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에디슨, 엘비스 프레슬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모두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다. 문명화와 산업화 이후 과잉섭취와 활동량 부족으로 세계 당뇨병 환자 수가 급증해 2030년까지 4억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인도에서 당뇨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당뇨병을 `아시아의 재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30세 이상 성인 10.3%가 당뇨병 환자이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25%가 당뇨병 환자로 추산된다. 당뇨병 진료로 인한 의료비 역시 4500억 원에 육박한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져서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음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이 혈액에서 세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산되는데, 인슐린 분비 혹은 기능 이상으로 인해 포도당이 세포 내로 이동하지 못해 혈당이 올라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생물학적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비만이 주요 원인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뇨 환자의 50% 이상이 비만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비만상태에서는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필요한 인슐린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돼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지방세포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방세포라고 부르는 백색 지방세포(WAT)는 주로 피하와 장기 주위에 퍼져 있으며 우리 몸의 연료를 저장하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 허릿살이나 허벅지살 등의 주범이다.
반면 갈색 지방세포(BAT)는 우리 몸의 연료, 즉 포도당을 태워 몸에 필요한 열을 만들어 내는 난로 역할을 한다. 백색 지방세포가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데 반해 갈색지방세포는 혈관이 많이 분포하고 철 함량이 많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소기관이 많아 갈색을 띤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겨우내 얼어죽지 않는 비결은 바로 갈색지방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 백색 지방세포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원을 조금씩 사용하여 대사기능을 유지한다. 봄이 와서 기온이 올라가면 갈색 지방세포 속에 있는 UCP(uncoupling protein)라는 단백질이 동시에 가동돼 지방을 순식간에 태우고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이 온 몸으로 퍼져 정상 체온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갈색 지방세포와 관련해 최근 많은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들은 혈당 수치가 정상적인 마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갈색 지방 분포가 더 많고, 과체중 및 비만 환자는 갈색 지방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들에 따르면, 특정 약물로 백색 지방을 갈색 지방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갈색 지방세포를 더 많이 만들고 활성화하면 지방으로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갈색 지방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갈색 지방은 나이가 들면서 비중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역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백색 지방세포 내에 있는 과잉 에너지를 없앤다. 또 운동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양은 실제 운동에 들어가는 에너지양보다 훨씬 더 많은데 이는 갈색 지방세포가 활성화돼 열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최근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운동을 할 때 근육세포에서 아이리신이라는 특정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호르몬이 백색 지방세포를 갈색 지방세포로 변환시켜 열 발생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운동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갈색 지방세포가 활성화되는 또 다른 요인은 기온이다. 갈색 지방세포는 기온이 낮을 때 더 활성화된다. 유전적으로 백색 지방과 갈색 지방이 구분돼 표시되도록 만든 쥐를 1주일 동안 섭씨 8도에 노출시킨 뒤 다시 상온에서 살게 하면 낮은 기온 환경에서는 백색 지방 조직 속에서 갈색 지방세포들이 형성됐다가 정상 기온으로 바뀌면서 갈색 지방세포들이 다시 백색 지방으로 전환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람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갈색 지방을 50그램만 증가시켜도 에너지 소비가 20% 늘어난다는 사실은 갈색 지방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방은 흔히 비만을 일으켜 성인병을 유발하고 몸매를 망치는 주범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듯이 지방도 좋은 착한 지방, 몸에 해가 되는 나쁜 지방이 있다.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를 통해 난치병으로 일컫는 비만 및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국가적 경제 손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장현 울산과기대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
바로 모두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다. 문명화와 산업화 이후 과잉섭취와 활동량 부족으로 세계 당뇨병 환자 수가 급증해 2030년까지 4억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인도에서 당뇨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당뇨병을 `아시아의 재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30세 이상 성인 10.3%가 당뇨병 환자이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25%가 당뇨병 환자로 추산된다. 당뇨병 진료로 인한 의료비 역시 4500억 원에 육박한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져서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음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이 혈액에서 세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산되는데, 인슐린 분비 혹은 기능 이상으로 인해 포도당이 세포 내로 이동하지 못해 혈당이 올라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생물학적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비만이 주요 원인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뇨 환자의 50% 이상이 비만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비만상태에서는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필요한 인슐린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돼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지방세포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방세포라고 부르는 백색 지방세포(WAT)는 주로 피하와 장기 주위에 퍼져 있으며 우리 몸의 연료를 저장하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 허릿살이나 허벅지살 등의 주범이다.
반면 갈색 지방세포(BAT)는 우리 몸의 연료, 즉 포도당을 태워 몸에 필요한 열을 만들어 내는 난로 역할을 한다. 백색 지방세포가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데 반해 갈색지방세포는 혈관이 많이 분포하고 철 함량이 많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소기관이 많아 갈색을 띤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겨우내 얼어죽지 않는 비결은 바로 갈색지방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 백색 지방세포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원을 조금씩 사용하여 대사기능을 유지한다. 봄이 와서 기온이 올라가면 갈색 지방세포 속에 있는 UCP(uncoupling protein)라는 단백질이 동시에 가동돼 지방을 순식간에 태우고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이 온 몸으로 퍼져 정상 체온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갈색 지방세포와 관련해 최근 많은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들은 혈당 수치가 정상적인 마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갈색 지방 분포가 더 많고, 과체중 및 비만 환자는 갈색 지방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들에 따르면, 특정 약물로 백색 지방을 갈색 지방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갈색 지방세포를 더 많이 만들고 활성화하면 지방으로 비만과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갈색 지방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갈색 지방은 나이가 들면서 비중이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역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백색 지방세포 내에 있는 과잉 에너지를 없앤다. 또 운동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양은 실제 운동에 들어가는 에너지양보다 훨씬 더 많은데 이는 갈색 지방세포가 활성화돼 열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최근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운동을 할 때 근육세포에서 아이리신이라는 특정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호르몬이 백색 지방세포를 갈색 지방세포로 변환시켜 열 발생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운동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갈색 지방세포가 활성화되는 또 다른 요인은 기온이다. 갈색 지방세포는 기온이 낮을 때 더 활성화된다. 유전적으로 백색 지방과 갈색 지방이 구분돼 표시되도록 만든 쥐를 1주일 동안 섭씨 8도에 노출시킨 뒤 다시 상온에서 살게 하면 낮은 기온 환경에서는 백색 지방 조직 속에서 갈색 지방세포들이 형성됐다가 정상 기온으로 바뀌면서 갈색 지방세포들이 다시 백색 지방으로 전환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람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갈색 지방을 50그램만 증가시켜도 에너지 소비가 20% 늘어난다는 사실은 갈색 지방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방은 흔히 비만을 일으켜 성인병을 유발하고 몸매를 망치는 주범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듯이 지방도 좋은 착한 지방, 몸에 해가 되는 나쁜 지방이 있다.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를 통해 난치병으로 일컫는 비만 및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국가적 경제 손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장현 울산과기대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