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하고 공유하라/제프 자비스 지음/청림출판 펴냄/403쪽/1만6000원
사생활 침해에 대한 두려움을 관통하는 주제 중의 하나는 `기술'이다. 1890년에는 두려움의 원인이 카메라였다. 1888년 코닥이 최초로 상자 모양의 휴대용 스냅샷 카메라를 출시하자 온갖 소동이 벌어졌다.
1899년 뉴욕타임스는 `코닥마귀'들이 뉴포트의 숙녀들을 희롱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거리 곳곳에서 코닥 카메라에 숙녀들의 얼굴이 찍히고 있다"며 분개했다.
수백 년 전에는 인쇄기계가 원인이었다. 1440∼1450년에 발명된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사람의 생각이 영구히 기록되고 그 사람의 이름으로 널리 퍼진다는 점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인쇄술의 발명은 상위계층만 독점하던 정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누리던 특권과 권력을 분산시켜 새로운 세상을 여는 단초가 됐다.
새 천년이 시작된 뒤에는 인터넷이 사생활에 대한 공포를 낳고 있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자신의 생각과 사진, 비디오 등을 공유하면서 점점 더 공개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 자비스의 신작 `공개하고 공유하라'는 SNS 플랫폼 등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및 공공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현대 사회를 집중 조명하고, 정보를 공유할 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강조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공적, 개인적 정보가 노출될수록 사생활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일명 `신상털기'를 당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줄을 잇고, 기업에 제공된 개인정보는 거래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일쑤다. 이에 사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무료 콘텐츠와 서비스, 사회생활 개선,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이용해 우리를 공개하게 하는 회사와 기술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개에 따른 공공화는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며, 각종 정보를 교류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경계를 낮추는 등 수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공공화는 낯선 사람이라는 개념에 도전장을 던지고,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시킨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는 모르던 사람과도 단 몇 분만에 아는 사이가 될 수 있으며, 관계를 맺은 사이에서는 서로 소통하며 심리적, 정서적, 경제적 관계를 쌓아간다.
또한 공공화는 기업들이 일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고객들과 공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제품은 더 나아지고, 실수는 더 적어지며, 마케팅 비용은 줄어들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 로컬 모터스는 고객이 디자인한 차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업계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정부 또한 공공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는 각국 정부들도 국민에게 정보공개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이나 범죄를 막거나 개인을 보호해야할 때가 아니라면 공직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하고 있는 일을 국민에게 숨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빈곤 등의 과제들은 국민들과 공개적으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제프 자비스는 공개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적절한 공개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 침해와 그 반대 급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생활 침해, 정보 악용에 관한 논쟁을 이어가는 것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나리기자 narinal@
사생활 침해에 대한 두려움을 관통하는 주제 중의 하나는 `기술'이다. 1890년에는 두려움의 원인이 카메라였다. 1888년 코닥이 최초로 상자 모양의 휴대용 스냅샷 카메라를 출시하자 온갖 소동이 벌어졌다.
1899년 뉴욕타임스는 `코닥마귀'들이 뉴포트의 숙녀들을 희롱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거리 곳곳에서 코닥 카메라에 숙녀들의 얼굴이 찍히고 있다"며 분개했다.
수백 년 전에는 인쇄기계가 원인이었다. 1440∼1450년에 발명된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사람의 생각이 영구히 기록되고 그 사람의 이름으로 널리 퍼진다는 점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인쇄술의 발명은 상위계층만 독점하던 정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누리던 특권과 권력을 분산시켜 새로운 세상을 여는 단초가 됐다.
새 천년이 시작된 뒤에는 인터넷이 사생활에 대한 공포를 낳고 있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자신의 생각과 사진, 비디오 등을 공유하면서 점점 더 공개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 자비스의 신작 `공개하고 공유하라'는 SNS 플랫폼 등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및 공공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현대 사회를 집중 조명하고, 정보를 공유할 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강조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공적, 개인적 정보가 노출될수록 사생활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일명 `신상털기'를 당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줄을 잇고, 기업에 제공된 개인정보는 거래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일쑤다. 이에 사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무료 콘텐츠와 서비스, 사회생활 개선,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이용해 우리를 공개하게 하는 회사와 기술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개에 따른 공공화는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며, 각종 정보를 교류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경계를 낮추는 등 수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공공화는 낯선 사람이라는 개념에 도전장을 던지고,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강화시킨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는 모르던 사람과도 단 몇 분만에 아는 사이가 될 수 있으며, 관계를 맺은 사이에서는 서로 소통하며 심리적, 정서적, 경제적 관계를 쌓아간다.
또한 공공화는 기업들이 일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고객들과 공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제품은 더 나아지고, 실수는 더 적어지며, 마케팅 비용은 줄어들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 로컬 모터스는 고객이 디자인한 차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업계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정부 또한 공공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는 각국 정부들도 국민에게 정보공개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이나 범죄를 막거나 개인을 보호해야할 때가 아니라면 공직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하고 있는 일을 국민에게 숨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빈곤 등의 과제들은 국민들과 공개적으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제프 자비스는 공개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적절한 공개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 침해와 그 반대 급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생활 침해, 정보 악용에 관한 논쟁을 이어가는 것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나리기자 nar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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