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국산제품 불신 여전… 외산제품에 유리한 스펙만 요구
#국산 소프트웨어(SW) 업체인 A사에서 공공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B씨는 최근 공공기관인 C사에서 발주한 사업제안설명서를 읽다가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정부부처가 발주한 사업 내용에는 외국계 SW제품을 위한 스펙(기술요건)들만 빼곡히 차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국산 SW 도입을 장려했지만 여전히 공공시장에서는 국산 SW를 냉대하고 있다. 정부의 `국산SW 장려'가 말뿐인 외침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국산SW를 구매할 수 있는 `당근(회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산 SW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공공기관의 사업 발주가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국산 제품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한 국내 SW업체 공공사업 담당 임원은 "최근 모 공공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도 이미 암묵적으로 외산 제품을 도입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작년에 창조경제 얘기하면서 정부가 국산 SW 활성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운영부서의 (국산SW도입)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SW업체 공공 담당 부장은 "피부로 와 닿는 게 전혀 없다"며 "겉으로는 국산 SW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할 진 모르겠지만 여전히 외산 제품에 대한 맹신이 강해서 막판에 외산으로 바뀌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정부는 SW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공공기관들이 국산 SW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 국산화에 나선 것도 정부의 국산 SW 장려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 부처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국산 SW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이 크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실제로 정부가 국산 SW도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국세청 차세대(IBM), 국방부 메가센터 2단계(오라클) 등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주요 IT사업에는 대부분 외산 제품이 도입됐다.
업계는 정부가 말로만 국산 SW를 장려할 게 아니라 실제 현업 공무원들이 국산 SW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들이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내 SW업체 임원은 "공무원들이 국산 제품을 꺼리는 이유는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산은 책임을 면하기 쉽지만 국산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굿소프트웨어(GS)인증을 받은 기업에게 가산점을 주듯이 국산 제품을 도입했을 때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제도들이 있어야 공무원들도 국산 제품 구매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금융권 보안사고 때문에 IT시스템에 대한 `안정성'이 주요 이슈로 언급되면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외산 SW로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국산은 믿지 못하겠다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SW업체 임원도 "국산 SW를 장려하지만 현업단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함께 고민되지 않으면 현재 정부가 얘기하는 창조경제와 SW는 그냥 구호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국산 SW도입을 위해 올해 관계부처들과 실질적인 방안들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SW정책관은 "현재 다른 부처들과 함께 SW산업 규제개선과 활성화를 위한 TF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이 TF에서 국산 SW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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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국산 SW 도입을 장려했지만 여전히 공공시장에서는 국산 SW를 냉대하고 있다. 정부의 `국산SW 장려'가 말뿐인 외침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국산SW를 구매할 수 있는 `당근(회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산 SW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공공기관의 사업 발주가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국산 제품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한 국내 SW업체 공공사업 담당 임원은 "최근 모 공공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도 이미 암묵적으로 외산 제품을 도입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작년에 창조경제 얘기하면서 정부가 국산 SW 활성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운영부서의 (국산SW도입)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SW업체 공공 담당 부장은 "피부로 와 닿는 게 전혀 없다"며 "겉으로는 국산 SW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할 진 모르겠지만 여전히 외산 제품에 대한 맹신이 강해서 막판에 외산으로 바뀌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정부는 SW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공공기관들이 국산 SW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 국산화에 나선 것도 정부의 국산 SW 장려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 부처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국산 SW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이 크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실제로 정부가 국산 SW도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국세청 차세대(IBM), 국방부 메가센터 2단계(오라클) 등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주요 IT사업에는 대부분 외산 제품이 도입됐다.
업계는 정부가 말로만 국산 SW를 장려할 게 아니라 실제 현업 공무원들이 국산 SW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들이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내 SW업체 임원은 "공무원들이 국산 제품을 꺼리는 이유는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산은 책임을 면하기 쉽지만 국산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굿소프트웨어(GS)인증을 받은 기업에게 가산점을 주듯이 국산 제품을 도입했을 때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제도들이 있어야 공무원들도 국산 제품 구매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금융권 보안사고 때문에 IT시스템에 대한 `안정성'이 주요 이슈로 언급되면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외산 SW로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국산은 믿지 못하겠다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SW업체 임원도 "국산 SW를 장려하지만 현업단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함께 고민되지 않으면 현재 정부가 얘기하는 창조경제와 SW는 그냥 구호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국산 SW도입을 위해 올해 관계부처들과 실질적인 방안들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SW정책관은 "현재 다른 부처들과 함께 SW산업 규제개선과 활성화를 위한 TF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이 TF에서 국산 SW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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