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들 “KT 내부통제 시스템 약화” 하향조정 검토
회사채 시장에서 KT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자회사 KT ENS의 법정관리로 KT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약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내외 신용평가사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다.
24일 신용평가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은 지난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KT ENS의 모회사인 KT와 이들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용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세미나를 통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수직계열화로 묶여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지원을 해야 하는데, 정상적 경로와 어긋난 판단을 한 것"이라며 "KT 내부통제가 안 된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KT 및 계열사의 신용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한신평은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12일 KT 및 KT렌탈, KT캐피탈, KT에스테이트 등 KT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 등급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는 KT 및 계열사의 신용 전망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KT가 재무적 곤경에 빠진 자회사를 지원하지 않은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KT그룹 내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KT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한 KT 4개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회사채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던 KT와 그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뒷북 논란을 비껴가기 위해 선제적인 신용 등급 책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외국계 신평사마저도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신평사들이 움직일 여지도 더욱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일 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KT ENS의 법정관리 사례가 보여주듯 KT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며, KT의 경영 및 지배구조 부문을 `만족스러운 (satisfactory)'에서 `적정한(fair)'으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은 `A-'에 등급전망 `부정적'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위한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행 신용평가 체계는 모기업의 자회사 지원 가능성이 포함돼 있지만 이번 KT ENS와 같은 사례에 비춰볼 때, 적절한 시장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근일기자 ryuryu@
24일 신용평가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은 지난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KT ENS의 모회사인 KT와 이들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용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세미나를 통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수직계열화로 묶여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지원을 해야 하는데, 정상적 경로와 어긋난 판단을 한 것"이라며 "KT 내부통제가 안 된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KT 및 계열사의 신용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한신평은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12일 KT 및 KT렌탈, KT캐피탈, KT에스테이트 등 KT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 등급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는 KT 및 계열사의 신용 전망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KT가 재무적 곤경에 빠진 자회사를 지원하지 않은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KT그룹 내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KT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한 KT 4개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회사채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던 KT와 그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뒷북 논란을 비껴가기 위해 선제적인 신용 등급 책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외국계 신평사마저도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신평사들이 움직일 여지도 더욱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일 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KT ENS의 법정관리 사례가 보여주듯 KT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며, KT의 경영 및 지배구조 부문을 `만족스러운 (satisfactory)'에서 `적정한(fair)'으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은 `A-'에 등급전망 `부정적'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위한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행 신용평가 체계는 모기업의 자회사 지원 가능성이 포함돼 있지만 이번 KT ENS와 같은 사례에 비춰볼 때, 적절한 시장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근일기자 ryu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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