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한국경제 화두는 개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구상에서 공공기관개혁과 5대중점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신설해 직접 주재하겠다는 추상같은 의지도 표명했다. 25일에는 규제개혁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발표한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매우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다.
현재 중앙정부에 295개, 지방정부에 395개 모두 690개 공공기관이 있다. 고용인원도 중앙 25만명 지방 7만명 등 32만명에 달한다. OECD는 한국 공공기관 자산규모가 회원국 중 가장 크고 GDP대비 비율도 17%나 돼 최상위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비중이 큰 공공기관이 총체적인 경영실패와 방만경영으로 작년 말 부채가 중앙 520조원 지방 72조원 합해 592조원에 이르고 있다. 자체수입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공공기관도 10개나 돼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등 이대로는 도저히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살아가는 기업가정신의 DNA가 없는 비전문 관료나 정치인 낙하산 인사와 그 과정에서 과도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심지어 이면계약마저 해 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낙하산들은 자리 차지하니 좋고 공공기관 직원들은 후한 복리후생을 누리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행이 주인 없는 공공기관에서 지속되니 빚이 쌓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 독점이니 서비스도 좋지 않고 비리와 부패만 진동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서비스업은 어떤가.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 저생산성 분야가 대종이다. 경제발전으로 임금이 올라가면 제조업은 노동집약에서 자본집약으로 다시 첨단기술산업으로 발전하고 서비스업도 금융 의료 교육 소프트웨어 사업서비스 등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발전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은 인간의 창의성을 토대로 하는 산업인데 규제가 심해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규제가 심한 이유는 규제관료는 물론 높은 진입장벽 덕분에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이해관계그룹 등 규제이익을 향유하는 세력들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런 견고한 성을 깨뜨리지 않고는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발전은 요원하다.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경영, 낙후된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이대로 두고는 한국경제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문제는 누가 이 견고한 성을 깨뜨릴 것인가이다. 노조와 이해관계그룹, 야당만이 문제가 아니다. 규제이익과 낙하산을 즐기려는 관료들과 일부 여권도 반기지 않는 가운데서 오직 국가장래만을 위해 때로는 개인적인 비난과 피해도 감수하면서 오래된 견고한 기득권을 잘라내야 하는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누가 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개혁성패의 절반이 달려 있다. 감히 기득권 세력들도 비난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적 신망이 두터워야 하고 때가 무르익으면 과감하게 돌파하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강공만이 능사가 아니고 때로는 차선을 위해 저항하는 기득권에 당근도 제공하는 유연한 전술전략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정도전 조광조의 개혁이 실패하고 심지어 임금인 정조의 개혁도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한 사례도 없지 않다. 영국 대처 수상이다. 11년 재임 기간 중 1년 끌던 광산노조파업 종식, 50여개 공기업 민영화,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개혁을 단행해 만연해 있던 영국병을 치유하고 영국경제를 금융 문화 등 창조경제로 환골탈태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짧은 임기 내에 개혁을 성공하려면 국민공감대 형성 등 여건조성, 신망 받는 추진세력 등용, 저항하는 기득권을 다독거릴 대안모색 등 세밀한 전략전술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확고한 원칙과 신념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현재 중앙정부에 295개, 지방정부에 395개 모두 690개 공공기관이 있다. 고용인원도 중앙 25만명 지방 7만명 등 32만명에 달한다. OECD는 한국 공공기관 자산규모가 회원국 중 가장 크고 GDP대비 비율도 17%나 돼 최상위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비중이 큰 공공기관이 총체적인 경영실패와 방만경영으로 작년 말 부채가 중앙 520조원 지방 72조원 합해 592조원에 이르고 있다. 자체수입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공공기관도 10개나 돼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등 이대로는 도저히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살아가는 기업가정신의 DNA가 없는 비전문 관료나 정치인 낙하산 인사와 그 과정에서 과도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심지어 이면계약마저 해 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낙하산들은 자리 차지하니 좋고 공공기관 직원들은 후한 복리후생을 누리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행이 주인 없는 공공기관에서 지속되니 빚이 쌓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 독점이니 서비스도 좋지 않고 비리와 부패만 진동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서비스업은 어떤가.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 저생산성 분야가 대종이다. 경제발전으로 임금이 올라가면 제조업은 노동집약에서 자본집약으로 다시 첨단기술산업으로 발전하고 서비스업도 금융 의료 교육 소프트웨어 사업서비스 등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발전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은 인간의 창의성을 토대로 하는 산업인데 규제가 심해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규제가 심한 이유는 규제관료는 물론 높은 진입장벽 덕분에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이해관계그룹 등 규제이익을 향유하는 세력들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런 견고한 성을 깨뜨리지 않고는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발전은 요원하다.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경영, 낙후된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이대로 두고는 한국경제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문제는 누가 이 견고한 성을 깨뜨릴 것인가이다. 노조와 이해관계그룹, 야당만이 문제가 아니다. 규제이익과 낙하산을 즐기려는 관료들과 일부 여권도 반기지 않는 가운데서 오직 국가장래만을 위해 때로는 개인적인 비난과 피해도 감수하면서 오래된 견고한 기득권을 잘라내야 하는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누가 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개혁성패의 절반이 달려 있다. 감히 기득권 세력들도 비난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적 신망이 두터워야 하고 때가 무르익으면 과감하게 돌파하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강공만이 능사가 아니고 때로는 차선을 위해 저항하는 기득권에 당근도 제공하는 유연한 전술전략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정도전 조광조의 개혁이 실패하고 심지어 임금인 정조의 개혁도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한 사례도 없지 않다. 영국 대처 수상이다. 11년 재임 기간 중 1년 끌던 광산노조파업 종식, 50여개 공기업 민영화,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개혁을 단행해 만연해 있던 영국병을 치유하고 영국경제를 금융 문화 등 창조경제로 환골탈태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짧은 임기 내에 개혁을 성공하려면 국민공감대 형성 등 여건조성, 신망 받는 추진세력 등용, 저항하는 기득권을 다독거릴 대안모색 등 세밀한 전략전술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확고한 원칙과 신념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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