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공급가 3~4배 주장에 제조사 “이통사 지원금 때문” 반박
미래부 국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후 국내 소비자의 스마트폰 구매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이통사들이 출고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냐, 아니냐를 둘러싼 논란 또한 확산하고 있다.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는 휴대전화 제조사들과 이동통신 3사가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를 지나치게 올려 소비자 피해를 야기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제조사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맞섰다.
◇스마트폰 출고가 논란의 쟁점= 이번 논란은 크게 두 가지 쟁점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실제 국내 출고가가 해외보다 더 높은가의 문제다. 삼성전자 측은 출고가 자체는 국가별로 큰 차이가 없고, 이통사의 보조금이 실제 소비자 구매가격를 결정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특히 최신 제품인 갤럭시 노트4를 예로 들어, 국내 출시제품은 첨단 통신망인 광대역 LTE-A를 지원하고, DMB 등 추가로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있고, 세금 등을 고려하면 미국 등 해외와 가격 차가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실제 구입가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이통사가 제품에 지급하는 지원금과 관련 규제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또 다른 쟁점은 휴대전화 출고가를 책정할 때부터 제조사와 이통사가 이미 보조금과 장려금을 포함시켰는가 여부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가 결탁해 단말기 출고가를 부풀린 정황을 엿볼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문건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유'를 출시하던 당시 공장 출하가격 21만9200원에 불과했던 휴대전화에 대리점 마진 5만원, 장려금과 보조금을 붙여 출고가를 91만3300원으로 책정하자고 LG유플러스에 제안했다는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LG유플러스 측은 같은 제품에 대해 18만7600원에 대리점 마진 5만원을 붙이고 장려금, 보조금을 얹어 89만 1900원으로 제시했다고 우 의원은 설명했다. 즉 삼성전자와 이통사는 25만9200원짜리 제품을 91만3500원으로 출시, 65만4300원의 거품을 얹었다는 지적이다. 우 의원이 국감장에서 내놓은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012년 전원회의 의결서 중 일부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출고가는 이통사가 대리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가격을 뜻하고, 공급가는 제조사가 이통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가격"이라며 "제조사가 출고가에 장려금을 선반영했다는 것은 무리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단통법에 소비자 부담 가중, 해법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이 같은 논란을 진화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스마트폰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가운데, 이 달 단통법으로 보조금이 줄어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참여연대는 제조사와 이통사를 대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 위반(상습사기)'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에 고발했다.
고질적 담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단말기와 이동통신 서비스를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실시하는 해답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통신요금과 출고가 인하에 대한 정부, 소비자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단통법 시행으로 이통사 보조금이 줄자 휴대전화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중국을 위시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제조사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제조사들은 내세우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신기술 개발과 해외 가격과 균형 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