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제된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은 환상
미래부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강국을 위한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IoT에 필요한 스마트 센서 등의 차세대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모두가 공유할 유무선 인프라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한다. 5년 후에는 IoT 내수시장을 30조원 규모로 육성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30%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인 스마트, 모바일, 웨어러블,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모두 융합시켜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 선도국가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사물인테넷(IoT)은 인간이 아니라 가전제품, 자동차, 건물, 도로와 같은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활용하는 주체가 된다. 인간의 참여나 간섭을 최소화시키고 정보의 생산, 교환, 활용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뜻이다. 1999년 IoT의 개념을 처음 제시했던 케빈 애시턴에 따르면 그렇다. 그런 IoT가 현실화되면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즐기는 환경을 가장 편안하고, 건강하고, 효율적인 상태로 유지시키게 된다고 한다.
본래 IoT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소재였다. 그러나 이미 사물끼리 소통하는 IoT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안경을 통해 파악한 주변의 풍경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스마트 안경도 있고, 맥박, 혈압, 혈당 등의 건강 정보를 자동으로 점검해주는 스마트 팔찌도 있다. 동작 상태나 오작동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는 세탁기도 있고, 저장된 식품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주는 냉장고도 개발되고 있다. 도로 소통 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는 시스템도 있다.
IoT의 핵심은 사물(디바이스)이 정확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동 센서다. IoT에 연결되는 사물은 온도, 습도, 빛, 소리, 화학물질, 위치, 움직임 등의 다양한 정보를 자동으로 정확하게 감지해서 제공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IoT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근거로 적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와 자동장치도 개발해야 한다.
현재의 인터넷 인프라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IoT가 본격화되면 인터넷 인프라는 엄청난 규모의 디바이스와 정보를 소화해야 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IoT에 연결될 디바이스의 수는 2020년에 260만 개에 이르게 된다. 300억 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무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oT에 연결된 디바이스가 생산하고 활용할 정보의 양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현재 30억 명의 사용자가 7억 개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의 IP주소부터 완전히 바꿔야만 한다.
IoT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정보는 대부분 인간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문제는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인 인간의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보 수집에 필요한 시간, 주의력, 정확성 모두에서 그렇다. 결국 현재의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는 사물에 대한 정보보다 사용자의 아이디어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사물과 환경에 대한 정보의 품질과 양을 확대하면 폐기물, 손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렇다고 IoT가 천국의 문을 열어줄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IoT에 의해 최적화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것이 마냥 반갑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참여가 배제된 환경에서 과연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이 더욱 불확실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사람들을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로 연결시켜준 인터넷의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사람은 물론 사물까지 연결된 초연결 사회의 등장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의 환상에 빠져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사물인테넷(IoT)은 인간이 아니라 가전제품, 자동차, 건물, 도로와 같은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활용하는 주체가 된다. 인간의 참여나 간섭을 최소화시키고 정보의 생산, 교환, 활용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뜻이다. 1999년 IoT의 개념을 처음 제시했던 케빈 애시턴에 따르면 그렇다. 그런 IoT가 현실화되면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즐기는 환경을 가장 편안하고, 건강하고, 효율적인 상태로 유지시키게 된다고 한다.
본래 IoT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소재였다. 그러나 이미 사물끼리 소통하는 IoT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안경을 통해 파악한 주변의 풍경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스마트 안경도 있고, 맥박, 혈압, 혈당 등의 건강 정보를 자동으로 점검해주는 스마트 팔찌도 있다. 동작 상태나 오작동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는 세탁기도 있고, 저장된 식품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주는 냉장고도 개발되고 있다. 도로 소통 정보를 수집해서 활용하는 시스템도 있다.
IoT의 핵심은 사물(디바이스)이 정확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동 센서다. IoT에 연결되는 사물은 온도, 습도, 빛, 소리, 화학물질, 위치, 움직임 등의 다양한 정보를 자동으로 정확하게 감지해서 제공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IoT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근거로 적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와 자동장치도 개발해야 한다.
현재의 인터넷 인프라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IoT가 본격화되면 인터넷 인프라는 엄청난 규모의 디바이스와 정보를 소화해야 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IoT에 연결될 디바이스의 수는 2020년에 260만 개에 이르게 된다. 300억 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무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oT에 연결된 디바이스가 생산하고 활용할 정보의 양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현재 30억 명의 사용자가 7억 개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의 IP주소부터 완전히 바꿔야만 한다.
IoT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정보는 대부분 인간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문제는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인 인간의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보 수집에 필요한 시간, 주의력, 정확성 모두에서 그렇다. 결국 현재의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는 사물에 대한 정보보다 사용자의 아이디어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사물과 환경에 대한 정보의 품질과 양을 확대하면 폐기물, 손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렇다고 IoT가 천국의 문을 열어줄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IoT에 의해 최적화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것이 마냥 반갑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참여가 배제된 환경에서 과연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이 더욱 불확실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사람들을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로 연결시켜준 인터넷의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사람은 물론 사물까지 연결된 초연결 사회의 등장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의 환상에 빠져버리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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