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진흥법 시행 1년... 출혈경쟁에 수익 못내고 적자로 허덕
■ SW산업진흥법 시행 1년… 업계는?
건전한 소프트웨어(SW)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의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이 돼가지만 SW업계 반응은 차갑다. 법 시행 이후 SW시장이 중소ㆍ중견 SW업체를 키우겠다는 법의 취지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법 시행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SW업계의 중론이다.
◇법 시행 1년…SW업계는 얻은 게 없다=지난해 5월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고, 올 1월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정작 SW업체들이 법 시행으로 거둔 수익은 거의 없다.
이 법의 통과로 공공 정보화시장을 겨냥해 인력들을 충원했던 다우기술, 핸디소프트, 웹케시 등 국내 SW유통, 패키지 기업들도 올해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이 통과되기 이전인 지난해 초 시스템통합(SI)사업부를 만들어 60여명 수준까지 인원을 충원한 다우기술의 경우 올해 수주실적이 4건에 불과했다. 적자만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게 다우기술측의 설명이다.
다우기술뿐 아니라 다른 SW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웹케시 역시 올 초 SI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까지 만들었지만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은 그나마 국내 중소SW업체들 중 법 개정에 발맞춰 분주히 준비했던 기업이다. 이들 기업조차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법 개정으로 이득을 얻었겠느냐고 업계는 반문하고 있다.
한 중소SW업체 대표는 "법이 통과되면 뭐하냐. 올해 지난해보다 공공 SW 발주 사업은 더 줄어들었고 애초에 예상했던 사업보다 70%수준밖에 발주가 안됐다"며 "그나마 법통과 이전에는 보통 3대1수준에 머물던 사업 경쟁률이 지금은 10대1은 기본이고 25대1 이상으로 기업들이 몰리는 사업도 많아 수주하더라도 적자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법 개정이었나=SW업체들은 법 통과로 더 나은 SW생태계 환경이 만들어지고 중소 SW기업들의 수익이 늘 것이라 기대했던 건 '장밋빛' 전망에 불과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업계는 오히려 중견SI 업체들이 이 시장을 채워나가면서 SW산업 생태계는 여전히 하도급구조, SW가격 후려치기 등이 이어지고 있어 법 개정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올해 공공정보화 사업에 주력했던 한 SW업체 임원은 "법이 개정되면서 공공사업에 뛰어들었던 SW업체 중에서 올해 사업이 좋았다고 말해는 곳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신 중견SI들만 매출이 얼마 늘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과연 이 법이 중소SW업체 진흥을 위한 법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는 법만 만들어놓고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법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뿐 아니라 정부도 제 역할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개정법 통과에 가장 많은 의견을 피력했던 이영상 한국SW전문기업협회 명예회장은 법이 시행된 지난 1년 간의 평가에 대해 "법 시행 이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혹평했다. 또 그는 "법이 시행된 후 RFP상세화나 사업 관리 등 후속작업을 정부에서 해줬어야하는데 정부가 시장을 1년간 방치해 둔 셈이나 다름없다"며 "대기업이 빠진 시장에서도 중소SW기업들이 잘 협력하고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간에서 감독기능도 하고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건전한 소프트웨어(SW)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의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이 돼가지만 SW업계 반응은 차갑다. 법 시행 이후 SW시장이 중소ㆍ중견 SW업체를 키우겠다는 법의 취지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법 시행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SW업계의 중론이다.
◇법 시행 1년…SW업계는 얻은 게 없다=지난해 5월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고, 올 1월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정작 SW업체들이 법 시행으로 거둔 수익은 거의 없다.
이 법의 통과로 공공 정보화시장을 겨냥해 인력들을 충원했던 다우기술, 핸디소프트, 웹케시 등 국내 SW유통, 패키지 기업들도 올해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이 통과되기 이전인 지난해 초 시스템통합(SI)사업부를 만들어 60여명 수준까지 인원을 충원한 다우기술의 경우 올해 수주실적이 4건에 불과했다. 적자만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게 다우기술측의 설명이다.
다우기술뿐 아니라 다른 SW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웹케시 역시 올 초 SI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까지 만들었지만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은 그나마 국내 중소SW업체들 중 법 개정에 발맞춰 분주히 준비했던 기업이다. 이들 기업조차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법 개정으로 이득을 얻었겠느냐고 업계는 반문하고 있다.
한 중소SW업체 대표는 "법이 통과되면 뭐하냐. 올해 지난해보다 공공 SW 발주 사업은 더 줄어들었고 애초에 예상했던 사업보다 70%수준밖에 발주가 안됐다"며 "그나마 법통과 이전에는 보통 3대1수준에 머물던 사업 경쟁률이 지금은 10대1은 기본이고 25대1 이상으로 기업들이 몰리는 사업도 많아 수주하더라도 적자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법 개정이었나=SW업체들은 법 통과로 더 나은 SW생태계 환경이 만들어지고 중소 SW기업들의 수익이 늘 것이라 기대했던 건 '장밋빛' 전망에 불과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업계는 오히려 중견SI 업체들이 이 시장을 채워나가면서 SW산업 생태계는 여전히 하도급구조, SW가격 후려치기 등이 이어지고 있어 법 개정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올해 공공정보화 사업에 주력했던 한 SW업체 임원은 "법이 개정되면서 공공사업에 뛰어들었던 SW업체 중에서 올해 사업이 좋았다고 말해는 곳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신 중견SI들만 매출이 얼마 늘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과연 이 법이 중소SW업체 진흥을 위한 법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는 법만 만들어놓고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법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뿐 아니라 정부도 제 역할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개정법 통과에 가장 많은 의견을 피력했던 이영상 한국SW전문기업협회 명예회장은 법이 시행된 지난 1년 간의 평가에 대해 "법 시행 이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혹평했다. 또 그는 "법이 시행된 후 RFP상세화나 사업 관리 등 후속작업을 정부에서 해줬어야하는데 정부가 시장을 1년간 방치해 둔 셈이나 다름없다"며 "대기업이 빠진 시장에서도 중소SW기업들이 잘 협력하고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간에서 감독기능도 하고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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