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벤처펀드 출자 재개
기보·신보 등 출자자 다양해져
출자금 관리 제도 일원화 시급
기보·신보 등 출자자 다양해져
출자금 관리 제도 일원화 시급
벤처투자 생태계가 다각화되고 있다. 은행권이 10년여 만에 벤처펀드에 출자를 재개하는가 하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관들도 출자를 진행하는 등 출자자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벤처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출자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출자금을 집행할 운용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는 분산돼 있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벤처투자를 통합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전문화된 벤처캐피탈(VC)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도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 펀드의 주요 출자자(LP) 목록에 그간 벤처투자 업계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출자자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성장사다리 스타트업펀드에 각각 25억원, 30억원을 출자했고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스타트업 윈윈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우리은행도 1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시중은행의 벤처 투자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규제 범위에서 벤처펀드 출자가 제외되면서 조만간 보험사들도 출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펀드 주요 출자자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은 비단 시중 금융사 뿐 아니다. 그간 투자 업무를 수행하지 않던 수출입은행 등 공공기관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벤처펀드 등에 출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신·기보는 보증 연계 투자가, 수출입은행은 해외투자 지원을 위한 간접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시중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의 벤처투자 비중이 커지고 정책 자금을 공급할 공공기관의 수가 증가하면서 이를 주관하는 정부 기관 사이의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VC에 적용되는 법 제도가 각 부처 별로 분산돼 있어 자료 제출 및 투자 절차 등이 다르다.
현재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VC는 크게 신기술금융사와 창업투자사로 구분된다. 신기술금융사는 창투사보다 더욱 폭 넓게 투자를 진행할 수 있으며 융자 업무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최근 여전법 개정을 통해 신기술금융사의 설립자본금을 창투사 설립 요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해 자금력이 부족한 창투사도 신기사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쉬워진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신기사, 창투사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조합 결성을 할 수 있도록 해 자신이 맞는 투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VC업계는 이같은 금융위의 방침에 대해 VC업계의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고, 부처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형수 VC협회 전무는 "창투사와 신기사 모두 기본적으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사모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한다"며 "금융위와 중기청이 서로 자신의 소관이라며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에 정작 정부 자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VC업계의 전문화는 요원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최근 출자자의 수도 늘어나는 등 벤처투자 업계의 새 판이 짜여지고 있다"며 "흩어진 정책과 각종 규제를 일원화해 VC업계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통합 컨트롤 타워 도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이 새롭게 투입되고 있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벤처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벤처투자로 정부 벤처투자 집행을 일원화했지만 성장사다리펀드 출범으로 사실상 정부의 방침도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한 신기술금융사 대표는 "정부의 정책 의지로 각 분야에서 자금공급이 늘어난 것처럼 각 부처들도 VC업계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dt.co.kr
하지만, 이처럼 벤처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출자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출자금을 집행할 운용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는 분산돼 있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벤처투자를 통합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전문화된 벤처캐피탈(VC)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도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 펀드의 주요 출자자(LP) 목록에 그간 벤처투자 업계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출자자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성장사다리 스타트업펀드에 각각 25억원, 30억원을 출자했고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스타트업 윈윈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우리은행도 1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시중은행의 벤처 투자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규제 범위에서 벤처펀드 출자가 제외되면서 조만간 보험사들도 출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펀드 주요 출자자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은 비단 시중 금융사 뿐 아니다. 그간 투자 업무를 수행하지 않던 수출입은행 등 공공기관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벤처펀드 등에 출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신·기보는 보증 연계 투자가, 수출입은행은 해외투자 지원을 위한 간접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시중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의 벤처투자 비중이 커지고 정책 자금을 공급할 공공기관의 수가 증가하면서 이를 주관하는 정부 기관 사이의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VC에 적용되는 법 제도가 각 부처 별로 분산돼 있어 자료 제출 및 투자 절차 등이 다르다.
현재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VC는 크게 신기술금융사와 창업투자사로 구분된다. 신기술금융사는 창투사보다 더욱 폭 넓게 투자를 진행할 수 있으며 융자 업무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최근 여전법 개정을 통해 신기술금융사의 설립자본금을 창투사 설립 요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해 자금력이 부족한 창투사도 신기사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쉬워진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신기사, 창투사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조합 결성을 할 수 있도록 해 자신이 맞는 투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VC업계는 이같은 금융위의 방침에 대해 VC업계의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고, 부처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형수 VC협회 전무는 "창투사와 신기사 모두 기본적으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사모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한다"며 "금융위와 중기청이 서로 자신의 소관이라며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에 정작 정부 자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VC업계의 전문화는 요원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최근 출자자의 수도 늘어나는 등 벤처투자 업계의 새 판이 짜여지고 있다"며 "흩어진 정책과 각종 규제를 일원화해 VC업계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통합 컨트롤 타워 도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이 새롭게 투입되고 있는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벤처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벤처투자로 정부 벤처투자 집행을 일원화했지만 성장사다리펀드 출범으로 사실상 정부의 방침도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한 신기술금융사 대표는 "정부의 정책 의지로 각 분야에서 자금공급이 늘어난 것처럼 각 부처들도 VC업계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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