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무상하자 보수` 기간에 유료 업그레이드까지 여전히 문서로 요구
공공기관이 소프트웨어(SW)를 구매하면서 공짜로 유지보수를 받는 `얌체 관행'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발주한 주요 사업에서 여전히 `1년 무상 하자보수'라는 명목으로 공짜 유지보수를 원하는 공공기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통치기조인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핵심산업으로 SW산업을 꼽고, 해당 산업 발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유지보수요율 현실화라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앞장서 실행해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공짜 유지보수 관행을 존속시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한 정보보안업체 대표는 "입찰제안요청서에 보면 `무상 하자보수'라는 항목이 있다. 납품한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대해 1년간 하자가 있을 경우 무상으로 보수해야 하는 것인데, 발주기관들이 이 항목에 `SW 업그레이드' 등 마땅히 유상으로 진행해야 할 부분까지 포함시켜 사실상 무상 유지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디지털타임스가 최근 발주한 공공기관 SW사업을 일부 검토한 결과, 안전행정부가 미래부 산하기관 인터넷진흥원에게 위탁해 발주한 사업에서도 `1년 무상 하자보수' 항목을 통해 공짜로 SW업그레이드를 지원하라는 조항이 들어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이 5월과 6월 차례로 발주한 사업에서도 무상 하자보수 항목을 통해 SW 무상 업그레이드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 공공기관의 SW사업 발주 관행 개선을 위해 감독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불공정한 유지관리에 관한 계약 조항이 입찰제안요청서나 계약 사항에 포함되지 않도록 조달청 발주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례가 포함된 사업이 발견되면 담당 부처에 관련 조항 개선을 권고해 불공정 조항을 삭제하거나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불공정 조항에 대한 권고시 해당 부처의 권고 수용율이 95%를 넘는다며 빠른 속도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IPA 관계자는 "현재까지 권고한 주요 부처나 기관들은 대부분 무상 하자보수에 유지보수 항목을 끼워 넣는 것이 부당한 것인지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리 원의 권고를 받고 개선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아직도 공공기관 발주자들의 인식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제값주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좀 더 강력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짜 유지보수를 버젓이 요구하는데는 법 조항의 `애매함'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공공기관 SW사업 유지보수의 경우 기획재정부 계약예규인 `용역계약일반조건'에 따라 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 규약 제58조 하자보수에 대한 항목에 따르면 하자보수 기간동안 SW를 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무상 하자보수에 속하는지 유료 구매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애매하다. SW산업진흥법 역시 SW 업그레이드에 대한 가격 지불 관련 조항이 없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정보보안 SW업체 대표는 "SW 업그레이드 자체를 무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SW에 대한 몰이해"라면서 "마이너 업그레이드나 사소한 패치, 특히 정보보안 SW의 경우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해킹공격이나 악성코드 방어 패치를 개발하는데는 막대한 인력, 기술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를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조건 공짜 취급하니 국내 업체가 기술개발을 할 여력조차 잃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 정책 전문가는 "일반 국가계약법으로 하기 어렵다면 SW산업진흥법 등 특별법에 관련 조항을 구분해 SW의 경우 업그레이드에 대한 제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발주한 주요 사업에서 여전히 `1년 무상 하자보수'라는 명목으로 공짜 유지보수를 원하는 공공기관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의 통치기조인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핵심산업으로 SW산업을 꼽고, 해당 산업 발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유지보수요율 현실화라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앞장서 실행해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공짜 유지보수 관행을 존속시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한 정보보안업체 대표는 "입찰제안요청서에 보면 `무상 하자보수'라는 항목이 있다. 납품한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대해 1년간 하자가 있을 경우 무상으로 보수해야 하는 것인데, 발주기관들이 이 항목에 `SW 업그레이드' 등 마땅히 유상으로 진행해야 할 부분까지 포함시켜 사실상 무상 유지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디지털타임스가 최근 발주한 공공기관 SW사업을 일부 검토한 결과, 안전행정부가 미래부 산하기관 인터넷진흥원에게 위탁해 발주한 사업에서도 `1년 무상 하자보수' 항목을 통해 공짜로 SW업그레이드를 지원하라는 조항이 들어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이 5월과 6월 차례로 발주한 사업에서도 무상 하자보수 항목을 통해 SW 무상 업그레이드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 공공기관의 SW사업 발주 관행 개선을 위해 감독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불공정한 유지관리에 관한 계약 조항이 입찰제안요청서나 계약 사항에 포함되지 않도록 조달청 발주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례가 포함된 사업이 발견되면 담당 부처에 관련 조항 개선을 권고해 불공정 조항을 삭제하거나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불공정 조항에 대한 권고시 해당 부처의 권고 수용율이 95%를 넘는다며 빠른 속도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IPA 관계자는 "현재까지 권고한 주요 부처나 기관들은 대부분 무상 하자보수에 유지보수 항목을 끼워 넣는 것이 부당한 것인지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리 원의 권고를 받고 개선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아직도 공공기관 발주자들의 인식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제값주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좀 더 강력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짜 유지보수를 버젓이 요구하는데는 법 조항의 `애매함'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공공기관 SW사업 유지보수의 경우 기획재정부 계약예규인 `용역계약일반조건'에 따라 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 규약 제58조 하자보수에 대한 항목에 따르면 하자보수 기간동안 SW를 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무상 하자보수에 속하는지 유료 구매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애매하다. SW산업진흥법 역시 SW 업그레이드에 대한 가격 지불 관련 조항이 없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정보보안 SW업체 대표는 "SW 업그레이드 자체를 무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SW에 대한 몰이해"라면서 "마이너 업그레이드나 사소한 패치, 특히 정보보안 SW의 경우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해킹공격이나 악성코드 방어 패치를 개발하는데는 막대한 인력, 기술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를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조건 공짜 취급하니 국내 업체가 기술개발을 할 여력조차 잃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 정책 전문가는 "일반 국가계약법으로 하기 어렵다면 SW산업진흥법 등 특별법에 관련 조항을 구분해 SW의 경우 업그레이드에 대한 제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