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본사서 입점조건 까다롭게 제시… 경쟁사가 입점방해 하려고 건물 미리 사들이기도
국내 아이폰6와 6플러스의 출시가 임박하며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단통법으로 냉각된 통신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최소 투자로 일관하는 애플의 행적을 볼 때, 이같은 '애플앓이'는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26일 애플이 중국 시장에 애플 스토어를 확대 입점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앞서 팀쿡 애플 CEO는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2년 간 애플 스토어를 추가로 25개 개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는 이미 15곳의 애플 스토어가 개설됐다.
애플이 한국에 진출한 지 5년이 넘었지만 국내 애플 스토어는 한 곳도 없다. 프리스비나 이마트 애플숍, 에이숍 등 APR(애플 프리미엄 리셀러)가 애플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물론 리셀러를 통해서도 애플 제품을 미리 체험하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스토어에서는 이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의 공식 대리점인 애플스토어는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라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간의 개념이다.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방문객을 대상으로 애플 기기 활용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지니어스바'를 통해 고장난 제품에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한다. 애플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현재 미국 시장에만 250여개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약 420개의 애플 스토어가 들어섰다. 심지어 짐바브웨에도 애플스토어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본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가 애플 스토어의 개설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애플 스토어를 개설하려면 유동인구가 서울 명동, 강남 정도 되는 번화가여야 하며 동시에 건물 임대료는 저렴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따지다 보니 애플코리아에서는 마땅한 부지를 찾기 어렵다. 그나마 찾아낸 곳도 경쟁사가 입점을 방해하기 위해 건물을 미리 사들이는 등 물밑 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애플이 한국에 야박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애플스토어 만이 아니다. 애플은 앱스토어와 음악, TV, 영화, 책, 아이튠스 매치, 아이튠스 라디오, 분실기기 위치추적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앱스토어만 지원한다.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며 설명하지만 한국 이용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일각에선 언어 장벽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나 한국과 같이 모국어 사용자가 많은 일본에선 음악, 영화, 책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2분기까지 5%를 밑돌았으나 맥, 아이패드 등 판매량이 여전히 높아 2조원 대 매출을 유지한다. 이번 아이폰6와 6플러스 출시로 국내 매출은 3조원대로 오를 전망이다. 애플의 소비자 1인당 매출로는 전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한국이다. 한국을 대하는 태도는 언제까지 냉기가 감돌까? 소비자들의 짝사랑이 언제쯤 사랑으로 보답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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