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우리나라를 덮친 초미세먼지(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 PM-2.5라고 한다. 코 섬막과 기관지를 통과해 폐포까지 도달한다)로 인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사태가 심각한 데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뉴스만 있지 해결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발생원이 국경 넘어 있고 해법도 당장 손쓸 범위를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가 10㎍/㎥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7% 증가하고, 호흡기 관련 사망률은 12% 상승한다고 한다. 초미세먼지가 닥칠 때마다 국내 천식 등 기관지염 환자가 10%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입원비 11%, 외래 진료비도 15% 증가한다. 모공까지 통과한다고 하니 분진마스크까지 쓴다 해도 근본적 대처가 못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마스크도 100% 필터링은 어렵다. 초미세먼지를 `회색테러'라 부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발생원의 30~60%은 중국으로부터 온다. 기단 이동과 함께 유입된 것들이다. 중국에서 겨울철 석탄 난방을 시작하면서 기존 공장 매연과 자동차 배출가스와 합쳐져 초미세먼지가 급격히 상승한다. 중국에서 난방에 쓰이는 석탄은 우리의 연탄처럼 제대로 가공된 게 아니고 덩어리 형태로서 타게 되면 검댕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이 바로 초미세먼지를 함유하고 있다.
중국의 석탄 난방이 유발하는 문제는 흔히 공유지의 비극으로 설명된다. 개인의 합리적인 경제행위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 전체적으로는 비용을 유발한다. 당장의 난방으로 얻는 혜택이 대기질 악화로 내게 돌아오는 피해 보다 크기 때문에 이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작은 규모의 공유지인 어장이나 공동 목초지처럼, 대기도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해서는 공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공유지의 관리를 위해 환경기준치를 엄정하게 세우고 단속해야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미온적이었다. 경제성장을 위해 선제적 비용 지불을 외면해왔다. 중국 정부는 6대 국정 과제에 환경친화정책을 포함하며 2017년까지 베이징 초미세먼지를 25%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우는 등 뒤늦게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유지의 비극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9)에서 발표된 중국의 미래 기후전망에 따르면 중국 미세먼지 배출량은 2022년,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화가 치밀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 여론을 보면 왜 우리가 유발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느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내놓는 국민들의 초미세먼지 대처법이란 외출을 삼가고 황사마스크를 쓰며 물을 자주 마시라는 것 정도다. 초미세먼지 관련 대책에 관한 한 무정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미세먼지가 공유지의 비극적 성격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우리 환경부가 대책 수립에 시도도 않는 이유는 `피해의 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로 인해 환경부만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다는 공유지의 비극논리가 해법 찾기에도 작용하고 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유발된 초미세먼지는 거대 외부불경제다. 국경을 넘는 외부성에 대한 해결은 협약이나 전쟁 등 국제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해결 방안의 어려움과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대책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악재에는 반드시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1952년 12월 초 5일 만에 4000여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런던스모그를 계기로 영국은 환경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 악재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할 때다. 국내 모 공기청정기 업체는 대중국 수출량이 3배 늘었다고 한다. 5일 황사마스크가 시장에서 동났다.
초미세먼지는 분명 엄청난 비용을 유발한다. 하지만 공기오염 저감기술과 산업이 성장할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부가 당장의 대책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친환경 기술개발과 기업의 지원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은 그나마 위안을 얻을 것이다.
이규화 IT융합산업연구소장ㆍ선임기자
사태가 심각한 데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뉴스만 있지 해결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발생원이 국경 넘어 있고 해법도 당장 손쓸 범위를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가 10㎍/㎥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7% 증가하고, 호흡기 관련 사망률은 12% 상승한다고 한다. 초미세먼지가 닥칠 때마다 국내 천식 등 기관지염 환자가 10%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입원비 11%, 외래 진료비도 15% 증가한다. 모공까지 통과한다고 하니 분진마스크까지 쓴다 해도 근본적 대처가 못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마스크도 100% 필터링은 어렵다. 초미세먼지를 `회색테러'라 부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발생원의 30~60%은 중국으로부터 온다. 기단 이동과 함께 유입된 것들이다. 중국에서 겨울철 석탄 난방을 시작하면서 기존 공장 매연과 자동차 배출가스와 합쳐져 초미세먼지가 급격히 상승한다. 중국에서 난방에 쓰이는 석탄은 우리의 연탄처럼 제대로 가공된 게 아니고 덩어리 형태로서 타게 되면 검댕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이 바로 초미세먼지를 함유하고 있다.
중국의 석탄 난방이 유발하는 문제는 흔히 공유지의 비극으로 설명된다. 개인의 합리적인 경제행위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 전체적으로는 비용을 유발한다. 당장의 난방으로 얻는 혜택이 대기질 악화로 내게 돌아오는 피해 보다 크기 때문에 이 딜레마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작은 규모의 공유지인 어장이나 공동 목초지처럼, 대기도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해서는 공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공유지의 관리를 위해 환경기준치를 엄정하게 세우고 단속해야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미온적이었다. 경제성장을 위해 선제적 비용 지불을 외면해왔다. 중국 정부는 6대 국정 과제에 환경친화정책을 포함하며 2017년까지 베이징 초미세먼지를 25%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우는 등 뒤늦게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유지의 비극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9)에서 발표된 중국의 미래 기후전망에 따르면 중국 미세먼지 배출량은 2022년,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화가 치밀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 여론을 보면 왜 우리가 유발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느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내놓는 국민들의 초미세먼지 대처법이란 외출을 삼가고 황사마스크를 쓰며 물을 자주 마시라는 것 정도다. 초미세먼지 관련 대책에 관한 한 무정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미세먼지가 공유지의 비극적 성격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우리 환경부가 대책 수립에 시도도 않는 이유는 `피해의 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로 인해 환경부만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다는 공유지의 비극논리가 해법 찾기에도 작용하고 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유발된 초미세먼지는 거대 외부불경제다. 국경을 넘는 외부성에 대한 해결은 협약이나 전쟁 등 국제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해결 방안의 어려움과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대책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악재에는 반드시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1952년 12월 초 5일 만에 4000여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런던스모그를 계기로 영국은 환경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 악재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할 때다. 국내 모 공기청정기 업체는 대중국 수출량이 3배 늘었다고 한다. 5일 황사마스크가 시장에서 동났다.
초미세먼지는 분명 엄청난 비용을 유발한다. 하지만 공기오염 저감기술과 산업이 성장할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부가 당장의 대책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친환경 기술개발과 기업의 지원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은 그나마 위안을 얻을 것이다.
이규화 IT융합산업연구소장ㆍ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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