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3.0] 헬스케어 전문 IT인력 키우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0502102251607001[1].jpg "[메디컬 3.0] 헬스케어 전문 IT인력 키우려면")
필자가 일하는 의료계에 몇 년 전부터 전공의 지원자 중에 소위 업무가 힘든 과를 선택하기를 기피해서 앞으로 심장수술이나 분만 등을 담당할 의사가 부족해 외국에서 의사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스런 얘기가 돌았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 보험 체계가 근본적으로는 원가를 보존하지 못하는 저수가 구조로 유지되고 있어, 고난이도의 힘든 업무를 하는 의료행위를 적절하게 보상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정부도 인식하고, 수 년 전부터 이런 전공을 지원하는 전공의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더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웃지 못할 현상이 헬스케어 IT 분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헬스케어 IT분야는 지난 몇 년간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향후 가장 주목받는 신사업분야로 떠오르면서 마치 이 분야에 종사하는 개발자나 기술 인력의 미래도 장밋빛으로 빛날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주목받는 분야에 인력이 모자라서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다른 IT 분야의 기술인력에 비해 헬스케어 IT 분야의 전문인력은 처우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또한 국내 사업의 주소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의 개발보다는 병원을 중심으로한 운영 시스템 프로젝트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안정적이지도 못하다.
무엇보다도 결국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의료기관 혹은 사업자가 적정한 가격을 지불할 여력이 있어야 산업생태계가 선순환 할 터인데, 의료기관은 IT 환경 구축의 지속적인 투자에 관심을 두기에는 살림이 빠듯하고, 유헬스를 비롯한 새로운 산업은 아직은 사업 모델이 확실치 않은데다가, 국내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없거나 혹은 투자를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또한 기술적인 진보가 법제도보다 앞서 나가는 상황이라, 많은 경우에서 R&D 결과물이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마는 사례도 많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실제 구현할 기술 인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설사 다른 분야에서 인력을 충원하더라도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다반사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헬스케어 IT의 시작점에 이 분야에 뛰어들어 묵묵히 헌신한 많은 실력 있는 기술 인력의 다음 세대를 키우는데 소홀히 하는 사이, 지금은 패기있고, 비전을 가진 젊은 기술인력을 만나는 것이 예전보다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는 것을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여러 IT 기술이나, 혹은 융합기술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관심이 헬스케어 IT에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점은 헬스케어 IT 산업 육성책의 대부분이 추상적인 인력 양성 계획, 사업화 가능성 위주의 R&D 사업 투자, 트렌드에 민감한 융합 IT 사업 추진 등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좋은 인력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면서, 젊은 기술인력을 헬스케어로 끌어들이려면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육성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강소 IT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산업기능요원 확대 방안, 기술 인력의 창업 지원 제도를 통한 실질적인 인큐베이팅 시스템, 연구과제 응모자격 현실화를 통한 중소 벤처 기업의 원천 기술 확보 지원 등 실질적으로 기술인력에게 어필할 수 있고,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원 육성책을 고민해서 더 늦기 전에 다음 십년, 이십년을 담당할 수 있는 헬스케어 IT 전문 인력의 활발한 육성이 필요할 때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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