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종량제서 선회… 자사 이통가입자 3명 결합땐 ‘공짜’
KT가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전국망 상용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KT가 예상보다 빠른 상용화에 나서면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곧 전국 기가인터넷 서비스에 나설 태세다.
특히 이번에 KT는 기가인터넷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와, 업계로부터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기가인터넷서비스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유선 서비스 수익성을 개선하고,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종량제 요금체계를 도입하는 문제를 논의해왔다.
그러나 KT가 제일 먼저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경쟁사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서 앞서가는 KT가 기가인터넷에도 무제한 월정액 요금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업자들도 이 요금제로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KT(대표 황창규)는 20일 1Gbps 속도의 '올레 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KT는 또 새로운 기가인터넷 요금제도 선보였다.
회사는 자사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48.3%를 대상으로 기가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커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사 대비 3~12.5배 넓은 수준이어서 조기 상용화가 가능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는 노후 아파트 등 광랜 설비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기존 구리선을 기반으로 속도를 300Mbps로 올린 '올레기가와이어'를 제공한다.
지난 2006년 100Mbps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후 8년 만에 10배 빠른 1Gbps 기가인터넷 서비스에 나서게 됐다. 1Gbps는 4GB 용량의 풀HD 영화 또는 음악 1000곡을 33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기가 와이파이와 UHD IPTV 서비스도 가능해졌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KT 기가인터넷 전국 상용화에 따라 시범서비스 중이던 경쟁사들도 전국 상용화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빠르면 이달, LG유플러스도 연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그러나 KT가 선보인 기가인터넷 상품구성과 요금제에 속이 편치 않은 모습이다.
KT는 기가인터넷 상품을 500Mbps와 1Gbps 속도로 구분하고, 3년 약정 요금을 각각 3만원과 3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기존 올레TV 초고속인터넷 상품에 비해 각각 5000원, 1만원 높은 수준이다. 하루 사용량이 100GB를 넘으면 당일에 한해 속도를 100Mbps로 제한해 트래픽 폭증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를 뒀지만, 기본적으로 트래픽 사용에 따른 추가 요금이 없는 무제한 요금제다.
KT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래창조과학부와 트래픽 폭증에 따른 추가 요금부과 등 상한선(캡) 요금제 도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선의 강점을 무선 이동통신 서비스로까지 어어가기 위해 기가인터넷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경쟁사들은 전국망 구축 등 유선 인터넷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KT가 무선 시장 경쟁을 염두에 둔 파격 요금제를 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KT가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 3명 이상을 결합하면 기가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기 때문이다.
경쟁사 관계자는 "KT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가인터넷을 통해 유선 지배력을 무선으로 옮기려 하는 전략에만 초점을 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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