부장=N스크린으로 디바이스가 다양해진 현재의 환경은 불법이 나오기 좋은 상황이 분명하다. 더욱이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클라우드의 경우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가 존재한다. 저작권에 문제가 생기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도 문제다.
△사회=근본적으로 저작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 같다. 먼저 법, 제도 등 인프라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논의해 달라
△김 교수=보호하는 기술이 나오고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나오는데 법이 추적해서 들어가야 한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봐야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IT기술 자체가 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혁신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의 변화 패러다임을 쫓아 법을 만들어야 한다.
△유병한 위원장=서비스 변화의 패러다임에 맞춰 법이 나와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또한 법을 바꾸는데 신속한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사회와 국가, 산업이 필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흐름에서 봤을 때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뒤쳐진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스마트 이슈만 하더라도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용과 보호 측면에서 새로운 저작권 법제도에 대한 이슈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고민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서 신속,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조현래 과장=솔직히 조심스럽다. 법이 앞서나가면 새로운 저작권 침해를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새로운 저작권 패러다임은 저작권 보호와 이용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이에 맞춰 법도 보호 중심에서 이용과 조화로 변해야 할 것이다.
△사회=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보자.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 등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보호기술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이 부장=먼저 서비스의 변화를 보고 기술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음원의 경우 가온차트 등을 보면 스트리밍이 88%를 차지하고, 다운로드는 12%에 불과하다. 시장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결국 저작권 기술도 스트리밍할 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이제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불법저작물을 올리기 전에 먼저 잡아야 한다. 이게 스트리밍 보호다.
△김 교수=그렇다. 앞으로 저작권 기술은 실시간 처리가 가장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다운로드 방식을 주로 썼기 때문에 다운로드 된 다음에 찾고 추적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 환경은 하나로 묶여 있다. 클라우드에서 누적된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쌓여 있는 것이고, 스마트 기기들은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저작물을 보호하려면 빠른 속도로 대응해야 한다.
△사회=가장 효과적인 저작권 보호는 공정이용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제대로 된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고, 지금보다 권리자들과 수익배분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해법이 있으면 제시해달라.
△이 교수=과거 저작권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마음의 여유도 없는 시절이 있었다. 정보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 시절의 권리를 처리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오히려 새롭게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쉬울 수 있다. 제작자들이 계약서 작성 때부터 권리처리를 명확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권리처리 등에 대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 출범 전에 콘텐츠 계약 매뉴얼을 만든 적이 있는데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분야별로 계약 매뉴얼을 만들어 홍보함으로써, 사전에 권리처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지난 5월 20일로 웹하드 등록제 발효 이후 OSP(온라인서비스제공자)들의 불만이 많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등록했더니, 오히려 등록을 안한 불법 사업자가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이나 법이 집행되는데 있어 반대로 나타나는 `풍선효과'를 잘 차단해야 한다. 유통 활성화는 적법한 환경에서 한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합법의 카테고리에 들어온 사업자는 잘 보호하고, 불법은 강력 대처해야 제대로 된 저작권 생태계가 꾸려질 것이다.
△조 과장=이용자가 싸고 쉽게 콘텐츠를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얼마를 지불하면 차라리 불법을 안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 서비스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실시하는 저작권 서비스 연구개발(R&D) 사업이 여러 가지 서비스 모델과 적정 가격 및 방법을 찾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유 위원장= 저작권위원회로서 이용 활성화의 핵심은 늘어나고 있는 저작권 관련 분쟁과 갈등 조정 시스템을 보다 실효성 있게 확보하고 서비스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입법예고 중에 있으나 현재의 강제력 없는 조정을 직권조정으로 바꾸고, 장기적으로는 중재제도까지 도입해 조정 갈등을 신속하게 서비스해 주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또 권리정보 처리 등 유통시스템 지원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디지털저작권거래소 시스템을 시장 친화적으로 재구축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저작권하면 불편한 게 아니라 알아두고 지켜야 할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업자들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저작권의 사회적 공헌을 높이는 쪽으로, 저작권에 대한 공적인 기능을 수행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정부ㆍ민간을 아우르는 저작물 이용 포털사이트로 `공유마당'(가칭)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아저작물, 저작권 만료저작물, 기증저작물 등이 사회적으로 재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 부장=콘텐츠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아야 되고, 저작자의 몫이 바로 들어와야 된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또한 실제 저작권자의 콘텐츠가 얼마나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되는지 투명하게 계산해 분배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
△사회=한류 열풍과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자. 해외에서 바람직한 저작권 보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 위원장=전략적인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 한류로 당장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미래를 위한 준비로 현지 시장과 동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작년에 태국 저작권사무소에서 태국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했는데, 태국 내 한류 제품 구매와 한류 콘텐츠 상관관계가 84%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만 464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류가 갖고 있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크다. 우리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기보다는, 현지 저작권 인프라와 동조해 교류하면서 합법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실제 현지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국자나 저작권 관련 기관들의 우리 저작권 시스템과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중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의 관심이 뜨겁다. 아울러 동남아 지역 외에도 해외 저작권사무소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조 과장=우리가 우리의 저작권을 보호하려면 다른 나라의 저작권도 보호해 줘야한다. 또 저작권 보호를 원하는 나라의 저작권 수준도 같이 끌어올려야 한다. 자기네 나라의 저작권 보호도 안 하는데 우리 것을 보호해달라는 것은 안 된다. 그래서 그 나라 관료 등이 우리와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포럼ㆍ세미나 개최를 비롯해 저작권위원회를 통해 문화 동반자들을 불러 교육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이 교수=우리의 입장이 다소 샌드위치다. 안에서는 저작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고, 해외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한다. 특히 해외 저작권은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 보호는 강력히 하되, 풀 부분이 있으면 확실히 풀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 해외사무소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끝으로 콘텐츠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콘텐츠와 저작권은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조 과장=현재 ICT 논의는 과거 디바이스 중심으로 기존에 만들어진 콘텐츠를 유통하던 시절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사실상 문화ㆍ예술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지는 콘텐츠 창작 환경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콘텐츠 정부조직 개편도 이 점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유 위원장=루퍼트 머독도 결국은 `콘텐츠가 왕이다'고 말했다. 콘텐츠, 저작권은 모두 창작과 관련된 분야이다. 산업 경쟁력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다음 정부에서는 보다 중요하게 검토해야 될 부분이 전통적인 산업재산권과 저작권과의 균형문제라고 본다. 지금까지는 발달해온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다른 괘도로 발전했으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균형있게 정책을 맞춰야 한다.
△이 부장=연구개발자 입장에서 콘텐츠는 미래 먹거리가 분명하다. 정부조직 개편을 떠나 집중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리=김나리기자 narinal@
◇ 참석자 ◇
김종원 상명대 교수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이규호 중앙대 교수
이길행 ETRI 융복합콘텐츠연구부장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과장 (이상 가나다순)
한민옥 디지털타임스 정보미디어부 차장(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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