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벌써 13번째 불이행 선언 남미에서의 자본유출이 아시아로 유입 가능성 IMF 낙인효과 확대되면 신흥국 또다른 과제로
지난 7월 31일 아르헨티나가 달러화 정부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이는 2000년 이후 두 번째이자, 아르헨티나 역사상 13번째 불이행 선언이다. 주목해야 하는 점은 이번 채무 불이행 선언이 과거의 경우와 다르다는 것이다. 신흥국의 부채 위기는 전형적인 붐-버스트 사이클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즉 경기가 좋으면 자본유입이 확대되고 이러한 자본 유입은 국내 자산 가치를 더욱 상승시켜 경기를 지나치게 좋게 만든다. 그러나 일련의 경제 충격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자본 유출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국내 자산 가치는 하락하고 경기를 더욱 나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신흥국들은 이러한 경기 하강시기에 위기를 겪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이번 부채위기는 이러한 붐-버스트 사이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2014년 들어서 재정적자는 확대되고, 페소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 올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침체가 이번 채무불이행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번 채무불이행은 2001년 10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채무 불이행 사태의 연장 선상에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의 협상을 통해 1000억 달러의 채무에 대해 90%이상을 30%만 지불하는데 합의한다. 그러나 15억 달러 상당의 아르헨티나 채권을 보유한 미국의 일부 헤지펀드들이 100% 채무 이행을 주장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와 미국 헤지펀드들의 소송이 진행됐다. 이러한 소송에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의 100% 채무 이행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으로써 아르헨티나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아르헨티나 사태는 기술적, 법률적 사안이다. 흥미로운 점은 헤지펀드와 아르헨티나 정부와의 게임이다. 소송의 핵심은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헤어컷(손실 상각)이 된 채권과 이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 펀드 채권과의 차이를 인정하는가 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만약 헤지펀드에게 100% 채무 이행을 하게 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에게도 100% 채무 이행을 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인해 헤지 펀드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수용한다면 아르헨티나는 현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을 소진해야 한다.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에게 300%의 수익을 보장하는 제안을 하였으나 이는 헤지펀드가 거절한다. 300%의 수익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가 이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채무불이행의 경우를 대비해 CDS(credit default swap)를 매입하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즉 헤지 펀드의 입장에서는 100% 채무 이행이 된다면 싼 가격에 산 채권으로 인해 매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채무 불이행이 되어도 CDS로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물론 채무불이행시 CDS의 지불은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는 모든 채무 불이행의 경우 손실을 보게 되지만, 최소 CDS의 지불이 보장된다면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술적 채무불이행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채무구조조정으로 30%만 갚으면 되는 부채를 100% 갚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채무불이행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신용을 악화시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해외 채권발행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이러한 미래 비용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채권시장과 일부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겠지만 아르헨티나 채권의 규모와 영향력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금융시장의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같은 신흥국은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에서의 자본 유출이 아시아로의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체 신흥국의 위기로 전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이번 사태는 신흥국들 사이에서의 차별성을 높여 2014년도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국가들로의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확대 재정정책 등으로 경기 상승 기대가 높은 한국이 경우 더욱 그러하다.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환율이 절상되는 가운데 지나친 자본 유입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IMF의 채무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국제기구의 전반적인 기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사태로 IMF는 아르헨티나 채무구조조정에 대한 역할이 불충분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향후 IMF의 위기 해결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IMF의 낙인효과가 확대되면 신흥국 위기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는 신흥국들에게 또 다른 숙제를 제시하고 있다.
양두용 경희대 국제대학 국제학과 교수
아르헨티나의 이번 부채위기는 이러한 붐-버스트 사이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2014년 들어서 재정적자는 확대되고, 페소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 올해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침체가 이번 채무불이행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번 채무불이행은 2001년 10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채무 불이행 사태의 연장 선상에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의 협상을 통해 1000억 달러의 채무에 대해 90%이상을 30%만 지불하는데 합의한다. 그러나 15억 달러 상당의 아르헨티나 채권을 보유한 미국의 일부 헤지펀드들이 100% 채무 이행을 주장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와 미국 헤지펀드들의 소송이 진행됐다. 이러한 소송에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의 100% 채무 이행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으로써 아르헨티나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아르헨티나 사태는 기술적, 법률적 사안이다. 흥미로운 점은 헤지펀드와 아르헨티나 정부와의 게임이다. 소송의 핵심은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헤어컷(손실 상각)이 된 채권과 이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 펀드 채권과의 차이를 인정하는가 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만약 헤지펀드에게 100% 채무 이행을 하게 되면 다른 채권 보유자에게도 100% 채무 이행을 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인해 헤지 펀드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수용한다면 아르헨티나는 현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을 소진해야 한다.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에게 300%의 수익을 보장하는 제안을 하였으나 이는 헤지펀드가 거절한다. 300%의 수익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가 이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채무불이행의 경우를 대비해 CDS(credit default swap)를 매입하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즉 헤지 펀드의 입장에서는 100% 채무 이행이 된다면 싼 가격에 산 채권으로 인해 매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채무 불이행이 되어도 CDS로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물론 채무불이행시 CDS의 지불은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는 모든 채무 불이행의 경우 손실을 보게 되지만, 최소 CDS의 지불이 보장된다면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술적 채무불이행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채무구조조정으로 30%만 갚으면 되는 부채를 100% 갚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채무불이행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신용을 악화시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해외 채권발행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이러한 미래 비용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채권시장과 일부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겠지만 아르헨티나 채권의 규모와 영향력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금융시장의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같은 신흥국은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에서의 자본 유출이 아시아로의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체 신흥국의 위기로 전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이번 사태는 신흥국들 사이에서의 차별성을 높여 2014년도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국가들로의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확대 재정정책 등으로 경기 상승 기대가 높은 한국이 경우 더욱 그러하다.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환율이 절상되는 가운데 지나친 자본 유입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IMF의 채무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국제기구의 전반적인 기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사태로 IMF는 아르헨티나 채무구조조정에 대한 역할이 불충분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향후 IMF의 위기 해결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IMF의 낙인효과가 확대되면 신흥국 위기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는 신흥국들에게 또 다른 숙제를 제시하고 있다.
양두용 경희대 국제대학 국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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