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대여뒤 반환 ‘감감무소식’… 가격낮추기 악용 우려
대형 IT업체들이 테스트 명목으로 중소 하드웨어(HW)업체들로부터 무상으로 장비를 제공 받은 뒤 장기간 되돌려 주지 않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행태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격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IT업체들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제품성능테스트(BMT)를 이유로 중소HW 업체들에게 장비를 제공받은 뒤, 최대 1년 가까이 장비를 되돌려 주지 않고 있다.
대형IT업체에 제공한 장비가 대당 100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실이 적지 않지만, 추후 사업에서 불이익을 당할까봐 회수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실제 한 서버업체는 올 초 LG엔시스에 고성능컴퓨팅(HPC)용 x86서버 3대를 BMT 명목으로 제공했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되돌려 받지 못했다. 이 회사는 수천만원 가량의 장비를 제공했지만 계약은커녕 `장비 검증 중'이라는 답변만 듣다가 최근 장비를 전량 회수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BMT 명목으로 장비를 먼저 요구할 경우 어느 정도 최종 계약과 관련한 교감이 있기 마련"이라며 "8개월이 지나도록 테스트만 하고 있어 추후 사업에서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 서버업체 관계자 역시 "올 1분기에 대형 SI업체가 구매를 전제로 장비 테스트를 원해 서버를 제공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성능에 문제가 있다며 원가보다 훨씬 떨어진 가격에 판매하기를 요구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장비를 회수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런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소HW업계는 제품별 표준화가 이뤄진 x86서버는 6개월 이상 테스트할 이유가 없다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시간 끌기'이거나 테스트가 아닌 다른 용도로 서버를 쓰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는 대형IT업체들이 테스트용 장비를 요구할 경우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테스트 일정과 이를 초과할 시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LG엔시스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워낙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다 보니 테스트 장비를 받아 놓고 깜빡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BMT 장비는 공식적으로 들어온 게 아니어서 관리 주체가 모호했는데, 확인해서 놓친 부분이 있다면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gyc@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IT업체들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제품성능테스트(BMT)를 이유로 중소HW 업체들에게 장비를 제공받은 뒤, 최대 1년 가까이 장비를 되돌려 주지 않고 있다.
대형IT업체에 제공한 장비가 대당 100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실이 적지 않지만, 추후 사업에서 불이익을 당할까봐 회수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실제 한 서버업체는 올 초 LG엔시스에 고성능컴퓨팅(HPC)용 x86서버 3대를 BMT 명목으로 제공했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되돌려 받지 못했다. 이 회사는 수천만원 가량의 장비를 제공했지만 계약은커녕 `장비 검증 중'이라는 답변만 듣다가 최근 장비를 전량 회수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BMT 명목으로 장비를 먼저 요구할 경우 어느 정도 최종 계약과 관련한 교감이 있기 마련"이라며 "8개월이 지나도록 테스트만 하고 있어 추후 사업에서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 서버업체 관계자 역시 "올 1분기에 대형 SI업체가 구매를 전제로 장비 테스트를 원해 서버를 제공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성능에 문제가 있다며 원가보다 훨씬 떨어진 가격에 판매하기를 요구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장비를 회수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런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소HW업계는 제품별 표준화가 이뤄진 x86서버는 6개월 이상 테스트할 이유가 없다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시간 끌기'이거나 테스트가 아닌 다른 용도로 서버를 쓰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는 대형IT업체들이 테스트용 장비를 요구할 경우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테스트 일정과 이를 초과할 시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LG엔시스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워낙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하다 보니 테스트 장비를 받아 놓고 깜빡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BMT 장비는 공식적으로 들어온 게 아니어서 관리 주체가 모호했는데, 확인해서 놓친 부분이 있다면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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