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기업들 손해배상·이미지 추락 등 '비용' 급증
사건 터져야 '땜질식 처방'으로는 보안 철옹성은 요원
기업 '예산 남아야 가장 나중에 투자' 인식 대전환 필요
사건 터져야 '땜질식 처방'으로는 보안 철옹성은 요원
기업 '예산 남아야 가장 나중에 투자' 인식 대전환 필요
■ 보안산업이 ICT 강국의 뿌리다
소비자는 기업이 파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다. 하지만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비자는 기업활동 핵심 요소인 '정보'의 주체자가 됐다. 올 들어 신용카드 3사에서 1억40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통신사에서도 1200만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내 정보가 새어나갔다는 사실보다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했던 것은 기업이 소비자의 '정보'를 가지고 영리활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끊이지 않는 사이버 침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기업이 취한 조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대대적인 '보안 투자'를 했다는 소식도 드물다. 보안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국내 보안업계는 상반기에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80%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안산업 이익단체인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조찬모임을 하며 상반기 실적을 공유했는데 평균적으로 지난해 매출의 80~85%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안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최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었다. 3.20, 6.25 사이버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며 보안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고, 이에 보안업체들도 기술개발과 서비스 인력을 크게 확충했으나 정작 보안 기술과 서비스를 구매한 민간 기업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보안업체들의 실적은 추락했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올 상반기는 지난해 이 기간보다도 못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결국 분노한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겠다던 정보유출 기업들은 말뿐인 사과만 한 후 여전히 보안 투자는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심종헌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은 "아직도 기업의 보안 투자는 '가장 나중에' 집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실제 보안업계 매출 구조를 보면 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 그것도 연말인 4분기에 연중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말이 다 되어서야, 다른 부분에 예산을 집행하고도 남는 예산으로 비로소 보안 분야에 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심 회장은 특히 "정보 유출 사고가 아무리 대규모로 터지고 사이버테러가 일어나도 기업은 해당 이슈가 있을 때만 이를 막아낼 시스템을 임시방편으로 도입할 뿐 제대로 된 보안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보유출 사실이 있는 기업의 경우 고객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법정비용과,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고객 이탈 등으로 인해 기업의 '직접 비용'이 수직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기업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기업은 회사의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더는 보안투자를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보안 체계'를 우선 갖추는 것이다. 정보 유출이나 사이버테러와 같은 보안위협을 막아내고 '철옹성'을 구축하려면 땜질식 보안투자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정경원 시스코코리아 사장은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준 사이버공격이 발생했을 때 이 공격을 막아내는 '포인트 솔루션'을 긴급하게 도입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최근 진행되는 복잡한 해킹과 보안 사고를 방어하려면 시스템과 네트워크, 솔루션, 물리설비 영역까지 모두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커는 99%를 막아도 단 1%의 구멍을 찾아 들어오기 때문에 기업의 모든 요소에 대한 종단간(End to End) 다계층(Multilayer) 보안 체계를 모두 갖추는 것만이 사이버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소비자는 기업이 파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다. 하지만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비자는 기업활동 핵심 요소인 '정보'의 주체자가 됐다. 올 들어 신용카드 3사에서 1억40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통신사에서도 1200만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내 정보가 새어나갔다는 사실보다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했던 것은 기업이 소비자의 '정보'를 가지고 영리활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끊이지 않는 사이버 침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기업이 취한 조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대대적인 '보안 투자'를 했다는 소식도 드물다. 보안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국내 보안업계는 상반기에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80%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안산업 이익단체인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조찬모임을 하며 상반기 실적을 공유했는데 평균적으로 지난해 매출의 80~85%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안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최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었다. 3.20, 6.25 사이버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며 보안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고, 이에 보안업체들도 기술개발과 서비스 인력을 크게 확충했으나 정작 보안 기술과 서비스를 구매한 민간 기업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보안업체들의 실적은 추락했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올 상반기는 지난해 이 기간보다도 못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얘기다.
결국 분노한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겠다던 정보유출 기업들은 말뿐인 사과만 한 후 여전히 보안 투자는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심종헌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은 "아직도 기업의 보안 투자는 '가장 나중에' 집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실제 보안업계 매출 구조를 보면 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 그것도 연말인 4분기에 연중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말이 다 되어서야, 다른 부분에 예산을 집행하고도 남는 예산으로 비로소 보안 분야에 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심 회장은 특히 "정보 유출 사고가 아무리 대규모로 터지고 사이버테러가 일어나도 기업은 해당 이슈가 있을 때만 이를 막아낼 시스템을 임시방편으로 도입할 뿐 제대로 된 보안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보유출 사실이 있는 기업의 경우 고객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법정비용과,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고객 이탈 등으로 인해 기업의 '직접 비용'이 수직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기업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기업은 회사의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더는 보안투자를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보안 체계'를 우선 갖추는 것이다. 정보 유출이나 사이버테러와 같은 보안위협을 막아내고 '철옹성'을 구축하려면 땜질식 보안투자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정경원 시스코코리아 사장은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준 사이버공격이 발생했을 때 이 공격을 막아내는 '포인트 솔루션'을 긴급하게 도입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최근 진행되는 복잡한 해킹과 보안 사고를 방어하려면 시스템과 네트워크, 솔루션, 물리설비 영역까지 모두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커는 99%를 막아도 단 1%의 구멍을 찾아 들어오기 때문에 기업의 모든 요소에 대한 종단간(End to End) 다계층(Multilayer) 보안 체계를 모두 갖추는 것만이 사이버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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