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흡한 정책·의지 반영… 대규모 지원 러시아·중국이 상위권 싹쓸이
미래창조과학부가 대학생의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대학생들의 국제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순위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주춤했던 러시아와 중국, 대만 등은 정부 지원 확대로 몇년 사이 국제 대회에서 높은 성장을 하고 있어 대비되고 있다.
지난달 11일 러시아에서 열린 대학생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2013 ACM-ICPC' 결과, 우리나라의 KAIST와 성균관대 팀이 48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서울대팀이 16위, 2011년 고려대팀이 18위를 기록했으나 2012년 서울대팀이 59위, 지난해 48위로 순위가 한참 내려왔다.
ACM-ICPC는 IBM이 후원하는 대학생 대상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다.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남태평양, 아프리카ㆍ중동 등 6개 지역 예선을 통과한 우승자들이 주최측이 제시한 문제를 프로그래밍을 통해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래밍 국제대회는 유네스코가 진행하는 IOI,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 IEEE가 주최하는 IEEE 익스트림 24 등이 있지만, 대회규모나 역사에서 ACMㆍICPC가 대학생 프로그래밍 올림픽에 비유될 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실력이 해당 국가 대학생들의 SW 개발 수준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대회가 개최되며 같은 문제를 주어진 시간 내에 프로그래밍으로 풀어낸다는 점, 지역별 예선을 거쳐 프로그래밍 실력만으로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순위는 각 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SW 정책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도쿄대가 1위, 국립타이완대가 2위를 차지했다. 지역예선에서는 현지 국가의 대학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고려대가 3위, 성균관대가 4위, 서울대가 5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ACM-ICPC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최근 하락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대학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국내 대학의 SW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은 전반적인 SW 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CM-ICPC는 2000년 초반 이전까지 북미와 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해 왔으나, 최근 러시아와 중국ㆍ대만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SW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과 개발자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가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푸틴 대통령이 정부기관에 2015년 오픈소스SW 사용을 지시하고, SW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정부도 SW를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교육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ACM-ICPC에서 러시아와 중국 대학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이같은 정부의 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W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능보다 기초 중심의 교육, 협업 프로그래밍 등이 보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내에도 국제 수준의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학에서 가르치는 SW교육은 원리보다 기능적인 면에 치우쳐있어 문제 해결 능력을 성장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인터넷과 코드 생성기 등의 도움 없이 자체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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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러시아에서 열린 대학생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 `2013 ACM-ICPC' 결과, 우리나라의 KAIST와 성균관대 팀이 48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서울대팀이 16위, 2011년 고려대팀이 18위를 기록했으나 2012년 서울대팀이 59위, 지난해 48위로 순위가 한참 내려왔다.
ACM-ICPC는 IBM이 후원하는 대학생 대상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다.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남태평양, 아프리카ㆍ중동 등 6개 지역 예선을 통과한 우승자들이 주최측이 제시한 문제를 프로그래밍을 통해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래밍 국제대회는 유네스코가 진행하는 IOI,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 IEEE가 주최하는 IEEE 익스트림 24 등이 있지만, 대회규모나 역사에서 ACMㆍICPC가 대학생 프로그래밍 올림픽에 비유될 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실력이 해당 국가 대학생들의 SW 개발 수준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대회가 개최되며 같은 문제를 주어진 시간 내에 프로그래밍으로 풀어낸다는 점, 지역별 예선을 거쳐 프로그래밍 실력만으로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순위는 각 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SW 정책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도쿄대가 1위, 국립타이완대가 2위를 차지했다. 지역예선에서는 현지 국가의 대학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고려대가 3위, 성균관대가 4위, 서울대가 5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ACM-ICPC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최근 하락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대학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국내 대학의 SW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은 전반적인 SW 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CM-ICPC는 2000년 초반 이전까지 북미와 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해 왔으나, 최근 러시아와 중국ㆍ대만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SW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과 개발자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가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푸틴 대통령이 정부기관에 2015년 오픈소스SW 사용을 지시하고, SW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정부도 SW를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교육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ACM-ICPC에서 러시아와 중국 대학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이같은 정부의 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W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능보다 기초 중심의 교육, 협업 프로그래밍 등이 보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내에도 국제 수준의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학에서 가르치는 SW교육은 원리보다 기능적인 면에 치우쳐있어 문제 해결 능력을 성장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인터넷과 코드 생성기 등의 도움 없이 자체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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