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전산장애로 `골칫덩이 길들이기` 초강수… IT인력 임금책정 거품논란도
한국거래소가 전산관리 `골칫덩어리'인 자회사 코스콤에 대해, 관련 예산을 300억원 삭감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지난해 세 차례 전산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올 들어 또다시 거래소 매매시스템이 말썽을 일으킨 가운데, 거래소가 코스콤 `길들이기'를 위해 선전포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예산 감축을 위해 IT관리 부분의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코스콤의 IT운영에 상당한 문제사항을 발견했다"며 "이를 시정해 300억원의 예산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추가 예산을 편성하는 한이 있더라도, 발견된 문제를 시정할 수 있도록 300억원 삭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코스콤 IT인력의 등급별 임금 책정에 상당한 거품이 있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통상 IT인력은 역량 등에 따라 등급이 구분되고 임금도 이에 맞게 책정이 된다. 그동안 코스콤 인력은 모두 최상위 등급인 S로 예산이 책정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여타 공공기관의 경우 S등급이 전혀 없거나 한 두 명 있는 정도인데, 그동안 코스콤 인력은 모두 S등급으로 책정이 돼 있었다"며 "이부분만 실상에 맞게 개선해도 100억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상위 등급의 임금을 받고 있었지만, 정작 IT인력의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거래소의 차세대 매매결제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인 C++를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이 코스콤 내에 없어 외주에 개발을 맡겨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금융IT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IT관리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IT개발 사업을 코스콤이 아닌 해외업체에 맡기는 충격요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00억원 예산삭감이라는 `초강수'에 코스콤 측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1월에 마무리 돼야 할 거래소와의 각종 협력 계약이 이견을 보이며 아직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예산을 절감해야하는 거래소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우리로써는 시스템안정도 중요하다"며 "아직 거래소와 협의중이고 잘 조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코스콤을 비롯한 거래소 IT관리에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IT업체 관계자는 "거래소의 전산에 최근처럼 빈번하게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인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거래소 전산장애가 빈번해지고 있어, 이쪽 분야에서는 거래소와 코스콤에 치명적인 내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거래소의 코스콤 예산삭감조치는 선전포고의 성격으로 보인다"며 "할 수 있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소는 지난해 세 차례의 전산사고를 일으킨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오전 9시10분부터 약2시간 가량 국고채 3년물 매매시스템이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박세정기자 sjpark@
16일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예산 감축을 위해 IT관리 부분의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코스콤의 IT운영에 상당한 문제사항을 발견했다"며 "이를 시정해 300억원의 예산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추가 예산을 편성하는 한이 있더라도, 발견된 문제를 시정할 수 있도록 300억원 삭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코스콤 IT인력의 등급별 임금 책정에 상당한 거품이 있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통상 IT인력은 역량 등에 따라 등급이 구분되고 임금도 이에 맞게 책정이 된다. 그동안 코스콤 인력은 모두 최상위 등급인 S로 예산이 책정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여타 공공기관의 경우 S등급이 전혀 없거나 한 두 명 있는 정도인데, 그동안 코스콤 인력은 모두 S등급으로 책정이 돼 있었다"며 "이부분만 실상에 맞게 개선해도 100억원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상위 등급의 임금을 받고 있었지만, 정작 IT인력의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거래소의 차세대 매매결제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인 C++를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이 코스콤 내에 없어 외주에 개발을 맡겨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금융IT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IT관리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IT개발 사업을 코스콤이 아닌 해외업체에 맡기는 충격요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00억원 예산삭감이라는 `초강수'에 코스콤 측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1월에 마무리 돼야 할 거래소와의 각종 협력 계약이 이견을 보이며 아직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예산을 절감해야하는 거래소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우리로써는 시스템안정도 중요하다"며 "아직 거래소와 협의중이고 잘 조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코스콤을 비롯한 거래소 IT관리에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IT업체 관계자는 "거래소의 전산에 최근처럼 빈번하게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인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거래소 전산장애가 빈번해지고 있어, 이쪽 분야에서는 거래소와 코스콤에 치명적인 내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거래소의 코스콤 예산삭감조치는 선전포고의 성격으로 보인다"며 "할 수 있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소는 지난해 세 차례의 전산사고를 일으킨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오전 9시10분부터 약2시간 가량 국고채 3년물 매매시스템이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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