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와 원화강세로 인한 그림자가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에게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엔화 약세는 IT와 자동차 등 수출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322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최근 엔화약세와 우리 수출에의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수출기업 중에 최근 원화강세로 수출상담 및 계약 차질을 경험한 업체가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올 1월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말 대비 6.1% 하락한 반면 엔ㆍ달러 환율은 17.2% 상승하는 등 엔저와 원고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1100원 선이 무너진 원ㆍ달러 환율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올해 1월 평균 환율이 1066원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수출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업체도 20%에 달하는 등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애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엔화약세로 인해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이 이미 인하되었거나 곧 인하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8%에 달했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ASEAN) 등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응답률이 40%를 상회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업체가 전체의 21%에 불과해 대ㆍ중견기업(33%)에 비해 원화강세에 대한 대응이 훨씬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격인하 검토(20%), 수출시장 다변화(24%), 결제통화 다양화(25%) 등의 노력도 대ㆍ중견기업(가격인하 검토 25%, 수출시장 다변화 34%, 결제통화 다양화 32%)에 비해 적어 엔화약세에 대한 대응도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절하와 원화의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기업들이 환율변동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급격한 원화절상 및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소 수출기업의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이 크게 취약한 만큼 정부가 안정적인 환율운용과 함께 세제혜택 및 해외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환율 변동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에 따르면 최근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현황을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실시한 동일한 조사(53.1%)에 비해 4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응답기업 중 41.4%는 엔저현상으로 인한 피해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조사에 응한 가전과 자동차기업 전부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히는 등 일본 기업과의 가격경쟁력 싸움이 치열한 가전과 자동차ㆍ부품 등의 업종에서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무ㆍ플라스틱(96.6%) △정보통신기기(96.2%) △조선ㆍ플랜트(92.6%) △기계ㆍ정밀기기(92.3%) 등도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변동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은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 가장 많았으며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물량 감소'(21.6%) 등의 순이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대비책도 미흡한 상황이다. 응답기업의 10곳 중 3곳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대책이 있다(69.1%)는 기업들도 대부분이 `원가절감'(58.3%)에 의존하는 구조였다. 환율 하락 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업은 절반 가량(52.7%)에 그쳤으며 이 중 `10% 미만'이라는 답변이 91.1%로 대다수여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은 "원화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폭이 지난해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며 "수출기업들은 환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원가절감에 더해 제품차별화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322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최근 엔화약세와 우리 수출에의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수출기업 중에 최근 원화강세로 수출상담 및 계약 차질을 경험한 업체가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올 1월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말 대비 6.1% 하락한 반면 엔ㆍ달러 환율은 17.2% 상승하는 등 엔저와 원고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1100원 선이 무너진 원ㆍ달러 환율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올해 1월 평균 환율이 1066원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수출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업체도 20%에 달하는 등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애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엔화약세로 인해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이 이미 인하되었거나 곧 인하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8%에 달했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ASEAN) 등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응답률이 40%를 상회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업체가 전체의 21%에 불과해 대ㆍ중견기업(33%)에 비해 원화강세에 대한 대응이 훨씬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격인하 검토(20%), 수출시장 다변화(24%), 결제통화 다양화(25%) 등의 노력도 대ㆍ중견기업(가격인하 검토 25%, 수출시장 다변화 34%, 결제통화 다양화 32%)에 비해 적어 엔화약세에 대한 대응도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절하와 원화의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기업들이 환율변동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급격한 원화절상 및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소 수출기업의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이 크게 취약한 만큼 정부가 안정적인 환율운용과 함께 세제혜택 및 해외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환율 변동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에 따르면 최근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현황을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실시한 동일한 조사(53.1%)에 비해 4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응답기업 중 41.4%는 엔저현상으로 인한 피해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조사에 응한 가전과 자동차기업 전부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히는 등 일본 기업과의 가격경쟁력 싸움이 치열한 가전과 자동차ㆍ부품 등의 업종에서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무ㆍ플라스틱(96.6%) △정보통신기기(96.2%) △조선ㆍ플랜트(92.6%) △기계ㆍ정밀기기(92.3%) 등도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변동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은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 가장 많았으며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물량 감소'(21.6%) 등의 순이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대비책도 미흡한 상황이다. 응답기업의 10곳 중 3곳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대책이 있다(69.1%)는 기업들도 대부분이 `원가절감'(58.3%)에 의존하는 구조였다. 환율 하락 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업은 절반 가량(52.7%)에 그쳤으며 이 중 `10% 미만'이라는 답변이 91.1%로 대다수여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은 "원화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폭이 지난해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며 "수출기업들은 환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원가절감에 더해 제품차별화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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