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 대체 스마트브랜치 빠르게 확대
모바일카드 고공성장… 트렌드 변화 주도
증권사 이동식 영업시스템 `ODS` 새바람
보험업계 태블릿기반 `전자청약` 급상승세
모바일카드 고공성장… 트렌드 변화 주도
증권사 이동식 영업시스템 `ODS` 새바람
보험업계 태블릿기반 `전자청약` 급상승세
■ 신기술이 미래를 바꾼다
은행 창구에 줄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은행에 직접 갈 필요 없이 터치 한 번으로 계좌이체는 물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아예 은행 점포를 대체하는 스마트브랜치도 등장했다.
은행 뿐 아니다. 스마트폰 기반의 각종 모바일카드가 인기를 끌며 지갑 속 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몇 년 후면 사실상 지갑에서 카드가 사라질 수도 있다.
증권거래는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이 대세다. 나아가 이젠 증권계좌를 만들기 위해 증권사에 갈 필요조차 없어지고 있다.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영업사원이 직접 투자자를 찾아가는 아웃도어세일즈(ODS)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도 마찬가지다. 설계사를 들고 온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 하나만 있으면 상품 설명부터 설계, 전자서명까지 상품 가입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물론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 상품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을 거쳐 모바일까지 채널을 확장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창조하고 있다.
사실 우리 금융산업은 보수적이라는 일각의 편견에도 불구, 그동안 IT 신기술과 결합해 혁신을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의 전자금융 서비스는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는 9549만명으로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 금액과 건수도 각각 33조6867억원과 5428만5000건에 달한다. 더욱이 24시간 실시간으로 인터넷뱅킹이 가능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가 사실상 유일하다.
특히 2010년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은 한국 금융 서비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각종 금융 거래가 가능해지며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
그뿐인가. IT 신기술과 결합한 스마트금융은 금융회사의 영업 방식에도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스마트금융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영업 채널이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IT 신기술은 스마트금융을 탄생하며 한국 금융산업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반면, 보안이라는 엄청난 숙제를 안겼다. 스미싱, 피싱, 파밍, 메모리해킹 등 전자금융 사기가 급증하고 디도스, 전산마비, 정보유출 등 해킹의 위협도 끊이질 않으며 스마트금융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설사가상으로 최근에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까지 터졌다.
그렇다고 이제와 스마트금융을 포기할 수는 없다. 누가 뭐래도 스마트금융은 저금리ㆍ저성장 기조로 위기에 직면한 한국 금융산업의 `신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도 이 점을 인지,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보안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스마트금융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은행, 스마트뱅킹부터 스마트브랜치까지=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뱅킹'으로 대표되던 은행권의 신기술은 더 나아가 모바일로 지점의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브랜치'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뱅킹은 도입과 안착을 너머 확산단계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수는 3719만명으로 1년 전보다 55.2%가 증가했다. 지난 2010년 261만명 수준이던 스마트폰뱅킹 이용자수가 불과 3년새 14배 넘게 급성장한 셈이다.
하루평균 이용금액도 1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스마트폰뱅킹 하루평균 이용금액은 1조36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9%가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을 통한 결제시장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이제 은행권에서는 스마트뱅킹에서 더 나아가 모바일 하나로 지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브랜치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브랜치는 종이문서로 처리되는 창구업무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금융점포다. 점포에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비치하고 고객들이 모바일로 주요 은행 업무를 고객이 직접 볼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에는 NH농협은행이 10개 점포를 종이 없는 스마트브랜치로 개점했다. 예금신규, 입출금 거래, 제신고 등 30여종의 금융 서비스를 전자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다. 농협은행 외에도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스마트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브랜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단순한 효과를 넘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금융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에따라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스마트브랜치를 추가 개점하는 등 점진적인 확대를 논의 중이다.
보완해야 할 과제도 뒤따른다. 대표적인 것이 보안문제다. 현재 금융권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보안문제는 스마트뱅킹, 스마트브랜치에서 더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행권의 경우 보안문제는 그 어떠한 금융권보다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날로 발달하고 있는 스마트금융 기술에 발 맞춰, 보안 문제를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금융사들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카드, 모바일카드로 `지갑 없는 시대' 임박=모바일카드를 통한 `지갑 없는 시대'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모바일카드는 스마트폰 속에 카드를 넣어 결제까지 가능한 스마트 금융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모바일결제 기술을 응축한 스마트금융의 대표격인 모바일카드는 바람 잘날 없는 카드업계 풍파 속에서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은 모바일카드의 신기술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한해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모바일카드는 기술적인 기반 구축에 힘이 실렸었다. 해당 기술이 실제 시장에 상용화 될 수 있을지, 이어 금융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카드업계가 해결 해야할 또 하나의 과제로 꼽혔다.
