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발전 막는 `연초 쏠림 발주`

입력: 2013-12-18 20:25 이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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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공정보화 73% 1분기 몰려
나눠먹기ㆍ다단계 하도급 유발
업무 품질 저하 `악순환` 우려도

정부가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의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공공기관의 정보화 사업을 연중 고르게 발주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내년 정부의 정보화 발주의 약 90%가 상반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에 73.8%가 몰려 정부의 당초 발표와 달리 예년과 큰 차이가 없게 책정됐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의 2014년 SW 수요예보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정보화 예산 3조2821억원 중 74%에 해당하는 2조4231억원이 1분기에 몰려있다. 또 2분기 예산은 4969억원으로 15.1%에 달해 내년 상반기 중 2조9200억원이 집행돼 연간 예산의 8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조1836억원, 상반기 2조7927억원(84.8%)에 비해 오히려 4% 가량 높아진 수치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발주가 상반기에 몰려 과열경쟁, 인력수급 불균형, SW업계의 안정적인 경영 등을 저해한다는 판단아래,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을 고르게 안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W업계도 공공기관 정보화 입찰이 1분기에 몰려 입찰만 따내면 된다는 식의 관행을 만들고 있어, 고른 발주를 통해 완화시켜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특히 1분기 편중된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은 SW업체들의 다단계 하도급 문화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1분기 입찰에 실패한 업체들이 입찰을 따낸 업체의 하도급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꺼번에 몰려 있는 발주 시기는 SW업체들의 업무품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정보화 발주 시점이 연초에 쏠리면서 SW업체 입장에서는 입찰 유무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공공발주 사업 관련업체들이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고른 발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측은 내년 경기가 불투명해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예산 조기 집행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 발주가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며 "또, 현실적으로 예산 책정과 집행이 연단위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발주한 사업이 해를 넘기게 되면 집행과 관리 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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