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검증 소홀 의혹… 은행 과실 부각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사건으로 해외 도피 중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가 대출관련 서류 뿐 아니라 가짜 KT ENS 인감을 직접 만들었으며 삼성전자 관련 서류도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담한 위조 행각에 은행들이 속수무책으로 사기를 당한 것으로, 금융권 대출검증 체계에 구멍이 뚫였다는 지적이다.
8일 대출사기 피의자 변호인측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12일 전주엽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고에 보관된 가짜 KT ENS 인감을 확보했다.
앞서 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의자들은 전주엽 대표가 직접 KT ENS 인감을 만들어 몰래 사용해왔다고 증언했다.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인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는 "전 대표가 KT ENS 인감을 새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의자인 KT ENS 김모 부장도 "2013년 KT네트웍스가 KT ENS로 사명을 변경한 후 인감을 빼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며 "이후 전 대표가 KT ENS 인감을 새겼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피의자와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2008년 5월 대출사기 피의자들은 KT ENS 김모 부장이 빼돌린 KT네트웍스(현 KT ENS)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사용하거나 전자문서에 인감 그래픽을 넣은 후 칼라프린터로 출력해 사용했다. 2013년 8월 KT ENS로 사명이 변경되는 것을 전후로 KT ENS 인감을 빼내기 어려워지자 가짜 KT ENS 인감을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작성된 서류 중 가짜 인감이 찍힌 것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관련 서류에 찍힌 인감의 진위여부는 KT ENS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실제로 사기 피해를 당한 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과 13개 저축은행 등은 서류에 찍힌 인감이 실제 KT ENS 것이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대출사기범이 가짜 인감을 만들어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KT ENS는 위조인감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확인하지 못한 은행 과실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들은 KT ENS 직원이 연루된 것에 대한 책임과 실제 인감이 찍힌 대출서류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처럼 사기 과정에서 서류가 대부분이 가짜였지만 은행에서 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피의자인 한 업체 대표는 "KT 매출채권 대출이라고 하니 우량대출로 판단해 서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또 삼성전자와 거래라는 설명에 은행들이 추가적인 확인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출사기 업체 대표들은 수년 간 이뤄진 대출사기 과정에서 은행을 직접 방문한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이며 서류를 보내거나 전주엽 대표 사무실에서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에 KT, 삼성전자와 거래라는 말에 현혹돼 은행들이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강진규기자 kjk@
8일 대출사기 피의자 변호인측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12일 전주엽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고에 보관된 가짜 KT ENS 인감을 확보했다.
앞서 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의자들은 전주엽 대표가 직접 KT ENS 인감을 만들어 몰래 사용해왔다고 증언했다.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인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는 "전 대표가 KT ENS 인감을 새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의자인 KT ENS 김모 부장도 "2013년 KT네트웍스가 KT ENS로 사명을 변경한 후 인감을 빼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며 "이후 전 대표가 KT ENS 인감을 새겼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피의자와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2008년 5월 대출사기 피의자들은 KT ENS 김모 부장이 빼돌린 KT네트웍스(현 KT ENS)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사용하거나 전자문서에 인감 그래픽을 넣은 후 칼라프린터로 출력해 사용했다. 2013년 8월 KT ENS로 사명이 변경되는 것을 전후로 KT ENS 인감을 빼내기 어려워지자 가짜 KT ENS 인감을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작성된 서류 중 가짜 인감이 찍힌 것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관련 서류에 찍힌 인감의 진위여부는 KT ENS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실제로 사기 피해를 당한 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과 13개 저축은행 등은 서류에 찍힌 인감이 실제 KT ENS 것이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대출사기범이 가짜 인감을 만들어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KT ENS는 위조인감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확인하지 못한 은행 과실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은행들은 KT ENS 직원이 연루된 것에 대한 책임과 실제 인감이 찍힌 대출서류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처럼 사기 과정에서 서류가 대부분이 가짜였지만 은행에서 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피의자인 한 업체 대표는 "KT 매출채권 대출이라고 하니 우량대출로 판단해 서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또 삼성전자와 거래라는 설명에 은행들이 추가적인 확인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출사기 업체 대표들은 수년 간 이뤄진 대출사기 과정에서 은행을 직접 방문한 것이 손에 꼽을 정도이며 서류를 보내거나 전주엽 대표 사무실에서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에 KT, 삼성전자와 거래라는 말에 현혹돼 은행들이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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