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가 대부분…정품 확산 `외산기업만 배불리기` 지적
#A경사는 불법 소프트웨어(SW) 신고를 받고 현장을 덮쳤다. 막상 현장에 가보니 허름한 빌딩 사무실에 직원 4명 가량이 앉아 있었다. A경사와 단속반이 이 회사에서 발견한 불법SW 사용금액은 1000만원 가량. 이 회사 대표는 애원했다. 한 달을 버티기가 힘든 상황에서 `청천벽력'이란 것이다. 영세한 업체지만 SW를 불법 다운로드받은 것은 범죄다. A경사는 범죄행위임을 얘기했지만, 한편으로는 불법SW 단속에 대한 회의감도 느꼈다.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SW 불법복제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 단속에 나서는 경찰들의 애환도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연합(BSA)조사에 따르면, 2000년에 56%에 달하던 국내 SW불법복제율이 2011년 40%까지 줄어드는 등 지난 10년새 크게 줄었다. OECD 34개 국가 평균치인 26%보다는 높지만, 아시아지역 평균(60%)에 비해서는 낮다.
SW불법복제률이 1% 증가할 때마다 37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다는 BSA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새 SW불법복제가 감소하면서 국내 피해액이 상당히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SW불법복제 감소는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일선 경찰들의 노력도 컸다. 전국에 있는 일선 경찰서의 사이버수사팀들이 사회 곳곳에서 불법복제 현장을 단속하면서 정품SW 사용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들이 느끼는 회의도 커지고 있다. 생계형 범죄, 즉 불법SW로 사업을 이어가는 영세한 업체들을 단속할 때 더 커진다. 정품SW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전에 비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단속이 많아진 것이 한 요인이다.
서울지역 모 경찰서의 사이버팀장은 "불법SW단속을 통해 정품SW 사용을 이끈다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5명 남짓한 인원이 작은 사무실에 모여 있는데, 이들한테 적으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까지 SW가격을 내라고 얘기할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들이 겪는 또 다른 안타까움은 단속이 국내 기업보다는 외국계 SW기업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SW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SW저작권침해로 적발된 업체는 총 414곳으로, 피해금액은 208억8200만원으로 추산된다. 용도별로는 일반사무용(4420건)이 가장 많고, 운영체제(3385건), 유틸리티(2316건), 서버(1740건) 순이었다. 이들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외산 제품으로 한글과컴퓨터, 안랩 등 국산 제품의 비율은 미미하다. 특히 용도별 피해금액으로 따져보면 외산 제품이 대부분인 CADㆍCAM이 111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전남지역 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보통 변호사를 통해 신고가 들어와 단속을 나가게 되는데 변호사들이 합의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가인 외산 SW제품들의 불법 복제 내역을 들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SW정품 사용 문화를 확산은 좋지만, 실컷 단속해서 결국 그 돈이 외산 SW기업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힘이 빠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W저작권협회 관계자는 "SW단속이 과도한 금액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 원만한 선에서 합의하고 형사소송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며 "단속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생길 때도 있지만 국내에 정품 SW를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SW를 파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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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SW 불법복제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 단속에 나서는 경찰들의 애환도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연합(BSA)조사에 따르면, 2000년에 56%에 달하던 국내 SW불법복제율이 2011년 40%까지 줄어드는 등 지난 10년새 크게 줄었다. OECD 34개 국가 평균치인 26%보다는 높지만, 아시아지역 평균(60%)에 비해서는 낮다.
SW불법복제률이 1% 증가할 때마다 37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다는 BSA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새 SW불법복제가 감소하면서 국내 피해액이 상당히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SW불법복제 감소는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일선 경찰들의 노력도 컸다. 전국에 있는 일선 경찰서의 사이버수사팀들이 사회 곳곳에서 불법복제 현장을 단속하면서 정품SW 사용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들이 느끼는 회의도 커지고 있다. 생계형 범죄, 즉 불법SW로 사업을 이어가는 영세한 업체들을 단속할 때 더 커진다. 정품SW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전에 비해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단속이 많아진 것이 한 요인이다.
서울지역 모 경찰서의 사이버팀장은 "불법SW단속을 통해 정품SW 사용을 이끈다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5명 남짓한 인원이 작은 사무실에 모여 있는데, 이들한테 적으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이상까지 SW가격을 내라고 얘기할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들이 겪는 또 다른 안타까움은 단속이 국내 기업보다는 외국계 SW기업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SW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SW저작권침해로 적발된 업체는 총 414곳으로, 피해금액은 208억8200만원으로 추산된다. 용도별로는 일반사무용(4420건)이 가장 많고, 운영체제(3385건), 유틸리티(2316건), 서버(1740건) 순이었다. 이들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 외산 제품으로 한글과컴퓨터, 안랩 등 국산 제품의 비율은 미미하다. 특히 용도별 피해금액으로 따져보면 외산 제품이 대부분인 CADㆍCAM이 111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전남지역 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보통 변호사를 통해 신고가 들어와 단속을 나가게 되는데 변호사들이 합의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가인 외산 SW제품들의 불법 복제 내역을 들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SW정품 사용 문화를 확산은 좋지만, 실컷 단속해서 결국 그 돈이 외산 SW기업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힘이 빠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W저작권협회 관계자는 "SW단속이 과도한 금액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 원만한 선에서 합의하고 형사소송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며 "단속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생길 때도 있지만 국내에 정품 SW를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SW를 파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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