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기관 '제값주기' 선행된다면 불공정관행 사라질 것"
외국계 대형 벤더사 가격횡포도 수익성악화 한몫 지적 내년초 조사결과… 대기업과 다른 특수성 감안 주장도
외국계 대형 벤더사 가격횡포도 수익성악화 한몫 지적 내년초 조사결과… 대기업과 다른 특수성 감안 주장도
국내 공공시장 주역이 된 중견IT서비스기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뽑아 들었다.조사 결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업체들은 대기업과 다른 특수성을 감안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7월 공정위는 농심NDS,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LIG시스템, 대보정보통신 등 중견 시스템통합(SI) 업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KCC정보통신은 중소기업에 편성돼 있어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 회사들에 일제히 조사 인력을 파견해 불공정 하도급행위 여부에 대한 직권 조사를 벌였고, 현장 조사 이후에도 업체들로부터 하도급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아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중견기업들은 공정위가 일부 솔루션업체들의 제보만 듣고 중견기업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가기 전에, 발주기관의 '제값주기'가 선행된다면 자연스럽게 불공정관행도 사라질 것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의 경우 캡티브마켓(계열사 수요)이 커 하도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중견기업은 발주자가 내린 공고 그대로 하도급에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견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잘못된 발주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외국계기업이 소프트웨어(SW)나 하드웨어(HW)를 납품할 때 중견기업의 경우 대규모가 아닌 만큼 협상력이 떨어지면서 이들이 가격을 10~20%정도 비싸게 불러 내실을 기하기 더욱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모 부처사업에서 프로젝트 진행 중 과업이 변경돼 손실이 발생했지만, 발주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으로 변경된 과업을 그대로 수용하도록 요구했다"면서 "SI 주사업자의 이러한 손실이 하도급 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W산업진흥법 개정 전과 동일하게 예산을 산정한 발주자들은 왜 대기업 참여제한 이후 공공프로젝트가 적자가 날까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외국계 대형 벤더사들의 가격 횡포도 심각해 공공 프로젝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 한 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우 HW·SW 사업예산 비중 30~40%인데 IBM, HP, 오라클 등 대형벤더사가 수급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과거 대형 IT서비스기업의 경우 그룹사 물량을 바탕으로 가격 협상이 가능했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구매협상력이 약해 가격조율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또 발주자들은 이러한 이슈로 악화된 프로젝트 수익성이 역량이 낮은 개발자를 수급하는 등으로 귀결되는 것에 대해 염려하고 있어, 발주관행을 바로잡지 않은 기업규제는 악순환만 반복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견기업들에게 시장이 열린 만큼 공정위 조사 등 책임과 의무도 함께 따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일수록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에 민감한데 캡티브마켓을 이유로 횡포를 부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외국계기업의 경우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발휘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보이나 이를 이유로 기업 규모에 따라 공정거래법을 달리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7월 공정위는 농심NDS,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LIG시스템, 대보정보통신 등 중견 시스템통합(SI) 업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KCC정보통신은 중소기업에 편성돼 있어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 회사들에 일제히 조사 인력을 파견해 불공정 하도급행위 여부에 대한 직권 조사를 벌였고, 현장 조사 이후에도 업체들로부터 하도급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아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중견기업들은 공정위가 일부 솔루션업체들의 제보만 듣고 중견기업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가기 전에, 발주기관의 '제값주기'가 선행된다면 자연스럽게 불공정관행도 사라질 것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의 경우 캡티브마켓(계열사 수요)이 커 하도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중견기업은 발주자가 내린 공고 그대로 하도급에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견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잘못된 발주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외국계기업이 소프트웨어(SW)나 하드웨어(HW)를 납품할 때 중견기업의 경우 대규모가 아닌 만큼 협상력이 떨어지면서 이들이 가격을 10~20%정도 비싸게 불러 내실을 기하기 더욱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모 부처사업에서 프로젝트 진행 중 과업이 변경돼 손실이 발생했지만, 발주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으로 변경된 과업을 그대로 수용하도록 요구했다"면서 "SI 주사업자의 이러한 손실이 하도급 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W산업진흥법 개정 전과 동일하게 예산을 산정한 발주자들은 왜 대기업 참여제한 이후 공공프로젝트가 적자가 날까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외국계 대형 벤더사들의 가격 횡포도 심각해 공공 프로젝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 한 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우 HW·SW 사업예산 비중 30~40%인데 IBM, HP, 오라클 등 대형벤더사가 수급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과거 대형 IT서비스기업의 경우 그룹사 물량을 바탕으로 가격 협상이 가능했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구매협상력이 약해 가격조율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또 발주자들은 이러한 이슈로 악화된 프로젝트 수익성이 역량이 낮은 개발자를 수급하는 등으로 귀결되는 것에 대해 염려하고 있어, 발주관행을 바로잡지 않은 기업규제는 악순환만 반복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견기업들에게 시장이 열린 만큼 공정위 조사 등 책임과 의무도 함께 따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일수록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에 민감한데 캡티브마켓을 이유로 횡포를 부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외국계기업의 경우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발휘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보이나 이를 이유로 기업 규모에 따라 공정거래법을 달리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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