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비용 증가에 속앓이… 정부, 약속뒤 실태파악조차 안해
정부가 상용 소프트웨어(SW)를 구입하면서 관행적으로 1년간 공짜로 유지관리를 받아왔던 폐단을 고치겠다고 약속했지만 흐지부지된 상태다. 특히 유지관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붇고 있는 정보보호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공짜 관리를 해주고 있지만 속은 곪고 있다.
10일 정보보호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당초 정부가 이행하기로 했던 `1년 무상 유지관리 개선 및 유료 전환'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상용SW 유지관리 합리화 대책'을 내놨다. 이 정책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나 공공기관이 상용SW를 구매하고도 유상 유지관리와 무료 하자보수를 구분하지 못해 관행적으로 1년간 공짜 유지관리 서비스를 받았던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 공공기관들이 무상 유지관리를 유상으로 전환 계약했다는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수의 SW업체 대표들은 "아직까지 유상 전환을 한 공공기관은 거의 없다"면서 "내년에는 (유상 유지관리)계약을 체결해 줄까 싶었지만 14년도 정부 예산을 보면 유지관리에 대한 부분이 없고, 우리에게도 유상 전환계약을 위한 요청이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주무부처 공무원들은 이 정책에 대해 제대로 설명조차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2012년 정책발표에 대해 알고 있다. 유상유지관리 계약을 즉각 체결하지 않을 경우 이는 감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마땅히 이행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주기관의 계약관행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겠냐"며 말을 흐렸다. 미래부가 조사나 실태파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조사는 하지 못했고, 실제 계약 관행이 개선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답이 이어졌다.
올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SW 활성화 대책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또한번 제기됐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2012년 발표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이 무상 유지관리를 하지 못하도록 국가계약상 `예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내놓기로 한 대책은 아직 나오질 않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나태한 태도는 특히 유지관리에 비용이 큰 정보보호업계에서는 `손톱 밑 가시'로 작용하고 있다.
한 정보보호업체 대표는 "보안 제품의 경우 매일 매시간 새로운 해킹 공격에 대해 실시간 업데이트를 하는 등 유지관리에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데, 이에 대한 정당한 계약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매우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는"심지어 무상으로 1년간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1년 이후 그 고객은 유지관리 서비스를 당연히 `공짜'라고 생각해 아예 유상 유지관리 전환 자체를 꺼리는 경향까지 보인다"면서 "1년이든, 6개월이든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SW 공급과 동시에 유상 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보안업체 대표는 "올해 내내 실적이 너무나 좋지 않다. 특별히 영업을 못해서가 아니라 잇따라 발생하는 사이버침해사고로 인해 공공기관 등의 인력 요청이 많기 때문에 인력 채용 및 R&D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같은 투자가 유지관리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이익으로 돌아오질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정부가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자꾸 정부 조직과 기관만 늘리는데, 그런 것 보다 제발 가져다 쓴 SW에 대해 제대로 값을 지불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면서 "첫 구매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역시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SW대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10일 정보보호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당초 정부가 이행하기로 했던 `1년 무상 유지관리 개선 및 유료 전환'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상용SW 유지관리 합리화 대책'을 내놨다. 이 정책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나 공공기관이 상용SW를 구매하고도 유상 유지관리와 무료 하자보수를 구분하지 못해 관행적으로 1년간 공짜 유지관리 서비스를 받았던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 공공기관들이 무상 유지관리를 유상으로 전환 계약했다는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수의 SW업체 대표들은 "아직까지 유상 전환을 한 공공기관은 거의 없다"면서 "내년에는 (유상 유지관리)계약을 체결해 줄까 싶었지만 14년도 정부 예산을 보면 유지관리에 대한 부분이 없고, 우리에게도 유상 전환계약을 위한 요청이 없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주무부처 공무원들은 이 정책에 대해 제대로 설명조차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2012년 정책발표에 대해 알고 있다. 유상유지관리 계약을 즉각 체결하지 않을 경우 이는 감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마땅히 이행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주기관의 계약관행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겠냐"며 말을 흐렸다. 미래부가 조사나 실태파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조사는 하지 못했고, 실제 계약 관행이 개선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답이 이어졌다.
올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SW 활성화 대책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또한번 제기됐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2012년 발표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이 무상 유지관리를 하지 못하도록 국가계약상 `예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내놓기로 한 대책은 아직 나오질 않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나태한 태도는 특히 유지관리에 비용이 큰 정보보호업계에서는 `손톱 밑 가시'로 작용하고 있다.
한 정보보호업체 대표는 "보안 제품의 경우 매일 매시간 새로운 해킹 공격에 대해 실시간 업데이트를 하는 등 유지관리에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데, 이에 대한 정당한 계약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매우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는"심지어 무상으로 1년간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1년 이후 그 고객은 유지관리 서비스를 당연히 `공짜'라고 생각해 아예 유상 유지관리 전환 자체를 꺼리는 경향까지 보인다"면서 "1년이든, 6개월이든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SW 공급과 동시에 유상 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보안업체 대표는 "올해 내내 실적이 너무나 좋지 않다. 특별히 영업을 못해서가 아니라 잇따라 발생하는 사이버침해사고로 인해 공공기관 등의 인력 요청이 많기 때문에 인력 채용 및 R&D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같은 투자가 유지관리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이익으로 돌아오질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정부가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자꾸 정부 조직과 기관만 늘리는데, 그런 것 보다 제발 가져다 쓴 SW에 대해 제대로 값을 지불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면서 "첫 구매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역시 마땅히 지불해야 하는 SW대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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