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문제로 비화할 조짐 보이자 2등급 미표기 허용… `전자파등급제` 유명무실 논란
휴대전화와 이동통신 기지국이 배출하는 전자파를 흡수율과 강도 등에 따라 등급을 나눠, 사용자들이 식별할 수 있도록 표기하는 `전자파등급제'가 오는 8월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정부가 마련한 기준에 따르면 국산 휴대전화 제품은 대부분 1등급이다. 그러나 아이폰 등 일부 외산 휴대전화는 국내 기준상 2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애플측이 반발하면서 한ㆍ미 양국간 통상 문제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이자, 우리 정부가 애플 제품에 전자파 2등급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우리 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전자파 등급기준을 마련해 놓고도, 제도 시행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3일 "전파등급제를 시행하되 2등급으로 분류된 휴대전화의 경우 `2등급'이라고 명기하지 않고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의 수치를 명기하는 것을 허용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며 "양국 통상 부처간 협의에 따른 것으로, 외산 휴대전화에 대한 차별 논란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파등급제 도입에 따라 휴대전화는 전자파가 인체에 흡수되는 정도에 따라 1등급과 2등급으로, 이동통신 기지국은 전자파강도 기준에 따라 1등급, 2등급, 주의등급, 경고등급으로 나뉜다.
휴대전화는 인체조직 1㎏당 0.8와트(W) 이내의 전자파를 흡수할 경우 1등급, 0.8~1.6W를 흡수할 경우 2등급이다. 1.6W 초과 전자파를 흡수하면 제품 출하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제표준은 1㎏ 당 1.6W 이내를 배출할 경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이 기준 범위에서 세부 등급을 나눠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휴대전화는 대부분 1등급 범주에 들지만, 일부 휴대전화는 2등급으로 분류된다. 아이폰의 경우 2등급에 해당한다. 애플측은 그동안 "사실상 보호무역 조치이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겠다"며 반발했다. 전자파 등급제 도입을 대표 발의한 전병헌 의원이 애플의 반발을 두고 "자사 이기주의이며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사실상 미국측 요구를 받아들여 2등급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전자파등급 제도 시행 자체를 퇴색시키는 조치라는 비난이 관련 업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1등급만 표시하고 2등급은 표시하지 않게 한다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이 좋은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또 전자파의 유해성 우려가 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표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같은 각계 의견을 듣고자 사업자와 시민단체 등을 대상하는 하는 설명회를 4일 개최키로 했다"고 말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정부가 마련한 기준에 따르면 국산 휴대전화 제품은 대부분 1등급이다. 그러나 아이폰 등 일부 외산 휴대전화는 국내 기준상 2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애플측이 반발하면서 한ㆍ미 양국간 통상 문제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이자, 우리 정부가 애플 제품에 전자파 2등급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우리 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전자파 등급기준을 마련해 놓고도, 제도 시행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3일 "전파등급제를 시행하되 2등급으로 분류된 휴대전화의 경우 `2등급'이라고 명기하지 않고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의 수치를 명기하는 것을 허용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며 "양국 통상 부처간 협의에 따른 것으로, 외산 휴대전화에 대한 차별 논란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파등급제 도입에 따라 휴대전화는 전자파가 인체에 흡수되는 정도에 따라 1등급과 2등급으로, 이동통신 기지국은 전자파강도 기준에 따라 1등급, 2등급, 주의등급, 경고등급으로 나뉜다.
휴대전화는 인체조직 1㎏당 0.8와트(W) 이내의 전자파를 흡수할 경우 1등급, 0.8~1.6W를 흡수할 경우 2등급이다. 1.6W 초과 전자파를 흡수하면 제품 출하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제표준은 1㎏ 당 1.6W 이내를 배출할 경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이 기준 범위에서 세부 등급을 나눠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휴대전화는 대부분 1등급 범주에 들지만, 일부 휴대전화는 2등급으로 분류된다. 아이폰의 경우 2등급에 해당한다. 애플측은 그동안 "사실상 보호무역 조치이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겠다"며 반발했다. 전자파 등급제 도입을 대표 발의한 전병헌 의원이 애플의 반발을 두고 "자사 이기주의이며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사실상 미국측 요구를 받아들여 2등급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전자파등급 제도 시행 자체를 퇴색시키는 조치라는 비난이 관련 업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1등급만 표시하고 2등급은 표시하지 않게 한다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이 좋은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또 전자파의 유해성 우려가 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표준보다 엄격한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같은 각계 의견을 듣고자 사업자와 시민단체 등을 대상하는 하는 설명회를 4일 개최키로 했다"고 말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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