그런 점에서 지난 한해는 탄탄한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의 성공적인 반응을 확인하면서 모바일카드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시기였다. 실제 하나SK카드는 지난해 모바일카드 단일 상품으로 최초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카드의 전체 시장 규모 또한 지난 2012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1년 새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6개 카드사(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농협은행, 롯데카드, 현대카드)가 공동으로 추진해 내놓은 앱 방식 모바일 카드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후 6개월만에 300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모바일결제 규모가 2017년에는 현재의 4배 수준인 10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카드 시장은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또 하나의 대표 사업으로 각 카드사들의 사활을 건 마케팅 경쟁으로까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결제 시장은 카드사의 대표 사업 축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내걸고 카드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분야"라고 말했다.
증권, ODS로 영업환경을 바꾼다=증권업계의 대표적인 신기술로 꼽히는 아웃도어세일즈(ODS)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영업환경을 변화시킬 `새 바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ODS는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영업사원이 직접 투자자를 찾아가 증권 종합계좌를 개설 할 수 있는 전자영업시스템이다. 계좌개설 안내 및 가입확인, 전자서명을 통한 개설 가입, 각종 동의 및 본인인증의 등의 과정을 실행할 수 있는 `이동식' 영업시스템인 것이다.
무엇보다 ODS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효율적인 영업방식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증권업계는 최근 영업지점을 대폭 축소하면서 지난해에만 160개의 영업지점이 문을 닫았다. 영업지점 축소로 증권업계 전반에서 영업망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ODS는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기기 상에서도 기본적인 영업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이 마련되면서 NH농협증권,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증권 등 증권사들도 10~30억원을 투자해 ODS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 상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망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ODS활용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술적 준비는 완료가 된 상태로 본격적인 활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ODS 활성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아직 법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방문판매법 개정이다. 현재 증권회사가 영업점 밖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경우 방문판매법의 적용을 받는다. 즉, 방문판매로 금융상품을 판매한 경우, 금융소비자가 14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수익 변동이 많은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청약철회가 빈번해 질 수 있어, 이에따른 손해를 금융사가 떠 안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증권사 상품의 방문판매법 적용을 배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돼 일년 가까이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준비가 완료됐지만 법률적 문제로 본격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국"이라며 "증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ODS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험, 전자서명으로 `날개 달다'=직장인 A씨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계획 중이지만, 바쁜 일정 탓에 보험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 보험설계사로부터 전자서명을 통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회사 근처에서 보험설계사를 만났다. A씨는 묵직한 서류 뭉치를 들고 있는 보험설계사를 상상했지만, 설계사의 손에는 태블릿PC 한 대만 가뿐하게 들려있었다. A씨는 태블릿PC를 통해 상품 설명, 상품 설계를 마무리하고 태블릿PC위에 직접 전자서명 해 상품 가입을 완료했다.
전자서명이 도입되면서 달라진 최근 보험업계의 모습이다. 전자청약은 태블릿PC상에 직접 고객이 서명을 해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지난 2012년 전자서명을 본인인증 절차로 허용하면서 보험업계에 본격적인 구축작업이 시작됐었다.
도입 초반, 낯선 영업방식으로 보험사 자체에서도 `반신반의'했었지만, 삼성화재 등 주요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도입을 확대하면서 전자서명을 통한 청약률도 급격히 상승했다.
실제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월별 전자청약률은 지난해 9월 기준 27.4%로 3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4월 전자청약을 도입한 동양생명 역시, 도입당시 4%수준에 불과했던 전자청약률이 지난해 9월 기준 21%까지 상승했다.
보험업계 전체의 전자청약률도 두 자리 수를 넘어섰으며, 30%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보험사들도 이어지고 있다. 즉, 3명 중 1명꼴로 전자청약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전자청약은 무엇보다 종이문서를 줄이는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에서 보험업계에서도 반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청약을 통해 계약 당 약 1000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서명을 통해 보험 청약을 진행한 경우, 민원이 크게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자청약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보험사의 보험 민원이 최대 2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직 보험청약 기술을 확충하지 않은 보험사에도 전자청약 시스템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까지 전자청약시스템을 갖춘 보험사는 주요 생손보사 42개 사 중 약 절반 정도다. 아직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일부 중소형사들도 IT컨설팅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해, 향후 보험업계의 영업 채널로써 전자청약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민옥ㆍ박세정기자 mohanㆍsjpark@
은행 창구에 줄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은행에 직접 갈 필요 없이 터치 한 번으로 계좌이체는 물론 예적금,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아예 은행 점포를 대체하는 스마트브랜치도 등장했다.
