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통합형 소도시 전북 남원에서는 주목할 만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취업이 쉽지 않고 기업체도 많지 않은 남원 지역주민들은 영농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인 `새벽'을 세우고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골칫거리인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해 사업화하는 사이클을 완성했다. 남원시내 전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10% 이상을 매일 두 번씩 수거해 사료로 써서 돼지를 키우고 있다. 처리에 많은 비용이 들고 처리 후 제대로 활용되지도 않는 음식물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재활용해 옛날 방식 그대로 돼지들을 사육하고 있는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돼지 배설물을 거름으로 이용해 유기농 채소를 길러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영농조합은 또 식당을 열어 돼지고기와 유기농 채소 등이 포함된 유기농 한정식을 판매, 지역주민들이 유기농 로컬푸드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도해 음식물쓰레기 처리라는 사회적 문제 해결과 친환경 농업을 통한 농촌경제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라는 세가지 성과를 동시에 이뤄낸 것이다.
현재 새벽은 음식물 재활용과 돼지 사육, 유기농산물 재배, 상품 유통, 전통 식제품 생산, 집수리사업 등 5가지 사업을 하면서 6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2002년 7마리로 시작한 돼지는 2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고 2∼3년 내에 100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기농 농산물은 대도시의 대형 마트나 백화점으로 판매하고, 인터넷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노숙자를 위한 흙집도 지어주고 있다.
새벽의 장기 목표는 남원시 전체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해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짓는 것. 이것이 실현되면 남원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되면서 새로운 농촌 발전모델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차원에서 환경부와 농림부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관련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는 처리과정을 거치지만 실질적으로 농축산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새벽에서 멀지 않은 남원 산내면에서는 사회단체 `한생명'이 또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학교, 생활협동조합, 대안학교, 유기농업, 문화센터 등 다양한 활동을 자생적으로 하면서 지난 10년간 남원 전체 인구가 20% 감소한 가운데 산내면은 인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체 주민의 20%는 귀농귀촌인들이다. 생산과 교육, 문화가 어루러진 활동을 통해 지역이 함께 살아가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
농촌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드는 시도는 남원뿐만 아니라 함양, 홍성 등에서 지역 맞춤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충남 홍성의 `홍동마을'은 마을 자체 출판사와 도서관, 목공소, 화폐까지 갖춘 순환과 공생의 공동체 마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정부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공동체가 시작점이었다는 점이다. 또 성장과 공생을 함께 지향하는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일회성 정책으로 추진됐다면 결코 이같은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 성공사례 속에 우리 농촌이 가야 할 미래의 길이 있다. 고령화와 영세성이 심각한 우리 농촌에 이들 사례는 확실한 이정표로 빛을 발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단기적 농촌지원 정책을 성급하게 내놓을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성공사례를 확산하고 지원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변화의 동력은 현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naturean@
취업이 쉽지 않고 기업체도 많지 않은 남원 지역주민들은 영농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인 `새벽'을 세우고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골칫거리인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해 사업화하는 사이클을 완성했다. 남원시내 전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의 10% 이상을 매일 두 번씩 수거해 사료로 써서 돼지를 키우고 있다. 처리에 많은 비용이 들고 처리 후 제대로 활용되지도 않는 음식물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재활용해 옛날 방식 그대로 돼지들을 사육하고 있는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돼지 배설물을 거름으로 이용해 유기농 채소를 길러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영농조합은 또 식당을 열어 돼지고기와 유기농 채소 등이 포함된 유기농 한정식을 판매, 지역주민들이 유기농 로컬푸드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주민들이 주도해 음식물쓰레기 처리라는 사회적 문제 해결과 친환경 농업을 통한 농촌경제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라는 세가지 성과를 동시에 이뤄낸 것이다.
현재 새벽은 음식물 재활용과 돼지 사육, 유기농산물 재배, 상품 유통, 전통 식제품 생산, 집수리사업 등 5가지 사업을 하면서 6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2002년 7마리로 시작한 돼지는 2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고 2∼3년 내에 100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기농 농산물은 대도시의 대형 마트나 백화점으로 판매하고, 인터넷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노숙자를 위한 흙집도 지어주고 있다.
새벽의 장기 목표는 남원시 전체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해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짓는 것. 이것이 실현되면 남원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되면서 새로운 농촌 발전모델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차원에서 환경부와 농림부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관련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는 처리과정을 거치지만 실질적으로 농축산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새벽에서 멀지 않은 남원 산내면에서는 사회단체 `한생명'이 또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학교, 생활협동조합, 대안학교, 유기농업, 문화센터 등 다양한 활동을 자생적으로 하면서 지난 10년간 남원 전체 인구가 20% 감소한 가운데 산내면은 인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체 주민의 20%는 귀농귀촌인들이다. 생산과 교육, 문화가 어루러진 활동을 통해 지역이 함께 살아가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
농촌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드는 시도는 남원뿐만 아니라 함양, 홍성 등에서 지역 맞춤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충남 홍성의 `홍동마을'은 마을 자체 출판사와 도서관, 목공소, 화폐까지 갖춘 순환과 공생의 공동체 마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정부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공동체가 시작점이었다는 점이다. 또 성장과 공생을 함께 지향하는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일회성 정책으로 추진됐다면 결코 이같은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 성공사례 속에 우리 농촌이 가야 할 미래의 길이 있다. 고령화와 영세성이 심각한 우리 농촌에 이들 사례는 확실한 이정표로 빛을 발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단기적 농촌지원 정책을 성급하게 내놓을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성공사례를 확산하고 지원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변화의 동력은 현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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