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 업계 제2도약 위한 강도높은 주문
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 워크숍
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 워크숍
"혁신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불과 몇 년 후 상당수 보안업체들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보안생태계의 3대 주체인 보안업체, 구매기업, 정책 당국이 모두 변화해야만 정체상태에 빠진 보안 업계가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는 지난 19일 제주에서 연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주요 기업의 보안 실무진 및 전문 보안업계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보안 기술 트렌드와 주요 이슈가 다뤄졌다.
행사에서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사진)는 '보안기업과의 상생'이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토종 보안소프트웨어를 살리자는 어설픈 애국심을 호소하며 수준 낮은 제품을 들이밀던 보안업계 행태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보안업계에 15년간 몸 담아온 원로급 인사이기에 그의 자아 비판은 보다 의미가 있다. 그는 "그동안 보안전문업체들은 수준 높은 기술력으로 경쟁한 것이 아니라 외산 제품보다 떨어지는 기술을 싼 가격으로 밀어 넣고, 고객사에 커스터마이징을 해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왔다"면서 "보안 제품은 업그레이드와 패치가 생명이기에 커스터마이징을 해 주면 오히려 해당 기업의 보안성을 저해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보안업체들은 마치 커스터마이징이 고객사에 대단한 기술 제공을 하는 것처럼 포장했다"고 꼬집었다.
정부 정책 역시 자국의 보안 소프트웨어를 육성한다는 명목 아래 지나친 보호정책 위주로 일관하면서 보안업계 자생력을 잃게 만들었고, 보안제품을 구매하는 기업은 저가 경쟁만 유도하면서 해당 제품의 기술 로드맵이나 보안성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도입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보안시장의 영세함은 결국 전문업체와 고객사, 정부 세 주체가 모두 변화해야 개선할 수 있다"면서 "업계는 기술력 혁신에 최우선적으로 매진해야 하고 정부는 보다 합리적이고 제값 구매를 하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하며 기업고객은 가격 중심의 구매보다 기술, 제품 철학, 로드맵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구매를 하는 것이 업계 기술 발전을 돕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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