은행 뿐 아니다. 스마트폰 기반의 각종 모바일카드가 인기를 끌며 지갑 속 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몇 년 후면 사실상 지갑에서 카드가 사라질 수도 있다.
증권거래는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이 대세다. 나아가 이젠 증권계좌를 만들기 위해 증권사에 갈 필요조차 없어지고 있다.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영업사원이 직접 투자자를 찾아가는 아웃도어세일즈(ODS)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도 마찬가지다. 설계사를 들고 온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 하나만 있으면 상품 설명부터 설계, 전자서명까지 상품 가입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물론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 상품 역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을 거쳐 모바일까지 채널을 확장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창조하고 있다.
사실 우리 금융산업은 보수적이라는 일각의 편견에도 불구, 그동안 IT 신기술과 결합해 혁신을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의 전자금융 서비스는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는 9549만명으로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 금액과 건수도 각각 33조6867억원과 5428만5000건에 달한다. 더욱이 24시간 실시간으로 인터넷뱅킹이 가능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가 사실상 유일하다.
특히 2010년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은 한국 금융 서비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각종 금융 거래가 가능해지며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
그뿐인가. IT 신기술과 결합한 스마트금융은 금융회사의 영업 방식에도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스마트금융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영업 채널이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IT 신기술은 스마트금융을 탄생하며 한국 금융산업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반면, 보안이라는 엄청난 숙제를 안겼다. 스미싱, 피싱, 파밍, 메모리해킹 등 전자금융 사기가 급증하고 디도스, 전산마비, 정보유출 등 해킹의 위협도 끊이질 않으며 스마트금융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설사가상으로 최근에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까지 터졌다.
그렇다고 이제와 스마트금융을 포기할 수는 없다. 누가 뭐래도 스마트금융은 저금리ㆍ저성장 기조로 위기에 직면한 한국 금융산업의 `신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도 이 점을 인지,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보안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스마트금융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은행, 스마트뱅킹부터 스마트브랜치까지=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뱅킹'으로 대표되던 은행권의 신기술은 더 나아가 모바일로 지점의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브랜치'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뱅킹은 도입과 안착을 너머 확산단계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수는 3719만명으로 1년 전보다 55.2%가 증가했다. 지난 2010년 261만명 수준이던 스마트폰뱅킹 이용자수가 불과 3년새 14배 넘게 급성장한 셈이다.
하루평균 이용금액도 1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스마트폰뱅킹 하루평균 이용금액은 1조36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9%가 늘어난 수치다.
모바일을 통한 결제시장의 성공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이제 은행권에서는 스마트뱅킹에서 더 나아가 모바일 하나로 지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브랜치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브랜치는 종이문서로 처리되는 창구업무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금융점포다. 점포에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비치하고 고객들이 모바일로 주요 은행 업무를 고객이 직접 볼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에는 NH농협은행이 10개 점포를 종이 없는 스마트브랜치로 개점했다. 예금신규, 입출금 거래, 제신고 등 30여종의 금융 서비스를 전자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다. 농협은행 외에도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스마트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브랜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단순한 효과를 넘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금융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에따라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스마트브랜치를 추가 개점하는 등 점진적인 확대를 논의 중이다.
보완해야 할 과제도 뒤따른다. 대표적인 것이 보안문제다. 현재 금융권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보안문제는 스마트뱅킹, 스마트브랜치에서 더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은행권의 경우 보안문제는 그 어떠한 금융권보다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날로 발달하고 있는 스마트금융 기술에 발 맞춰, 보안 문제를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금융사들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카드, 모바일카드로 `지갑 없는 시대' 임박=모바일카드를 통한 `지갑 없는 시대'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모바일카드는 스마트폰 속에 카드를 넣어 결제까지 가능한 스마트 금융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모바일결제 기술을 응축한 스마트금융의 대표격인 모바일카드는 바람 잘날 없는 카드업계 풍파 속에서도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은 모바일카드의 신기술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한해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모바일카드는 기술적인 기반 구축에 힘이 실렸었다. 해당 기술이 실제 시장에 상용화 될 수 있을지, 이어 금융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카드업계가 해결 해야할 또 하나의 과제로 꼽혔다.
