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성 검사장비만 공공납품 허용…소스코드 공개 꺼리는 외국산에 진입장벽
국가정보원이 오는 10월부터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보안적합성 인증을 시행한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통신장비에 대한 정보보안 이슈가 불거짐에 따라, 정부가 고강도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앞으로는 정부로부터 보안적합성 검사를 받은 네트워크 장비에 한해 공공기관 납품이 가능해 현재 외산 일변도의 통신장비시장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이 오는 10월부터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네트워크 장비 전체에 보안적합성 인증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ㆍ외산을 망라하고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L3이상 스위치, 라우터, 인터넷전화 교환기 등 주요 네트워크 장비의 보안적합성 검사가 의무화되게 된다. 나아가 2016년에는 보안적합성 검사를 비롯해 CC인증을 획득한 장비만 공공기관 도입이 가능하도록 안정장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국가안보를 직접 보안적합성 인증을 의무화하게 된 것은 정부부처 및 국가 주요 기간시설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통신장비를 통한 국가기밀 도ㆍ감청, 시스템 무력화 등 안보위협이 날로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원(NSA) 등 일련의 도ㆍ감청 사례들을 보면 네트워크를 통한 국가 정보전이 우려가 아니라 실제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정보보안 위협이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보안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돼왔다. 실제, 그동안 미국, 호주, 인도 등이 강력한 정보보안 정책을 앞세워 중국 통신장비 구입을 철저히 막아왔지만, 우리나라는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왔다. 특히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전량 외산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라우터의 경우, 보안 취약성이 매우 높은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보안검사가 전무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김철수 인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스위치나 라우터는 모든 네트워크 길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백도어 설치나 해킹이 현실화될 경우 치명적인 안보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새롭게 도입될 장비뿐만 아니라 현재 운용되고 있는 장비도 보안 검증을 실시하는 보다 높은 차원의 정책 도입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보안적합성 인증이 현실화되면서, 외산 일변도의 네트워크 시장이 큰 후폭풍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44개 공공기관의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율은 23.1%에 불과하고,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산하기관의 국산 화율은 8.4%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이는 오래 동안 유지돼온 먹이사슬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보안적합성 인증이 시행될 경우, 외산 장비업체들의 공공기관 진출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적합성 검사를 위해서는 소스코드 등 핵심정보 공개가 불가피하지만, 대부분 외산 업체들이 기술 유출을 근거로 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장비업체 임원은 "자국의 보안성 인증 검사를 이미 받았는데 국정원의 새로운 보안적합성 검증을 위해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 크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공공시장을 포기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소스코드 공개를 감수해야할 것인지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국정원이 자국 산업보호 정책이 아닌 국가의 안보와 정보유출 방지를 근거로 진입장벽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부적인 기술적인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국ㆍ외산 장비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소영기자 cat@
특히 앞으로는 정부로부터 보안적합성 검사를 받은 네트워크 장비에 한해 공공기관 납품이 가능해 현재 외산 일변도의 통신장비시장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이 오는 10월부터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네트워크 장비 전체에 보안적합성 인증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ㆍ외산을 망라하고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L3이상 스위치, 라우터, 인터넷전화 교환기 등 주요 네트워크 장비의 보안적합성 검사가 의무화되게 된다. 나아가 2016년에는 보안적합성 검사를 비롯해 CC인증을 획득한 장비만 공공기관 도입이 가능하도록 안정장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국가안보를 직접 보안적합성 인증을 의무화하게 된 것은 정부부처 및 국가 주요 기간시설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통신장비를 통한 국가기밀 도ㆍ감청, 시스템 무력화 등 안보위협이 날로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원(NSA) 등 일련의 도ㆍ감청 사례들을 보면 네트워크를 통한 국가 정보전이 우려가 아니라 실제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정보보안 위협이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보안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돼왔다. 실제, 그동안 미국, 호주, 인도 등이 강력한 정보보안 정책을 앞세워 중국 통신장비 구입을 철저히 막아왔지만, 우리나라는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왔다. 특히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전량 외산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라우터의 경우, 보안 취약성이 매우 높은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보안검사가 전무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김철수 인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스위치나 라우터는 모든 네트워크 길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백도어 설치나 해킹이 현실화될 경우 치명적인 안보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새롭게 도입될 장비뿐만 아니라 현재 운용되고 있는 장비도 보안 검증을 실시하는 보다 높은 차원의 정책 도입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보안적합성 인증이 현실화되면서, 외산 일변도의 네트워크 시장이 큰 후폭풍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44개 공공기관의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율은 23.1%에 불과하고,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산하기관의 국산 화율은 8.4%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이는 오래 동안 유지돼온 먹이사슬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보안적합성 인증이 시행될 경우, 외산 장비업체들의 공공기관 진출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적합성 검사를 위해서는 소스코드 등 핵심정보 공개가 불가피하지만, 대부분 외산 업체들이 기술 유출을 근거로 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장비업체 임원은 "자국의 보안성 인증 검사를 이미 받았는데 국정원의 새로운 보안적합성 검증을 위해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 크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공공시장을 포기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소스코드 공개를 감수해야할 것인지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국정원이 자국 산업보호 정책이 아닌 국가의 안보와 정보유출 방지를 근거로 진입장벽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부적인 기술적인 요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국ㆍ외산 장비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소영기자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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