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계 성장 위해선 배러티 성능 개선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확대가 필수적
타 산업들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생태계 만들어야
타 산업들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생태계 만들어야
![[시론] 스마트시계, `포스트 스마트폰` 대안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1402102351607001[1].jpg "[시론] 스마트시계, `포스트 스마트폰` 대안인가")
"기계식 시계의 발명이 인류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고 궁극적으로 산업혁명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경제사학자인 카를로치폴라(Carlo Cipolla)가 그의 저서인 '시계와 문명'에서 역설한 내용이다. 톱니바퀴의 회전속도를 고르게 하는 탈진기(脫進機)를 사용한 기계식 시계가 등장하면서 균등화된 시간의 측정이 가능해졌고 이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표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과학기술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계식 시계의 등장으로 도심에 있는 성당이나 시청사 등에 설치된 대형 시계가 종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모습은 중세 유럽도시의 전형적인 풍경이 되었다.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시계는 1911년 루이까르띠에(Louis Cartier)가 비행사였던 친구가 비행중에도편하게 시간을 볼 수 있도록 손목에 찰 수 있게 만든 게 시초였다. 정밀한 스프링과 톱니바퀴, 그리고 태엽과 같은 다양한 정밀기계기술들의 융합의 결과로 시계의 소형화가 가능해져 '웨어러블' 시계인 손목시계가 탄생할 수 있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손목시계도 점점 스마트화해졌다. 1972년 해밀톤펄사(Hamilton Pulsar)가 버튼을 누르면 LED 디스플레이에 빨간색 숫자로 시간을 표시하는 최초의 전자식 시계를 출시하였다. 당시 개봉된 007 시리즈인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서 제임스 본드가 착용하면서 펄사의 디지털시계는 큰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최근에는 '스마트시계'라는 이름으로 손목에 착용하는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애플이 아이폰6와 함께 '애플워치'라는 스마트시계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신규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애플이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의 대안으로 스마트시계를 선정한 셈이다. 애플의 스마트시계 출시로 이미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시계 시장에 진입한 소니(스마트워치), 삼성전자(갤럭시기어), LG전자(G워치) 그리고 모토롤라(모토360) 등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스마트시계는 단순히 스마트폰의 보조단말기로 메시지나 전화 등의 알림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GPS를 탑재하여 움직이는 동선을 기록해 주는 라이프로그나 만보기 기능, 그리고 심장측정센서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는 이미 스마트시계에 구현된 기능들이다. 전통적인 시계브랜드인 스위스의 '스와치'와 '테그호이어'도 최근 스마트시계 시장진입을 선언했다. 하였고, 메르세데스벤츠와 닛산은 자동차의 스마트키 기능, 연료소모 및 주차위치확인, 운전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시계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자동차, 홈네트워크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 리모콘'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앞으로 시계를 분해하여 태엽시계의 속살을 들여다 보던 아날로그적 느낌과 감성은 영영 추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스마트시계가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성능개선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IT 산업은 물론이고 의료산업, 자동차 산업, 가전산업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업종들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만들어 내야만 '포스트 스마트폰'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100여년전 다양한 정밀기계 기술들간의 물리적 융합으로 웨어러블시계(손목시계)가 탄생했듯이 다양한 산업들간의 서비스 융합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해야 스마트시계는 '웨어러블' 컴퓨터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호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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