그런 점에서 지난 한해는 탄탄한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의 성공적인 반응을 확인하면서 모바일카드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시기였다. 실제 하나SK카드는 지난해 모바일카드 단일 상품으로 최초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카드의 전체 시장 규모 또한 지난 2012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1년 새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6개 카드사(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농협은행, 롯데카드, 현대카드)가 공동으로 추진해 내놓은 앱 방식 모바일 카드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후 6개월만에 300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모바일결제 규모가 2017년에는 현재의 4배 수준인 10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카드 시장은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또 하나의 대표 사업으로 각 카드사들의 사활을 건 마케팅 경쟁으로까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결제 시장은 카드사의 대표 사업 축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내걸고 카드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분야"라고 말했다.
증권, ODS로 영업환경을 바꾼다=증권업계의 대표적인 신기술로 꼽히는 아웃도어세일즈(ODS)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영업환경을 변화시킬 `새 바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ODS는 태블릿PC 등을 활용해 영업사원이 직접 투자자를 찾아가 증권 종합계좌를 개설 할 수 있는 전자영업시스템이다. 계좌개설 안내 및 가입확인, 전자서명을 통한 개설 가입, 각종 동의 및 본인인증의 등의 과정을 실행할 수 있는 `이동식' 영업시스템인 것이다.
무엇보다 ODS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효율적인 영업방식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증권업계는 최근 영업지점을 대폭 축소하면서 지난해에만 160개의 영업지점이 문을 닫았다. 영업지점 축소로 증권업계 전반에서 영업망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ODS는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바일기기 상에서도 기본적인 영업활동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이 마련되면서 NH농협증권,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증권 등 증권사들도 10~30억원을 투자해 ODS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 상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망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ODS활용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술적 준비는 완료가 된 상태로 본격적인 활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ODS 활성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아직 법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방문판매법 개정이다. 현재 증권회사가 영업점 밖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경우 방문판매법의 적용을 받는다. 즉, 방문판매로 금융상품을 판매한 경우, 금융소비자가 14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수익 변동이 많은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청약철회가 빈번해 질 수 있어, 이에따른 손해를 금융사가 떠 안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증권사 상품의 방문판매법 적용을 배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돼 일년 가까이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준비가 완료됐지만 법률적 문제로 본격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국"이라며 "증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ODS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험, 전자서명으로 `날개 달다'=직장인 A씨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을 계획 중이지만, 바쁜 일정 탓에 보험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 보험설계사로부터 전자서명을 통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회사 근처에서 보험설계사를 만났다. A씨는 묵직한 서류 뭉치를 들고 있는 보험설계사를 상상했지만, 설계사의 손에는 태블릿PC 한 대만 가뿐하게 들려있었다. A씨는 태블릿PC를 통해 상품 설명, 상품 설계를 마무리하고 태블릿PC위에 직접 전자서명 해 상품 가입을 완료했다.
전자서명이 도입되면서 달라진 최근 보험업계의 모습이다. 전자청약은 태블릿PC상에 직접 고객이 서명을 해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지난 2012년 전자서명을 본인인증 절차로 허용하면서 보험업계에 본격적인 구축작업이 시작됐었다.
도입 초반, 낯선 영업방식으로 보험사 자체에서도 `반신반의'했었지만, 삼성화재 등 주요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도입을 확대하면서 전자서명을 통한 청약률도 급격히 상승했다.
실제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월별 전자청약률은 지난해 9월 기준 27.4%로 3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4월 전자청약을 도입한 동양생명 역시, 도입당시 4%수준에 불과했던 전자청약률이 지난해 9월 기준 21%까지 상승했다.
보험업계 전체의 전자청약률도 두 자리 수를 넘어섰으며, 30%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보험사들도 이어지고 있다. 즉, 3명 중 1명꼴로 전자청약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전자청약은 무엇보다 종이문서를 줄이는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에서 보험업계에서도 반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청약을 통해 계약 당 약 1000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서명을 통해 보험 청약을 진행한 경우, 민원이 크게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자청약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보험사의 보험 민원이 최대 2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직 보험청약 기술을 확충하지 않은 보험사에도 전자청약 시스템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까지 전자청약시스템을 갖춘 보험사는 주요 생손보사 42개 사 중 약 절반 정도다. 아직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일부 중소형사들도 IT컨설팅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해, 향후 보험업계의 영업 채널로써 전자청약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민옥ㆍ박세정기자 mohanㆍ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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