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IT 매출 증가율 0.5% ‘사상 최저’... 수익도 3년 연속 하락
지난해 국내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와 전기전자(IT) 등 제조업체와 대기업은 0%대 매출증가율을 보여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49만2288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2.1%이라고 16일 밝혔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연간 15.3%였던 매출 증가율은 2011년 12.2%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5.1%로 반토막이 났다.
자동차·전기전자(IT) 등 효자산업인 제조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0.5%로 196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매출증가율이 0%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0.7%) 때가 유일했다.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0.3%로 전년(5.0%)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5.3%에서 5.6%로 소폭 상승했다.
윤재훈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수출 대기업 위주로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수출 물량은 늘었으나 원화 강세와 세계경기 부진으로 수출 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이 멈추는 동시에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매출 세전순이익률은 2.9%다. 제품을 1만원어치 팔아 290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세전순이익률은 2010년 4.9%에서 2011년 3.7%, 2012년 3.4% 순으로 3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1%로 2012년과 같았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부채를 줄여 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2년 147.6%에서 지난해 141.0%로, 차입금의존도는 31.9%에서 31.5%로 하락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이 내부자금을 이용해 투자를 하는 경우가 증가함에 따라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이 경기 악화에 대응하고 위해 확장적인 경영 대신 안정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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