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실패했다"(미 철강산업 노조)
지난 3월 15일로 한미 FTA 발효 2주년을 맞았다. 미국의 유력매체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은 "미국과 한국의 무역 활성화를 위해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으로 더 큰 이익을 본 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발표를 보더라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FTA 발효 첫 해인 2012년 170억 달러, 이듬해인 2013년에는 200억 달러로 FTA 도입 전(2011년)의 120억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협정 발효 후 2년간의 결과만 놓고 성패를 단정 짓는 건 무리겠지만 적어도 협정 체결 이후 한국이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반면, 협정 상대자인 미국 내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이 손해를 봤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내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미 FTA가 미국내 실업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고 있고, 미국내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산업별 FTA 득실을 따져 보면, 한국은 자동차 부품과 석유제품, 가공식품에서 미국은 양수기업체, 살충제, 과수업체가 상대적으로 그 과실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 창출이나 고용을 포함한 산업 전후방 효과를 고려할 때 한국이 남는 장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리먼 사태 이후 자국 산업 보호 육성을 통한 고용 창출에 힘을 쏟아온 미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볼 때,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국내외 통상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지난 2010년 도입 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Act, 이하 UCA)을 기반으로 한 문제 제기는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 환경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2010년 루이지애나주(州)에서 제정된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Act, 이하 UCA)은 4년째인 2014년 현재 38개 주(州)가 채택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UCA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불법 IT를 사용하여 원가를 낮춘 것은 불공정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최고 25만달러(약 3억원)의 벌금과 손해배상, 그리고 통관 금지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다.
법 적용의 대상도 초기 1차 농산물, 의류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지난 2013년부터는 가전, 항공기, 정유기기 등 규모가 큰 제품과 산업 쪽으로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협회가 회원사와 해외 저작권 단체 등을 통해 입수한 사례에 따르면, 중국, 인도, 브라질, 태국의 기업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협회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UCA로부터 한국 기업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최근우리 기업 4곳이 UCA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행스럽게도 기소 전 단계에서 합의가 이뤄져 문제가 더 커지지 않았지만, 이 사례는 한국 기업도 UCA라는 태풍의 영향권으로 들어온 것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2013년 기준 한미 통상 규모는 2054억 달러, 미국 수출 관련 국내 기업 수는 1만9천125개로 전체 민간 기업의 약 22%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불법복제율이 40%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 8000개 기업이 UCA 태풍 앞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미국에 진출한 현지 법인은 제외한 수치인데다, 제3국을 통해 제조-수출이 이뤄지는 기업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우리 협회가 파악하기로 현재 UCA에 상시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이는 기업과 기관이 손에 꼽을 정도다. 다행히도 얼마 전부터 정부 부처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관련 정보에 관심을 귀 기울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통상의 최첨병인 코트라에서는 우리 협회에 UCA에 대한 공동 연구 조사를 적극 제의해 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UCA가 국가간 통상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개별 부처별 정보 수집과 대책 마련에 그칠 것이 아니라, 관련 부처와 수출 기업과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위기는 기회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말이 있다. 불법복제는 오랜 동안 우리나라 SW산업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차제에 민관이 협력해 정품 사용 환경을 완비한다면 통상 리스크도 극복하고, SW산업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시급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은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회장
지난 3월 15일로 한미 FTA 발효 2주년을 맞았다. 미국의 유력매체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은 "미국과 한국의 무역 활성화를 위해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으로 더 큰 이익을 본 것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발표를 보더라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FTA 발효 첫 해인 2012년 170억 달러, 이듬해인 2013년에는 200억 달러로 FTA 도입 전(2011년)의 120억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협정 발효 후 2년간의 결과만 놓고 성패를 단정 짓는 건 무리겠지만 적어도 협정 체결 이후 한국이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반면, 협정 상대자인 미국 내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이 손해를 봤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내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미 FTA가 미국내 실업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고 있고, 미국내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산업별 FTA 득실을 따져 보면, 한국은 자동차 부품과 석유제품, 가공식품에서 미국은 양수기업체, 살충제, 과수업체가 상대적으로 그 과실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 창출이나 고용을 포함한 산업 전후방 효과를 고려할 때 한국이 남는 장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리먼 사태 이후 자국 산업 보호 육성을 통한 고용 창출에 힘을 쏟아온 미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볼 때,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국내외 통상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지난 2010년 도입 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Act, 이하 UCA)을 기반으로 한 문제 제기는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 환경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2010년 루이지애나주(州)에서 제정된 불공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Act, 이하 UCA)은 4년째인 2014년 현재 38개 주(州)가 채택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UCA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불법 IT를 사용하여 원가를 낮춘 것은 불공정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최고 25만달러(약 3억원)의 벌금과 손해배상, 그리고 통관 금지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다.
법 적용의 대상도 초기 1차 농산물, 의류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지난 2013년부터는 가전, 항공기, 정유기기 등 규모가 큰 제품과 산업 쪽으로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협회가 회원사와 해외 저작권 단체 등을 통해 입수한 사례에 따르면, 중국, 인도, 브라질, 태국의 기업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협회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UCA로부터 한국 기업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최근우리 기업 4곳이 UCA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행스럽게도 기소 전 단계에서 합의가 이뤄져 문제가 더 커지지 않았지만, 이 사례는 한국 기업도 UCA라는 태풍의 영향권으로 들어온 것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2013년 기준 한미 통상 규모는 2054억 달러, 미국 수출 관련 국내 기업 수는 1만9천125개로 전체 민간 기업의 약 22%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불법복제율이 40%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 8000개 기업이 UCA 태풍 앞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미국에 진출한 현지 법인은 제외한 수치인데다, 제3국을 통해 제조-수출이 이뤄지는 기업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우리 협회가 파악하기로 현재 UCA에 상시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이는 기업과 기관이 손에 꼽을 정도다. 다행히도 얼마 전부터 정부 부처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관련 정보에 관심을 귀 기울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통상의 최첨병인 코트라에서는 우리 협회에 UCA에 대한 공동 연구 조사를 적극 제의해 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UCA가 국가간 통상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개별 부처별 정보 수집과 대책 마련에 그칠 것이 아니라, 관련 부처와 수출 기업과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위기는 기회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말이 있다. 불법복제는 오랜 동안 우리나라 SW산업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차제에 민관이 협력해 정품 사용 환경을 완비한다면 통상 리스크도 극복하고, SW산업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시급하게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은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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