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를 촉발시켰던 장외파생상품(OTC, Over-the-Counter)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파생상품이란 기본적으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해 새로운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는 금융상품입니다.
당초 파생상품은 위험방지(헤지)의 목적으로 주로 운용돼 왔습니다.
예컨대, 자신이 기초자산을 매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기초자산의 하락에 동시 베팅함으로써 매각 시의 손실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장외파생상품의 거래가 헤지 목적보다는 수익추구에 집중되면서 파생상품의 거래량이 근원자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4대 투자은행(IB)으로 꼽히던 리먼 브라더스가 600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고, 메릴린치ㆍAIG와 같은 대형사들이 연이어 스러지자 국제 사회는 장외파생상품이 가진 위험성을 파악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규제 조치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난 3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의 도입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오는 12월부터 한국거래소는 우선적으로 원화IRS에 대한 자율청산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장외시장의 파생상품을 장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외파생상품 거래 인프라,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 CCP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상대방의 리스크를 해소해 연쇄적인 파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일반적으로 파생상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금융상품 거래는 매매체결, 청산(clearing), 결제의 단계로 이뤄집니다.
청산은 거래당사자 사이의 채권과 채무를 산출하고, 이에 대한 결제를 지시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CCP는 장외파생상품의 매도자 또는 매수자의 역할을 직접 수행해 청산과 결제 이행을 보증합니다.
이를 통해 거래상대방의 결제 불이행을 사전에 차단하게 됩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금리스와프(IRS), CDS 및 상품파생거래에 대한 청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주식과 역외선물환(NDF)와 같은 통화파생상품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도 2011년부터 CDS 청산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에는 IRS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2009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장외파생상품 규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처음으로 이뤄지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장외파생상품의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 CCP 외에도 장외파생상품의 상세 계약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거래정보저장소(TR), 조직화된 방식의 전자거래플랫폼 등을 도입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아직까지 CCP를 제외한 나머지 장외파생상품 규제를 위한 인프라 도입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CP도입에 따른 거래 환경 변화=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시장 규제환경 변화와 국내시장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장외파생상품 규제가 장외파생상품의 거래 환경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외상품거래에서 파산 위험을 대비하고자 하는 CCP의 기본적 성격상, CCP에 참여하는 회원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담보전환 서비스와 같은 형태의 거래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담보전환 서비스는 양질의 담보를 보유하지 않은 거래자들이 장외파생상품거래에 필요한 담보를 확보하기 위해 신용도가 높은 금융사에 회사채 등 담보가치가 낮은 채권을 맡기면, 중개기관이 이를 환매조건부채권(Repo)시장에서 현금으로 조달해 CCP에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Repo시장 개입 및 담보전환 서비스 자체에 내재된 유동성 위험성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관련된 CCP의 도입이 확정된 만큼 이러한 위험요인과 환경변화에 사전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시장과 관련된 규제 강화의 흐름은 최근 수년간 지속돼 왔고,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완결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새로운 과제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장참가자 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도 사전적이고 경직적인 대응방식을 마련해 놓고 이를 지키는 것보다는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일기자 ryuryu@
파생상품이란 기본적으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해 새로운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는 금융상품입니다.
당초 파생상품은 위험방지(헤지)의 목적으로 주로 운용돼 왔습니다.
예컨대, 자신이 기초자산을 매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기초자산의 하락에 동시 베팅함으로써 매각 시의 손실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장외파생상품의 거래가 헤지 목적보다는 수익추구에 집중되면서 파생상품의 거래량이 근원자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4대 투자은행(IB)으로 꼽히던 리먼 브라더스가 600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고, 메릴린치ㆍAIG와 같은 대형사들이 연이어 스러지자 국제 사회는 장외파생상품이 가진 위험성을 파악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규제 조치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난 3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의 도입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오는 12월부터 한국거래소는 우선적으로 원화IRS에 대한 자율청산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장외시장의 파생상품을 장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외파생상품 거래 인프라,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 CCP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상대방의 리스크를 해소해 연쇄적인 파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일반적으로 파생상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금융상품 거래는 매매체결, 청산(clearing), 결제의 단계로 이뤄집니다.
청산은 거래당사자 사이의 채권과 채무를 산출하고, 이에 대한 결제를 지시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CCP는 장외파생상품의 매도자 또는 매수자의 역할을 직접 수행해 청산과 결제 이행을 보증합니다.
이를 통해 거래상대방의 결제 불이행을 사전에 차단하게 됩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금리스와프(IRS), CDS 및 상품파생거래에 대한 청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주식과 역외선물환(NDF)와 같은 통화파생상품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도 2011년부터 CDS 청산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에는 IRS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2009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장외파생상품 규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처음으로 이뤄지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장외파생상품의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 CCP 외에도 장외파생상품의 상세 계약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거래정보저장소(TR), 조직화된 방식의 전자거래플랫폼 등을 도입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아직까지 CCP를 제외한 나머지 장외파생상품 규제를 위한 인프라 도입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CP도입에 따른 거래 환경 변화=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시장 규제환경 변화와 국내시장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장외파생상품 규제가 장외파생상품의 거래 환경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외상품거래에서 파산 위험을 대비하고자 하는 CCP의 기본적 성격상, CCP에 참여하는 회원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담보전환 서비스와 같은 형태의 거래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담보전환 서비스는 양질의 담보를 보유하지 않은 거래자들이 장외파생상품거래에 필요한 담보를 확보하기 위해 신용도가 높은 금융사에 회사채 등 담보가치가 낮은 채권을 맡기면, 중개기관이 이를 환매조건부채권(Repo)시장에서 현금으로 조달해 CCP에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Repo시장 개입 및 담보전환 서비스 자체에 내재된 유동성 위험성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관련된 CCP의 도입이 확정된 만큼 이러한 위험요인과 환경변화에 사전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장외파생상품시장과 관련된 규제 강화의 흐름은 최근 수년간 지속돼 왔고,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완결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새로운 과제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장참가자 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도 사전적이고 경직적인 대응방식을 마련해 놓고 이를 지키는 것보다는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일기자 ryuryu@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