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징수 총액의 10% 훌쩍 넘어서는 탈세 방치만 할 수 없는 일, 가짜석유가 유통되는 원인을 파악해서 근원적 대책 마련해야
국세청이 가짜석유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세무조사 전문인력을 투입해서 가짜석유 제조업체, 유류 도매업체, 주유소업자, 페인트 도매업체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모양이다. 진작부터 국세청이 나서야 했던 일이다. 가짜석유의 핵심은 `탈세'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가짜석유가 극성을 부렸던 것도 국세청이 가짜석유의 탈세를 애써 외면했던 탓이다. 에너지 수급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가짜석유 단속으로 5000억을 회수하겠다는 목표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이다. 석유관리원의 탈세 추정액 1조 8000억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경유 중 가짜가 16%나 되고, 가짜휘발유의 비율도 8%를 넘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탈세 규모가 3조 7000억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이 지나친 과장이 아닐 수 있다. 유류세 징수 총액의 10%를 훌쩍 넘어서는 탈세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단속만으로 가짜석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짜석유가 유통되는 원인을 제거하는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유류세를 반드시 개편해야만 한다. 다른 길은 없다. 현재의 유류세 제도에서는 단속을 아무리 강화해도 소용이 없다. 가짜석유 제조ㆍ유통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름값의 절반에 가까운 유류세는 외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우리의 원유정제 능력이 세계 6위 규모라는 사실도 문제가 된다. 가짜석유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제품이 넘쳐난다. 가짜석유로 리터당 200원이나 300원 정도의 달콤한 추가 수익을 올리는 일이 결코 어렵지 않다. 탈세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가짜석유는 절대 사라질 수 없다.
가짜석유의 폐해가 탈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짜석유 유통량이 많지 않았을 때는 영세업자들이 소액의 탈세 수익을 소비자와 나눠 가졌다. 소비자도 탈세의 공범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제조ㆍ유통업자가 막대한 탈세액을 몽땅 차지해버린다. 소비자는 제값을 주고도 품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피해자로 전락해버렸다. 지난 정부의 지경부가 기름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알뜰주유소와 혼합판매도 가짜석유의 유혹을 부추긴다. 정유사가 자신들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쓸 이유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유류세를 개편한다고 2008년 유류세 인하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획일적인 인하도 어설펐지만 1조 5000억 규모의 유가환급금도 문제였다. 아까운 정부 예산으로 황당한 돈 잔치를 벌였을 뿐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현행 유류세 제도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남아돌던 전력 수급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된 것도 잘못된 유류세 때문이다. 수많은 보조금과 면세 제도에 의한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택시와 시내버스에 폭발 위험이 심각한 가스 연로를 강제하고 있는 것도 유류세와 무관하지 않다.
에너지 소비 절약과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조세 정책의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반드시 세수가 줄어든다고 예단할 이유는 없다. 유류세가 합리적으로 개편하면 가짜석유에 의한 세금 탈루는 저절로 줄어들어서 오히려 유류세 세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화물차와 택시에 지급하는 엄청난 규모의 유가보조금과 농어민용 면세유 제도의 개선이 가능해져서 불필요한 재정 수요도 줄일 수 있다. 산업부의 쌈지돈으로 전락해버린 석유판매분담금도 정리를 해야 한다. 시내버스에 대한 연료비 지원도 정리할 수 있다. 유류세 개편을 무작정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실효성이 없는 알뜰주유소, 혼합판매, 전자상거래에 의한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일본에게 우리 경유 시장의 10%를 내주기 위해 정부가 연간 700억을 쓰고 있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휘발유 수입을 중국 정유사에 떠맡기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일본과 중국 정유사를 살려주기 위한 엉터리 기름값 안정대책은 당장 포기해야 한다. 기름값 정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도 필요하다. 이미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에 석유부문의 무역에서 흑자가 1조원이나 줄었다고 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가짜석유 단속으로 5000억을 회수하겠다는 목표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이다. 석유관리원의 탈세 추정액 1조 8000억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경유 중 가짜가 16%나 되고, 가짜휘발유의 비율도 8%를 넘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탈세 규모가 3조 7000억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이 지나친 과장이 아닐 수 있다. 유류세 징수 총액의 10%를 훌쩍 넘어서는 탈세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단속만으로 가짜석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짜석유가 유통되는 원인을 제거하는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유류세를 반드시 개편해야만 한다. 다른 길은 없다. 현재의 유류세 제도에서는 단속을 아무리 강화해도 소용이 없다. 가짜석유 제조ㆍ유통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름값의 절반에 가까운 유류세는 외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우리의 원유정제 능력이 세계 6위 규모라는 사실도 문제가 된다. 가짜석유로 사용할 수 있는 화학제품이 넘쳐난다. 가짜석유로 리터당 200원이나 300원 정도의 달콤한 추가 수익을 올리는 일이 결코 어렵지 않다. 탈세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가짜석유는 절대 사라질 수 없다.
가짜석유의 폐해가 탈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짜석유 유통량이 많지 않았을 때는 영세업자들이 소액의 탈세 수익을 소비자와 나눠 가졌다. 소비자도 탈세의 공범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제조ㆍ유통업자가 막대한 탈세액을 몽땅 차지해버린다. 소비자는 제값을 주고도 품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피해자로 전락해버렸다. 지난 정부의 지경부가 기름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알뜰주유소와 혼합판매도 가짜석유의 유혹을 부추긴다. 정유사가 자신들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쓸 이유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유류세를 개편한다고 2008년 유류세 인하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획일적인 인하도 어설펐지만 1조 5000억 규모의 유가환급금도 문제였다. 아까운 정부 예산으로 황당한 돈 잔치를 벌였을 뿐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현행 유류세 제도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남아돌던 전력 수급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된 것도 잘못된 유류세 때문이다. 수많은 보조금과 면세 제도에 의한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택시와 시내버스에 폭발 위험이 심각한 가스 연로를 강제하고 있는 것도 유류세와 무관하지 않다.
에너지 소비 절약과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조세 정책의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반드시 세수가 줄어든다고 예단할 이유는 없다. 유류세가 합리적으로 개편하면 가짜석유에 의한 세금 탈루는 저절로 줄어들어서 오히려 유류세 세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화물차와 택시에 지급하는 엄청난 규모의 유가보조금과 농어민용 면세유 제도의 개선이 가능해져서 불필요한 재정 수요도 줄일 수 있다. 산업부의 쌈지돈으로 전락해버린 석유판매분담금도 정리를 해야 한다. 시내버스에 대한 연료비 지원도 정리할 수 있다. 유류세 개편을 무작정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실효성이 없는 알뜰주유소, 혼합판매, 전자상거래에 의한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일본에게 우리 경유 시장의 10%를 내주기 위해 정부가 연간 700억을 쓰고 있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휘발유 수입을 중국 정유사에 떠맡기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일본과 중국 정유사를 살려주기 위한 엉터리 기름값 안정대책은 당장 포기해야 한다. 기름값 정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도 필요하다. 이미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에 석유부문의 무역에서 흑자가 1조원이나 줄었다고 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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