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없는 `유료방송 PVR서비스` 주목… 스마트폰 원격녹화ㆍ클라우드 서버 저장방식도
실시간 방송을 보기 위해 TV 앞으로 달려가던 시절은 옛 이야기입니다. 주문형비디오(VOD)가 등장하면서 시청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실시간 방송을 녹화해서 볼 수 있는 PVR 서비스가 대폭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VOD와 달리 별도의 과금 없이도 손쉽게 녹화 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수년 전 등장한 PVR이 요즘 다시 각광받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기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씨앤앰과 CJ헬로비전 등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단순히 녹화만 가능했던 기존 PVR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녹화(전 채널 대상) △드라마 시리즈 자동 녹화 △타임머신기능 △외장하드 500GB 제공(풀HD 100시간 분량)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녹화한 콘텐츠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의 SOD를 지난달 출시했습니다. 씨앤앰과 CJ헬로비전이 셋톱박스 내 저장 공간에 영상 콘텐츠를 저장하는 것과 다른 방식입니다.
SOD는 △영상 콘텐츠 저장 용량이 무제한이라는 점 △저장된 콘텐츠를 1개월 간 보관 △여러 채널 방송 동시 녹화 △시리즈 물 예약 녹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 예약 녹화 등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KT스카이라이프는 USB PVR을 제공하는데, 이는 USB 메모리를 셋톱박스에 꽂은 후 녹화 된 방송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이용 방법이 간편하다는 장점과 함께 추가 요금이 적다는 점도 PVR 서비스의 경쟁력입니다.
CJ헬로비전의 PVR 서비스는 기존 동일 상품 요금제 대비 1000원 정도 높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위성방송 기본 이용료인 월 7000원으로 이용 가능하며 3월 이후에는 추가적으로 1000∼2000원의 요금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PVR 마다 기술 방식에 차이가 있고, 또 서비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PVR 서비스를 지칭하는 용어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PVR 서비스가 기존 VOD에서 진화된 형태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처럼 클라우드 기반의 녹화 서비스는 `VOD N스크린 서비스'로,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는 `VOD 간편 서비스'라고 확실히 표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VOD 가격에 대한 부담 없이, 편리하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려 시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PVR로 인해 콘텐츠 생태계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VOD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판권을 가지고 있는 쪽에 미리 콘텐츠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VOD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콘텐츠 판권 보유자와 나누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고객을 늘릴 수 있고, 콘텐츠 제공업자들은 콘텐츠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PVR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별도의 콘텐츠 대가를 받지 않고, 단순히 PVR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규모의 과금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을 늘려 이득을 얻지만, 콘텐츠 제공업자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존 VOD 시장을 PVR이 대체하면서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유료방송 플랫폼들이 거액을 들여 VOD 판권을 사와도 PVR에 잠식당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VR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방송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플랫폼 간 치열하게 다퉜던 콘텐츠 저작권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저작권법은 콘텐츠 이용자가 자신의 복제기구를 이용해 복제하는 사적복제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공중파TV 프로그램 녹화를 대행하고 다운로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던 인터넷 사이트 엔탈은 MBC가 낸 서비스 금지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방송사업자의 복제권과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며 방송 녹화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유정기자 clickyj@
이미 수년 전 등장한 PVR이 요즘 다시 각광받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기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씨앤앰과 CJ헬로비전 등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단순히 녹화만 가능했던 기존 PVR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녹화(전 채널 대상) △드라마 시리즈 자동 녹화 △타임머신기능 △외장하드 500GB 제공(풀HD 100시간 분량)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녹화한 콘텐츠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의 SOD를 지난달 출시했습니다. 씨앤앰과 CJ헬로비전이 셋톱박스 내 저장 공간에 영상 콘텐츠를 저장하는 것과 다른 방식입니다.
SOD는 △영상 콘텐츠 저장 용량이 무제한이라는 점 △저장된 콘텐츠를 1개월 간 보관 △여러 채널 방송 동시 녹화 △시리즈 물 예약 녹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 예약 녹화 등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KT스카이라이프는 USB PVR을 제공하는데, 이는 USB 메모리를 셋톱박스에 꽂은 후 녹화 된 방송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이용 방법이 간편하다는 장점과 함께 추가 요금이 적다는 점도 PVR 서비스의 경쟁력입니다.
CJ헬로비전의 PVR 서비스는 기존 동일 상품 요금제 대비 1000원 정도 높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위성방송 기본 이용료인 월 7000원으로 이용 가능하며 3월 이후에는 추가적으로 1000∼2000원의 요금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PVR 마다 기술 방식에 차이가 있고, 또 서비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PVR 서비스를 지칭하는 용어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PVR 서비스가 기존 VOD에서 진화된 형태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처럼 클라우드 기반의 녹화 서비스는 `VOD N스크린 서비스'로,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는 `VOD 간편 서비스'라고 확실히 표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VOD 가격에 대한 부담 없이, 편리하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려 시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PVR로 인해 콘텐츠 생태계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VOD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판권을 가지고 있는 쪽에 미리 콘텐츠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VOD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콘텐츠 판권 보유자와 나누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고객을 늘릴 수 있고, 콘텐츠 제공업자들은 콘텐츠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PVR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별도의 콘텐츠 대가를 받지 않고, 단순히 PVR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규모의 과금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을 늘려 이득을 얻지만, 콘텐츠 제공업자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존 VOD 시장을 PVR이 대체하면서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유료방송 플랫폼들이 거액을 들여 VOD 판권을 사와도 PVR에 잠식당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VR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방송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플랫폼 간 치열하게 다퉜던 콘텐츠 저작권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저작권법은 콘텐츠 이용자가 자신의 복제기구를 이용해 복제하는 사적복제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공중파TV 프로그램 녹화를 대행하고 다운로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던 인터넷 사이트 엔탈은 MBC가 낸 서비스 금지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방송사업자의 복제권과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며 방송 녹화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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